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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달보 Jun 21. 2024

글생사 새옹지마

ep 6. 꿈속을 사는 기분


이상하게도 짜증이 나기 시작했습니다. 곱씹어 볼수록 어이가 없는 출판사 측의 통보를 받고 나서부터 말입니다. 다만 그게 꼭 나쁜 것만은 아니었습니다. 결과적으로 그 짜증은 저로 하여금 새로운 글을 쓰게 만들었으니까요. 의도한 건 아니었으나 전에 썼던 글들은 대부분 제 생각에 관한 생각을 풀어서 쓴 것이었습니다. 반면에 개인적인 이야기는 거의 쓴 적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출간계약이 엎어지면서 뭐라 콕 집어 말할 수 없는 복잡 미묘한 감정이 들면서부터는, 희한하게도 개인적인 경험담을 써야겠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쓰게 된 브런치북이 바로 <돈을 포기하고 인생을 구하기로 했다>였습니다. 실제 연봉 7천의 직장을 다니고 있던 제가, 돈을 포기하고 새로운 곳으로 이직하면서 새벽기상을 시작했다가 글쓰기를 발견하게 된 이야기를 담은 브런치북이었습니다. 회사원이었다가, 목수도 했다가, 생산직 교대 근무도 했다가, 결국 작가를 꿈꾸게 된 일화가 흔하진 않을 것 같았기에 반응이 아주 없진 않을 거라 생각했었습니다. 때마침 '제11회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의 공지도 떴길래, 이참에 다 쓰고 나면 브런치북 공모전에도 응모하면 좋겠다 싶었습니다.


제11회 브런치북 공모전의 응모기간은 2023년 8월 21일부터 10월 22일까지였습니다. 그런데 7월부터 쓰기 시작한 브런치북 <돈을 포기하고 인생을 구하기로 했다>는 9월이 되기도 전에 다 쓰고서는, 곧바로 브런치북으로 발행함과 동시에 공모전에 응모도 했습니다. 이제 좀 쉬려나 싶었는데 글쓰기를 멈추는 게 힘들었습니다. 글이 글을 부른다고, 브런치북 한 편을 완성하는 동안 중간중간 파생된 내용이 몇 개 있었습니다. 그걸 토대로 새로운 브런치북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어차피 브런치북 수상은 못할 수도 있었으니 고작 한 편 다 썼다고 멈추는 건 아니라고 봤습니다.


그 시기엔 열정이 남달랐습니다. 하루도 빼먹지 않고 꼭두새벽부터 잘만 다니던 수영조차 끊을 정도로 오로지 글쓰기 하나에만 매달렸습니다. 사실 그땐 글쓰기가 얼마나 제 삶에 깊이 들어온 건지 체감하진 못했었습니다. 단지 알 수 없는 오기가 생기는 바람에 이렇게 됐겠거니 했습니다.


이제 와서 다시 떠올려 보면 참 행복한 순간들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새벽 일찍 일어나서 글쓰기로 하루를 시작하고, 회사로 출근해서도 짬짬이 글을 쓰고, 퇴근해서도 글을 쓰다 하루를 마감하는 삶. 온종일 글쓰기만 생각하면서 글쓰기로 하루의 대부분을 채우는 일상은 그야말로 꿈속을 사는 것이나 다름이 없었습니다.


아마 나중에 작가로서의 입지를 다지게 되더라도 하루종일 글쓰기나 하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그렇게 생각하니 회사 다니는 것만 빼면 이미 작가의 삶을 살아가고 있는 거나 다름이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고되고 힘든 글쓰기를 매일 빠짐없이 할 수 있었던 걸지도 모르겠어요.


그런데 며칠 후, 브런치북 랭킹에 익숙한 제목의 브런치북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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