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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것들에 대하여

by 아르칸테

집에 도착했을 때,딸은 울음을 멈췄다.

현관에서 신발을 벗었고,
누가 말하기 전에 방으로 들어갔다.

문은 조용히 닫혔다.

아버지가 방을 열었을 때,
딸은 이미 침대에 누워 있었다.
눈은 감겨 있었고, 호흡은 안정적이었다.
마치 도착이 목적이었고,
그 목적이 충족되자
더 이상 유지할 이유가 없다는 듯.

아버지는 불을 끄고 문을 닫았다.

그날 밤
그는 노트를 꺼내지 않았다.

여행은 평범하게 끝났고,
집은 원래 자리로 돌아왔다.

그리고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다음 날이 시작되었다.

다음 날 아침,

딸은 평소와 같은 시간에 일어났다.
울음의 흔적은 남아 있지 않았다.
아침 식사는 조용히 끝났고,가방은 스스로 챙겼다.

어린이집에서도 그날은 평범하게 시작되었다.
아이들은 장난감을 나눠 가졌고,
교사는 출석을 불렀다.
딸은 이름이 불리자 짧게 고개를 들었다가
다시 제자리로 돌아왔다.

사건은 놀이 시간에 일어났다.
딸은 블록을 맞추고 있었고,
옆자리 아이가 그중 하나를 가져갔다.
설명도, 다툼도 없었다.
딸은 아이의 손목을 잡았고,힘의 방향을 정확히 조절했다.
아이의 몸이 바닥으로 기울어졌다.

울음이 터졌고,교사가 달려왔다.
딸은 그 자리에 그대로 서 있었다.
놀라지 않았고, 도망치지도 않았다.

“왜 그랬어?”
교사의 목소리는 낮았지만 단호했다.

딸은 잠시 주변을 훑었다.
울고 있는 아이,다가오는 어른,
멈춰 선 시선들. 그 모든 조건을
빠르게 정리한 뒤 말했다.

“미안해.”

말은 정확했다.어른들이 기대하는
순서와 높이에 맞춰져 있었다.
그러나 그 얼굴에는 당황도, 죄책도 없었다.
대신 결과를 계산하는 눈빛이 있었다.

혼이 났다. 말로, 규칙으로,
다음에 어떻게 해야 하는지까지.
딸은 고개를 끄덕였고,
“알겠어요”라고 말했다.

그 반응은 지나치게 적절했다.
교사는 더 말하지 않았다.
형식은 모두 충족되었기 때문이다.

아버지는 오후에 연락을 받았다.
설명은 짧았고, 문제는 정리된 상태였다.
“사과했고, 이해한 것 같아요.”

아버지는 고맙다고 말한 뒤
전화를 끊었다.
그날 저녁,딸은 평소처럼 집에 돌아왔다.
가방을 내려놓고,손을 씻고,식탁에 앉았다.

아버지는
묻지 않았다.
딸도 말하지 않았다.

식사가 끝났을 때,딸은 말했다.
“오늘 혼났어.”

아버지는 고개를 들었다.
“그래?”

“응.”
그 뒤에는 아무 말도 이어지지 않았다.

딸은 자기 방으로 들어갔고,
문은 닫혔다.
조금 뒤,불이 꺼졌다.

아버지는 그날 처음으로
아이의 눈빛을 떠올렸다.
사과를 할 때의 눈빛.
감정을 표현하기보다 상황을 통과하기 위한
가장 효율적인 선택처럼 보였던 그 시선.

그는 노트를 꺼냈다가 다시 덮었다.
아직은 적을 수 없다고 스스로에게 말했다.

그러나 침묵은 전날과는 달랐다.
조금 더 무거웠고,조금 더 오래 그를 붙잡고 있었다. 그리고

그러나 침묵은 전날과는 달랐다.
조금 더 무거웠고,조금 더 오래 그를 붙잡고 있었다.

새벽이었다.
집 안의 모든 소리가
정리된 시간.냉장고의 낮은 진동과 시계의 초침만이
서로를 확인하듯 겹쳐졌다.

아버지는 잠들지 못한 채
거실에 앉아 있었다.불은 켜지지 않았고,
창밖의 가로등이 바닥에 얇은 선을 만들고 있었다.

그때 작은 소리가 났다.

문이 열리는 소리는 아니었다.
발이 바닥을 누르는 소리도 아니었다.
그저 공기가 아주 조금 움직이는 느낌.

아버지는 몸을 일으키지 않았다.고개만 돌렸다.

딸이 거실에 서 있었다. 잠옷 차림이었다.
눈은 말끔했고, 졸린 기색은 없었다.

“왜 안 자?”
아버지가 물었다.

딸은 잠시 생각했다가 말했다.
“확인하려고.”

“뭘?”

딸은 거실을 한 번 둘러보았다.
닫힌 문들, 꺼진 불, 움직이지 않는 가구들.

“그냥.”

아버지는 더 묻지 않았다.
딸도 더 말하지 않았다.

딸은 테이블 위에 놓인 유리컵을 집었다.
안에는 물이 조금 남아 있었다.
컵을 기울였고, 물은 바닥에 흘렀다.

아버지는 그 장면을 가만히 보았다.

딸은 컵을 내려놓고 물 위에 손을 올렸다.
차갑다는 반응도,장난스러운 표정도 없었다.
그저 번지는 범위를 눈으로 쟀다.

“그러면 안 돼.”
아버지가 말했다.

딸은 고개를 들었다.
그 눈빛에는 놀람이 없었다. 걸렸다는 두려움도 없었다.

“알아.”

“그럼 왜 했어?”

딸은 잠시 멈췄다가 말했다.
“괜찮은지 보려고.”

“뭐가?”

“이 시간에도.”

아버지는 말을 잇지 못했다.
딸은 이미 대답이 끝났다는 듯
손을 털고 자기 방으로 돌아갔다.

문은 소리 없이 닫혔다.

아버지는 바닥의 물을 닦았다.
걸레를 짜고,다시 닦고,
마지막으로 마른 수건으로 훑었다.

모든 것이 원래대로 돌아갔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아버지는 알아차렸다.

딸은 규칙을 몰라서 어긴 것이 아니었다.
두려움이 없어서도 아니었다.

규칙이 어디까지 유지되는지를 확인하고 있었을 뿐이었다.
사람이 자는 동안에도,말이 없을 때에도,
세상이 그대로 작동하는지를.

아버지는 새벽이 끝날 때까지 자리에 앉아 있었다.
노트는 꺼내지 않았다.

그날 이후
그는 아이의 침묵을 이전과 같은 방식으로 받아들일 수 없게 되었다.

침묵은
이제 비어 있는 공간이 아니라,
조용히 움직이는 의지처럼 느껴지고 있었다.

아침이 왔다.
집 안이 서서히 깨어나는 시간.

부엌에서 짧은 숨소리가 났다. 아내의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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