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뿐이다
겉으로 보기엔 진짜 건강해 보인다. 까무잡잡한 피부에 썬텐한 듯한 피부 깡마르지도 푹 퍼지지 않은 몸. 나를 모르는 사람들은 그렇게 나를 본다. 실상은 그렇지 못한데 말이다. 이미 벌써 수술대에 두 번 올랐었다. 스트레스가 가장 몸에 안 좋다고 했다.
12년 결혼생활하며 두 아이를 키우며 나는 자주 아팠다. 나를 챙기지 못했고, 두 번째 수술날짜를 잡아두고는 독하게 운동을 했다. 한 달 정도를 잘 먹지도 못하고 수액 맞으며 겨우겨우 버티며 아이들을 챙기고 집안일을 했다. 그때 이대론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하루에 5분씩 빼먹지 않고 운동을 하기 시작했다. 몇 달이 쌓이니 조금 나아졌다.
그 체력으로 단지 내 돈만 내고 있던 헬스장에 나가기 시작했다. 하루에 꼬박 두 시간씩 내 체력에 맞춰서 운동을 했다. 특별한 일이 없으면 매일매일 두 시간씩, 힘들면 좀 쉬면서 무리되지 않도록 했다. 그렇게 매일 같은 시간에 헬스장을 가다 보니 항상 오는 분들이 있었고, 1월이 되면 헬스장이 가장 분비는 시즌이라는 걸 알았다.
누구나 새해 소망은 근육질 몸과 다이어트이니까 말이다. 그렇지만 몇 주가 지나면 또다시 원래 멤버만이 운동을 하러 왔다. 그렇게 꾸준히 죽어라 운동을 하다 보니 몸이 건강해졌다. 어지러웠던 것도 괜찮아지고 당기던 다리 아팠던 허리도 말짱해졌다.
그렇게 체력을 만들어 두고 큰 수술을 했다. 수술 후 한두 달은 그 체력으로 버텼다. 큰 수술이었기에 바로 운동을 할 수도 없었고 꽤 오랜 시간 걷기 정도의 운동만 했다. 몇 개월은 남은 근육으로 버텨졌다. 새로운 곳으로 이사를 하고 이래저래 정신이 없는 하루하루 보냈다. 헬스장을 찾아서 등록을 하고 몇 달은 좀 열심히 다녔는데 전처럼 운동을 하는 게 쉽진 않았다.
헬스장이 집에서 멀다는 핑계로, 아이들 적응과 내가 적응하느라, 이런 저러한 핑계로 말이다. 그러다 보니 내 체력은 다시 바닥으로 가고 있었다. 다시 여기저기 몸이 불편하고 아팠다. 수술 후 몸관리를 더 잘해야 하는데 참 어려웠다.
대학원 방학인 지금 버텨왔던 체력과 정신도 바닥이 되었고 또 몸이 여기저기 아프기 시작했다. 내가 지금 해야 하는 건 운동이다. 매일매일 운동하자는 생각으로 방학 동안 열심히 운동을 나가고 있다. 그것만이 내가 살길이니 잘 알고 있으니, 나는 오늘도 헬스장에 다녀왔다.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건
꾸준히 운동하는 것뿐이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