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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못 말해도 괜찮아

좆밥이라고?

by 라이크수니

저녁밥 준비를 위해 쌀을 씻고 있었다.

여느 때와 같이 쌀독에서 흰쌀 3컵을 스텐양푼에 넣고 노란색 조를 조금 넣고 거품기 휘퍼로 씻으려 할 때였다. 큰딸이 나에게 다가와 물었다.



“엄마 오늘은 무슨 밥이에요?”



매년 철이 되면 완두콩과 호랑이콩을 사서 손질해 냉동실에 넣어두고, 콩, 검정쌀, 찹쌀, 조를 섞어서 다양한 밥을 해준다.


첫째는 완두콩이랑 호랑이콩 까기는 참 좋아하는데 콩 먹는 건 정말 싫어한다. 그래서 콩이 들어가는지 궁금했던 걸까? 내 옆에 찰싹 붙어서 물어보았다.



“음… 오늘… 은 말이지…“


잠시 딴생각을 하면서 쌀을 씻다가 딸의 질문에 바로 답이 나오지 못하고 버벅거리다 말했다.



“오늘은 노란색 조가 들어가는 밥이야~“


“응~ 오늘 좆밥이구나~아니 아니~~~“



조밥을 빨리 이야기하다 보면 뭔가 상스러운 발음이 돼버리는데 딸아이의 대답에 딸도 나도 거실에 있던 둘째도 다 같이 어의 없이 웃음이 터져버렸다.



”오늘 밥은 좆밥이구나..ㅋㅋㅋㅋ“



나도, 둘째도 웃겨서 몇 번을 반복했다.

어이없는 발음에 저녁 먹기 전 우린 또 신나게 웃었다.



우린 노란색조가 들어간 조밥을 저녁으로 맛있게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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