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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직 Oct 20. 2023

사랑하는 당신에게

수줍은 연애편지


사랑하는 당신에게



우린, 왜 그때 그렇게 

늦게 만났을까요..?



슬프고 가슴 저린 영화를 보고 나면 마지막 엔딩자막이 다 올라가도

여운이 남아 일어설 수 없는 것처럼,


당신을 만났을 때 나는, 감동의 물결 

그 자체로 온 마음이 출렁거렸지요.


비가 하루 종일 거리를 적셔 공기마저 

축축해 숨을 쉬어도 

물을 마시는 것 같던 

우리의 만남이 있던 날.

은은한 조명아래 창밖으로 펼쳐져 있던 

비 오는 강변의 풍경을 잊을 수가 없어요.


내 눈조차 마주치지 못하던 당신..

조그만 마음의 선물이라며 넥타이를 

내밀었을 때 

여자에게 한 번도 받아보지 못한 

선물이라며 

두 눈을 반짝이던

또 놀란 입을 다물지 못하던 당신.


그날 온 대지를 적셨던 것은 

비와 눅눅한 공기가 아니라 

아마 당신을 사랑할 수밖에 없었던 

나의 간절한 마음이었었나 봐요.


처음 볼 때부터 당신이 좋았어요.

좀 성급할지 몰라도

내 인생의 시작과 끝은 당신이어야만 한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당신을 만나면서 주체할 수 없는 

기쁨을 느끼면서도 나는, 

이래선 안된다고, 

정말 안된다고 생각했어요.

당신에게 나를 맡겨 버리는 건

사랑이 아니라 고통을 주는 게 아닐까..라고요.


말할 수 없는 마음의 상처를 가지고 있던 나는 

당신을 향한 사랑이 깊어지면 깊어질수록 너무 두렵고 떨려서

자꾸 당신을 가져야겠다는 욕심에

아프도록 괴로웠어요.


죽고 싶었던 나를.. 

세상에서 살고 싶은 생각이 없던 나를..

숨겨오며 모른 척 잊어버리고 살았었는데..


당신을 만나고

당신을 그리워하는 동안 

나는 그만, 당신과 같이 너무 살고 싶어 졌어요.


당신이 내 참모습을 알까 봐 가슴 졸였지요.


하지만,

당신을 사랑했기에 숨기고 싶었다면

당신을 더 많이 사랑했기에 

숨기고 싶지 않았어요.


당신이 흘렸던 눈물에 마음이 아파

아무 말도 해 줄 것이 없었던 나..


왜 나를 선택했느냐고  자꾸 물었지요.

왜 나를 사랑했느냐고..


너일 수밖에 없도록 신께서 

운명 지어 놓으셨다는 말에

내 맘에 옹벽이 와르르 무너지듯 

무너진 그 자리에

이제 당신만을 위한 꽃 한 송이를 

심어 놓고 싶어요.

이슬 머금고 막 터질 것 같은 꽃봉오리들처럼 

하나씩, 하나씩..

당신만을 위해서 피어나고 싶네요.


당신의 영원한 첫사랑이자 마지막 사랑.

오늘, 당신을 만나 이토록 행복한 날에

마주 앉아 다정스럽게 손잡고 싶은 그대.


함께이지 않으면 아무런 의미가 없는 이 순간

사랑만 하고 살아도 모자란 이 세상을

당신을 향한 마음만으로 

가득 채워 두고 싶어요.


당신, 정말 사랑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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