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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하고 싶다면 꼭 하면 좋은 일

마음에 평온이 스며드는 마법

by 달보


현대 사회는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무엇을 좋아하는지 모르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주변을 살펴보면 많은 이들이 퇴근 후 영어 공부를 하거나 운동, 독서 모임 같은 활동으로 여가 시간을 채우고 있다. 하지만 그런 것들을 하고 싶어서 하는 것이라기보다는, 무엇을 해야 할지 몰라 남들을 따라하다 보니 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더 큰 문제는 본보기가 된 사람들조차도 또 다른 누군가를 따라 살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처음에는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기 때문에 다른 사람을 따라 하는 것도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그것이 반복되어 습관으로 자리 잡게 된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현대인들은 대체로 마음의 여유가 부족하다. 특히 대한민국에서는 뭘 해도 뒤처지는 것 같은 불안감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다. 스스로를 돌아볼 시간도 내기 어려운 상황에서, 남들만큼이라도 해야 한다는 압박감 속에 살아가고 있는 사람이 대다수다.


남들과 비슷하게 살아가는 것이 결코 나쁜 삶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그것이 스스로 선택한 방식인지 아닌지에 있다. 만약 본인이 의도적으로 그런 삶을 선택한 것이라면, 대중적인 틀 안에서 무난하게 살아가는 것도 하나의 방식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어쩌다 보니 남들을 따라 살게 되었고 그 세월을 후회하기 시작한다면, 그 충격은 결코 작지 않을 것이다.




좋아하는 일을 찾는 것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이는 운 좋은 극소수만이 처음부터 경험할 수 있는 일이다. 개인의 노력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며, 주변 환경과 약간의 행운까지 따라줘야 비로소 될까말까한 일이다. 나 역시 글쓰기를 만나기까지 30년하고도 조금 더 넘는 시간이 필요했다. 가끔 더 어릴 때 글쓰기를 발견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지금이라도 발견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하게 여긴다.


좋아하는 일을 찾는 게 중요한 이유는, 그것이 삶의 중심을 잡아주기 때문이다. 삶의 중심을 잡아주는 또 다른 계기는 가족을 통해 생기기도 한다. 다만, 가족에 대한 책임감에서 비롯된 안정감과 좋아하는 일을 통해 얻는 삶의 만족감은 또 다른 형태다. 진정으로 좋아하는 일을 발견하면 사는 것이 훨씬 즐거워진다. 매일이 기대되며, 시간에 쫓기기보다는 시간을 직접 채워가는 느낌이 든다. '심심하다'라는 말을 할 일이 없어지고, 나쁜 습관 역시 자연스럽게 사라지는 경우가 많다.


좋아하는 일을 찾기 위해서는 현재 자신의 위치를 이해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지금 내가 어디에 있는지 알아야 나아갈 방향을 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좋아하는 일을 찾는 데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 있다. 그러니 우선 시간을 낼 수 있는지, 만약 없다면 왜 시간이 없는지, 시간을 갉아먹는 요인이 무엇인지부터 점검해야 한다. 시간을 만들어내지 못한다면 좋아하는 일을 찾는 것은 물론, 일상에 긍정적인 변화를 불러오는 그 무엇도 할 수 없을 것이다. 나 같은 경우엔 연봉 7천의 직장을 포기함으로써 비로소 개인적인 시간을 확보할 수 있었고, 그 과정에서 글쓰기라는 발견할 수 있었다. 돈을 포기하지 않았다면 대체 언제 글을 쓸 수 있었을지 가늠조차 되지 않는다.




시간을 확보한 후에는 이전에 해본 적 없는 활동을 시도해보는 것이 좋다. 새로운 경험이야말로 나를 발견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개인적으로는 혼자 할 수 있는 활동을 추천하지만, 성향에 따라 여러 사람과 어울리는 활동이 더 적합할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익숙하지 않은 일에 도전하는 것이다. 기존의 방식을 반복한다고 해서 큰 변화가 생기긴 어렵다. 만약 이전에 하던 것들이 변화를 가져올 만한 힘이 있었다면, 그 효과는 이미 나타났을 것이다.


좋아하는 일을 찾으려면 최대한 다양한 경험을 해야 한다. 그래야 진정으로 관심이 가는 것이 무엇인지 발견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사실 좋아하는 일을 모른다는 것은 단지 '의식적인 생각'에 불과하다. 무언가를 시도하다 보면 결국 좋아하는 일을 찾게 되는 이유는 '무의식적인 나'는 이미 그 답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생각의 힘은 우리가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강력하다. 그 힘에 억눌려 살아온 시간이 길수록 몸을 직접 움직이며 적극적으로 탐구하지 않으면, 좋아하는 일을 발견하긴 어렵다.


행복한 삶을 사는 데에는 좋아하는 일을 찾는 것이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좋아하는 일들로 일상의 여백을 채우다 보면 그간 나를 괴롭히던 삶의 문제들이 생각보다 그렇게 중요하지 않음을 깨닫게 된다. 좋아하는 일이 생기면 내일이 기대되고, 내일이 기대되는 만큼 매일 밤 달콤한 잠을 청할 수 있다. 그리고 운이 따른다면 그 좋아하는 일로 생계를 이어가는 꿈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나만의 과업을 찾는 것은 달고 짠 맛에 길들여진 혀를 아메리카노의 쓴 맛으로 되돌리는 과정과도 같다. 어렵고 힘든 여정이겠지만, 좋아하는 일을 찾는 노력만큼은 포기하지 않는 것이 좋다. 기어코 좋아하는 일을 찾게 된다면 잔잔한 파도 위로 살랑이는 바람이 부는 고요한 바다처럼, 마음 깊은 곳에서 평온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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