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 나의 신분: 백수[Episode]

어딘가에 소속되지 않다는 것

by Eric Kim


#1

서점에서 가끔 퇴사와 관련된 책을 보면 대부분 습관이 무섭다며 퇴사 이후에도 출근시간과 동일한 시간에 일어났다는 내용들로 시작하고 그러던데 나에게는 전혀 해당사항이 없었다.


퇴사 첫날, 11시가 넘어가는 시간에 기상을 하였다.

어떻게 2년 내내 하루도 지각 안 하고 그 이른 시간에 기상을 했는지 신기하다는 생각.


1달 내내 밀린 잠 다 자고, 일어나고 싶을 때 일어나다가 망가진 기상시간을 되돌리기 의하여 결국 자청하여 엄마 출근길 운전기사가 되었다는 후문


사서 고생하는 스타일




#2

하루는 보험 문제로 내 정보가 필요하다며 가입자 본인의 직업을 알려 달라는 전화를 받았다.


얼마 전 까지는 직장인이었고, 지금은 아무것도 안 하고 있는데..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는 현재 나의 신분.


'어.. 난 뭐지?' 뭐라고 대답해야 할지 생각이 안 나서 고민에 고민을 하다 머릿속에 떠오른 단어 '백수'

답을 찾았다는 기쁜 마음에 밝은 목소리로 "백수요!!"라고 외쳤다.

그리고 뒤따라 생각난 '취준생'이라는 단어..


이씨.. 그 순간만큼은 난 오늘 전국에서 가장 밝고 명량한 백수였다.




#3

사람이 사람을 만나서 시너지를 내고 돌아다녀야 에피소드도 생기고 생각도 많아지는데..

코로나로 인하여 한 달 내내 집에만 있다 보니 아무 생각도 나지 않고 사육당하는 기분이다.


슬슬 일이 너무 하고 싶은 게 정신력 싸움이 시작되려나 보다.


빨리 뭔가를 해야 쓰고 싶은 글들도 생길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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