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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allalawoman Oct 09. 2022

애틋하고, 찬란한 나의 모국어

한글이 있어 정말 다행입니다.

남의 나라에서 남의 말을 들으며 살아가는 제게 한국어는 영혼의 안식처입니다.

나는 누구이고, 나는 어디서 왔는지를 모국어로 잊지 않으며 살아갑니다.


사람이 고플 때 책을 만납니다.  

고운 한글로 가득한 책 속에서 나는 영혼의 자유로움을 느낍니다.

 글자  글자에 담긴 귀한 마음들을 놓쳐서 깨뜨릴까 조심스럽게 천천히 읽어갑니다.


남의 말을 잘하지 못함으로 나는 이곳에서 자유롭지 못합니다.

마음에 있는 말들을 쏟아내고 싶지만, 말의 깔때기 입구가 너무 좁아 쏟아내지 못한 말들이

흘러넘칩니다. 나의 말들이 흘러 버려지지 않도록 열심히 주어 담아 곱디고운 한글로 꾹꾹 눌러 담습니다.


'나라의 말이 중국과 달라 내 이를 딱하게 여겨 스물여덟 글자를 만드니 사람마다 하여금 쉽게 익혀 날마다 씀에 편하게 하고자 할 따름이다.'


딱하게 여긴 마음에서 시작된 말은 딱한 자에게 위로를 줍니다.

딱하게 여긴 연민의 마음이 제게도 닿았습니다.


새삼, 나의 언어가 있음가슴이 벅찹니다.

애틋하고 찬란한 언어가 있어 나는 오늘도 쓰라린 마음 한편을 쓰다듬어 주며 하루를 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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