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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철도 방랑객 Dec 07. 2023

7개층을 이어 환승거리가 상당한 '청라언덕역'

환승 가능노선 - 대구2호선, 대구3호선

 대구 지하철은 3개의 환승역이 있는데 3역 모두 각자의 특징이 있다. 1, 2호선이 만나는 반월당역은 대구에서 유일하게 지하에서 만나는 역이다. 1, 3호선이 만나는 명덕역은 두 역 모두 상대식 승강장이라는 특징이 있다. 2, 3호선이 만나는 청라언덕역은 역 이름이 바뀐 유일한 환승역이자 환승거리가 가장 긴 역이다.


 이처럼 환승역 개수는 몇 개 안 되지만 비슷한 구조가 없다는 것이 대구 환승역의 특징이다. 청라언덕역은 무려 7개 층을 이동해야 다른 노선으로 갈아탈 수 있는 역으로 전국으로 범위를 확대해 봐도 상당히 높이 차이가 많은 역으로 손꼽힌다.

     

역 이름만 두 번 바뀐 청라언덕역

 청라언덕역이 처음 개통할 당시에는 서문시장역이었다. 지금은 3호선 개통과 함께 서문시장에 더 가까운 현재 서문시장역에 이름을 내주면서 교차로 이름인 신남역으로 바꾼 이력이 있다. 그리고 5년 후인 2019년 지금의 청라언덕역으로 다시 교체했다.


▲ 서문시장역으로 출발한 2호선(2010년 촬영), 당시에는 교차로 위를 지나는 3호선의 흔적이 없다.


 청라언덕역의 보조역명에는 신남역이 들어가 있는데 구 역명이 보조역명으로 들어간 것은 부산 2호선 벡스코역과 비슷한 형태다. 두 역 모두 2호선의 역 이름이 다른 노선 개통의 영향으로 바뀌었다는 것과 환승역이 되었다는 것도 동일하다. 공교롭게 새로 개통한 노선은 모두 지상역이라는 것도 똑같다.


 물론 환승거리가 그 지역에서 가장 길다는 것도 공통점이다. 차이가 있다면 청라언덕역은 환승통로에 별도 환승게이트가 없는 완전한 환승역이지만 벡스코역은 반드시 환승게이트를 거쳐야 하는 불완전한 환승역이라는 점이다.


에스컬레이터 위치로 인해 좌측통행이 발생하는 2호선 환승통로

 청라언덕역의 2호선 환승통로는 올라가는 방향만 에스컬레이터를 설치해놓은 상태다. 그런데 그 위치가 왼쪽 벽에 붙어있어서 이곳에서는 순간적으로 좌측통행이 발생한다. 그 영향으로 지하 연결통로는 승객 간 동선 겹침 현상이 일시적으로 생긴다.


▲ 에스컬레이터 위치로 좌측통행이 유도된 2호선 환승통로.


 3호선은 지상에 역이 있는 관계로 교차로에서 살짝 벗어난 곳에 위치해 있다. 이 영향으로 2호선 환승통로는 반고개역 방면에 치우쳐 있다. 그리고 이곳으로는 짧지만 지하 통로가 이어진다.


 이 공간을 환승통로로만 놔둘 수 있지만 통로를 두고 양 방향으로 옷가게가 나란히 이어진 것도 특징이다. 대구의 다른 환승역에서는 이런 모습을 볼 수가 없기 때문에 사진만 봐도 이곳이 청라언덕역의 환승통로임을 알 수 있을 정도다.


▲ 환승통로 양쪽으로 이어져 있는 옷가게.


 이곳의 끝은 지상으로 바로 이어지는 거대한 에스컬레이터가 연결된다. 이 에스컬레이터를 경계로 2호선 대합실과 3호선 대합실을 구분할 수 있다.


 별도 계단이 없을 정도로 에스컬레이터에 의존하는 이 연결통로는 자칫 에스컬레이터가 고장이라도 나면 큰 혼란을 불러일으킬 것만 같다. 실제로 에스컬레이터가 고장났을 때 승객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는 뉴스가 나오기도 했다.


 그나마 에스컬레이터 왼편에 엘리베이터가 별도로 설치되어 있어서 교통약자도 편하게 2, 3호선 간 환승이 가능하다는 점은 그나마 다행이다. 교통약자들은 시간이 걸리더라도 에스컬레이터보다는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 에스컬레이터와 엘리베이터가 모두 갖춰진 환승통로.


명덕역보다 넓은 환승 에스컬레이터

 3호선이 지상에 위치한 관계로 명덕역과 청라언덕역은 모두 지상과 지하를 잇는 거대한 에스컬레이터를 거쳐야 다른 노선으로 이동할 수 있다. 그런데 두 역의 에스컬레이터는 폭에서 약간의 차이를 보이고 있다.


 상대적으로 짧은 명덕역은 한 사람이 서 있을 정도의 폭을 간신히 유지한 반면, 청라언덕역은 두 사람까지는 어렵지만 그래도 한 사람이 넉넉하게 서 있을 정도의 폭이다.


 이는 3호선 대합실에서 승강장을 잇는 에스컬레이터도 마찬가지다. 물론 2호선 승강장에서 환승통로로 연결되는 에스컬레이터와 비교해보면 확실히 폭이 좁음을 인지할 수 있다.


▲ 한 사람이 서 있기에는 비교적 넉넉한 에스컬레이터(환승통로).
▲ 한 사람이 서 있기에는 비교적 넉넉한 에스컬레이터(3호선).


 물론 이 비좁은 공간을 헤집고 굳이 앞 사람을 추월하는 승객은 거의 없다. 워낙 에스컬레이터 길이가 긴데다가 두 사람이 서서 가기에 상당히 협소한 폭이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여기서 걷거나 뛰면 상당히 위험하기 때문에 애초에 폭을 늘리지 않았는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려가는 방향에서는 걷는 승객이 눈에 띈다. 그런 점을 염두에 둔 것인지 에스컬레이터 벽면에는 수도권 지하철 에스컬레이터에서 볼 수 있는 걷거나 뛰지 말라는 문구가 붙어있다.


* 덧붙이는 글 : 본 내용은 <철도경제신문> '매거진R' 코너에 2023년 12월 6일자로 송고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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