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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allalawoman Oct 10. 2022

새로운 우주를 만났습니다.

내가 선택한 것 중 가장 잘한 선택

내 인생에서 가장 잘한 선택은 '엄마'가 된 것입니다. 그 선택은 단순히 다른 정체성을 선택한 차원의 것이 아닙니다. 새로운 세상을 열고 들어가는 것과 같습니다. 많은 사람들은 생애의 주기에 맞춰 결혼을 하고 출산을 하며 늙어가는 삶을 살아갑니다.

결혼과 출산과 같이 생애주기 안에 이뤄지는 변화는 사건과 같은 일입니다. 이 한 번의 선택으로 인해 인생이 예측할 수 없는 길로 들어서게 되지요. 따라서, 우리는 그 선택 앞에서 불확실성에 대한 두려움을 피할 수 없습니다.


엄마가 되는 일 역시 그러했습니다. 아기를 낳는 것이 어떤 일인지, 그 이후의 내 삶이 어떤 장르로 변하게 될지 알 수 없었습니다.


아이가 뱃속에 있을 때, 내 작은 몸 안에 두 개의 심장이 뛰는 것은 정말 신비로운 경험이었습니다. 또 하나의 우주를 품은 기분이었지요. 뱃속의 아이가 세상에 나왔을 때, 말할 수 없는 두려움과 생경함 그리고 감동에 휩싸였었습니다.


세상에 태어난 아기는 한 우주를 이루는 인간으로 눈앞에 존재하고 있었습니다. 아이에게 건강하고, 행복하게 자랄 수 있게 내가 잘 지켜주겠다는 맹세 했습니다. 그때, 내가 살아온 세상 또한 나의 부모님의 이러한 맹세로 시작된 삶이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말할 수 없는 벅찬 감동과 감사함에 눈물이 쏟아졌습니다.

아이가 처음 유치원에 등교하던 날, 처음 친구 집에 놀러 가던 날... 이 모든 아주 평범한 일상이 매 순간 도전이었습니다.

아이가 다치지는 않을까? 어떤 경험을 하게 될까? 어떤 감정을 느끼게 될까? 궁금하고, 초조하고, 걱정스러운 시간들 앞에서 모든 순간 선택하며 살고 있는 삶 앞에서 용기를 내지 않으면 안 되었습니다. 아이의 세상을 더 활짝 열어주기 위해서는 나의 작은 세상을 깨야 했기 때문입니다.


아이가 자라면서, 아이와 함께 겪는 많은 경험들은 나의 세상을 깨어줍니다. 아이로 인해 세상을 이해하게 되고, 아이로 인해 위로를 받고 용기를 얻습니다.

아직, 편견과 고집이 덜 한 아이의 시선으로 스스로를 비추어 보면서 많은 반성을 합니다.


엄마가 된다는 것은 보호자가 되는 아주 단순한 경험이 아닙니다. 아이와 함께 새로운 세상을 열고 들어가는 모험을 시작하는 일입니다. 아이로 인해 인생이 변화되는 것을 매일 느끼며 삽니다.

우주와 우주가 만나 더 큰 우주를 이루는 경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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