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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철도 방랑객 Nov 09. 2023

부산 지역의 경전철 '4호선과 부산김해경전철'②

부산4호선, 부산김해경전철

 4호선과 부산김해경전철은 앞서 언급했던 편성과 출입문 말고도 서로 다른 점을 찾아볼 수 있다.


 먼저 부산김해경전철은 우이신설선이나 대구 3호선과 같이 모두 상대식 승강장 형태로 되어있다. 즉, 양방향으로 선로가 서로 벌어지는 곳이 없이 모두 나란히 이어지는 모습에 역이 등장하면 측면으로 승강장이 만들어지는 형태다.


 반면 4호선은 일본에서나 흔히 볼 수 있는 섬식 승강장을 채택하고 있다. 고가 구간에서 섬식 승강장을 채택한 역은 부산에서도 3호선 대저역에서나 볼 수 있을 정도로 매우 보기 힘든 형태의 승강장 구조다.


 그러나 4호선의 모든 지상역은 고가 형태이며 섬식 승강장 구조라서 역이 나올 때 즈음 선로가 서로 멀어지고 그 사이에 승강장이 펼쳐진다.


▲ 고가 구간임에도 섬식 승강장을 볼 수 있는 4호선.
▲ 일반적인 형태의 승강장 구조인 부산김해경전철.


 한편 4호선은 고무 차륜 형태로, 부산김해경전철은 철제 차륜 형태로 운행 중이다. 따라서 전면에 펼쳐진 바닥의 모습도 서로 다르다. 4호선은 마치 도로 위를 지나는 것 같고 부산김해경전철은 지하철의 모습과 유사하다.


 곡선 주로를 운행할 때는 확실히 이 차이를 느낄 수 있다. 고무 차륜의 경우 철도 특유의 쇳소리를 들을 수 없기 때문이다.


▲ 고무 차륜으로 채택한 4호선.
▲ 철제 차륜으로 채택한 부산김해경전철.

     

무인 전철에 무인역인 석대역

 이렇게 독특한 형태의 모습을 볼 수 있는 4호선에는 상주하는 역무원이 없는 무인역도 있다. 해당 역은 석대역으로 4호선 지상구간의 시작을 알리는 역이기도 하다.


 이 역 주변으로는 유동인구를 기대할만한 그 어떤 대형 쇼핑몰이나 주거단지 등을 보기 어렵다. 왜냐하면 이곳은 개발제한구역으로 지정된 곳이기 때문이다. 이런 영향으로 석대역을 이용하는 승객은 하루 150명 남짓에 불과하다.


 어쩌면 역이 없어도 될 곳에 역이 만들어진 것이나 다름없게 된 셈이다. 앞으로의 개발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이라고 할지라도 7~8분에 한 대 꼴로 열차가 다니는 역이라고 하기에는 승하차 인원이 부끄러울 정도다.


▲ 무인역으로 운행 중인 석대역.


 그런 측면에서 무인역으로 지정된 것은 그나마 낭비되던 유지비용을 감소시키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에스컬레이터까지 운행을 하지 않으며 전력 소비도 많이 줄였다.


 만약 이 역이 상대식 승강장이었다면 승강장 양 방향으로 엘리베이터를 설치해서 운영해야 했다. 하지만 섬식 승강장으로 채택했기에 엘리베이터는 한 곳이면 충분하다는 점이 위안을 삼아야 할 듯 싶다.

     

노선도에는 없으나 열차가 상시 정차하는 안평차량기지 간이역

 4호선에는 노선도에 표시가 없는 역이 하나 더 있다. 아는 사람만 간다는 안평차랑기지 간이역이다. 종착역인 안평역에서 내리지 않고 청소를 위해 탑승하시는 직원에게 경전철 홍보관으로 간다고 하면 열차에 계속 남아있을 수 있다.


 열차는 자연스럽게 안평역을 지나 약 600m 떨어진 간이역으로 향한다. 단, 지하철역처럼 방송이 나오지는 않는다. 그리고 진행방향의 맨 뒤쪽 칸만 출입문이 열리기 때문에 직원이 뒤쪽으로 이동하라고 안내해준다.


 간이역은 오직 경전철 홍보관을 견학하기 위한 목적으로만 승하차가 가능하다. 이곳은 국가중요시설로 관리하는 곳이라 반드시 신분증을 지참해야 입장할 수 있다. 물론 들어갈 수 있는 곳도 홍보관과 테마파크에 한정되어 있으며 사진 촬영도 이곳 외에는 제한된다.


 따로 예약을 하지 않아도 간이역에 도착하면 직원이 친절하게 안내를 돕고 있다. 물론 내부 설명도 꼼꼼하게 잘 해주고 있어 철도에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가볼만한 장소다.


▲ 부산교통공사 경전철 홍보관 입구.


 서행 운행 중인 장신대역~가야대역 구간

 한편 부산김해경전철의 마지막 구간인 장신대역~가야대역 구간은 다른 구간과 다르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역 간격이 800m 남짓으로 짧은 편이지만 소요 시간은 거의 2분 30초에 달할 만큼 서행 운행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노선 전체를 보더라도 거의 볼 수 없었던 방음벽도 꽤 긴 구간에 걸쳐 설치해놓았는데, 주변 아파트의 영향이 크지 않았나 싶다.


 급격하지는 않지만 곡선 구간이 계속 이어져 속도를 내면 특유의 쇳소리가 주거 지역에 소음으로 다가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비슷한 사례로 용인경전철의 동백역~초당역 구간이 있다.


▲ 방음벽 설치 구간이 계속 이어지는 장신대역~가야대역 구간.


승객 편의를 생각한 부산김해경전철

 부산김해경전철은 다른 노선과 달리 스크린도어 안내판이 양쪽 방향 모두 표기되어 있다. 승강장에서 바라보는 방향은 어느 역이나 다 안내가 되어 있지만 승강장에서 보이지 않는 방향까지 똑같은 안내를 해놓은 것은 의아할 수 있다.


 하지만 열차 내에서 열리는 문의 반대편 문(진행방향 왼쪽 문)에서 맞은편 승강장을 보면 그 이유를 짐작해볼 수 있다.


 지상역으로만 이어지는 부산김해경전철은 천장이 높아 반대편 스크린도어도 잘 보인다. 특히 승강장에 기둥이 없어 시야가 가리지 않는 것도 특징이다.


 부산김해경전철은 이 점을 잘 활용해 무슨 역인지 헷갈려하는 승객에게 보다 많은 정보를 제공하고 있었다. 물론 역 명판이 너무 작아 잘 보이지 않는 것이 흠이지만 그래도 열차 내의 승객이 우왕좌왕하는 것을 최소화했다는 점에서 인상적이다.


▲ 열차 내에서 반대편 승강장을 통해 현재 위치를 알 수 있는 부산김해경전철.


 이밖에 열차 내 안내에서도 다음 역까지 남은 거리를 표기해놓아 앞으로 얼마나 더 가야 다음역이 나오는지도 상세하게 안내해 놓았다. 부산에서 운행 중인 6개 노선 가운데 이렇게 다음 역까지 남은 거리를 표기한 노선은 부산김해경전철이 유일하다.


▲ 남은 거리를 자세하게 안내해놓은 부산김해경전철.


* 덧붙이는 글 : 본 내용은 <철도경제신문> '매거진R' 코너에 2023년 11월 8일자로 송고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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