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괜찮은 착각

단상의 아포리즘 14

by 고봉진

인생 반반


밝은 면이 있으면

어두운 면도 있다.

좋은 시절이 지나면

힘든 시절이 온다.


모든 게 좋은 건 없다.

모든 게 나쁜 것도 없다.


인생 반반

좋은 면을 주시하며

화가 변해 복이 되는

인생이길


근데 안 좋은 면이 좋은 점을 계속 잠식한다.

한쪽에는 눈이 감긴 사람이면

얼마나 좋을까!




안타까움


많은 책을 읽고 초서했지만,

무엇을 배웠는가 나 자신에게 물으면

내 행동과 인격은

제대로 배운 바 없다 한다.


아, 부족하고 부족하다.

아, 부끄럽다.


"학문의 길은 하루하루 쌓아가는 것,

도의 길은 하루하루 덜어가는 것"

오늘따라 조금은 이해된다.




어떻게든 써야 한다


쓸데없는 글이라도 써야 한다.

그러기로 이미 마음 먹었다.


여러번 쓸데없는 글이라 포기했지만

그래도 안 쓰는 것보다 낫다.


쓰면서 생각하고 계획하고 정리한다.

쓰면서 읽는다.

쓰면서 인생을 설계하고 돌아본다.

쓰면서 위로받는다.


어떻게든 써야 한다.




인간과 시간


인간은 시간을 재고

시간은 인간을 잰다. (이탈리아 속담)


인간과 시간은

서로의 깊이를 잰다.


시간이 결국 이기지만

몇몇 사람은 이름을 남긴다.


시간이 어떻게 잴지

궁금하다.




학자


학자는 배우기를 힘쓰는 사람이다.

학자는 배운 것을 실천하는 사람이다.

학자는 좀 더 나은 세상을 꿈꾸는 사람이다.


배우고 실천하고 꿈꾸는 사람이 학자다.

학자연하는 것은 쉽지만,

학자로 사는 것은 어렵다.


나는 학자인가? 학자연하는 사람인가?




블로그


인터넷에서 허망하게

버리는 시간을 생각하면

내 ‘초서재’가 있는 게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꾸준히 지속하면 쌓인다.

그런대로 괜찮다.




다시 읽자


읽은 책을 다시 읽자.

한 번 읽었다고 책을 이해한 게 절대 아니다.

한참 지나면

그 책을 읽었나 싶다.


괜찮은 책이라면

다시 읽자.




아시아 연구


설 연휴가 되어 집에 퍼져 있었다.

이러면 안 되겠다 싶어

연구실에서 읽을만한 책 몇 권을 가지고 왔다.


리콴유 싱가포르 전 총리의

<내가 걸어온 일류국가의 길>을 읽고 있다.

싱가포르의 국부 정치가가

아시아와 세계를 무대로

아시아의 현대사를 몸으로 글로 썼다.


2가지 점에서 놀랍다.

아시아 현대사를 엿볼수 있고,

경험이 풍부한 만큼 내용이 알차다.


내 아시아 연구에 꼭 필요한 책이다.

정치색에 따른 논란과 호불호가 분명 있지만

그의 공과를 넘어

읽어볼 만한 책이다.




문명과 야만


TV에서 ‘바다의 제국’ 다큐멘터리를 봤다.

인터넷을 통해 다른 편을 찾아 봤다.

후추, 설탕, 면직물, 차를 주제로

유럽의 제국사와

제3세계의 수난사를 다룬다.


문명은 야만에 기초했다는 역사적 사실을

가르쳐준다.




채굴과 가공


서재의 수많은 책들은

광산과 같다.

광맥이 거기에 있는데,

캐내지 않으면

쓸 수가 없다.


가공을 해서

물건을 만들어내듯,

책 속에서 캐낸 광물을

가공해야 한다.


학문 연구는

채굴(mining)과

가공(fabricating)으로

이루어진다.


스스로 채굴한 것을

스스로 가공해야 한다.




명절엔 다규멘터리


어제는 ‘바다의 제국’을 봤고

오늘은 ‘슈퍼아시아’를 봤다.


명절에 다큐멘터리를 즐기면 어떨까?

명절에는 공부에 집중하기가 쉽지 않다.

다큐멘터리를 활용하면

이것 저것 배우는 게 있다.


바야흐로 유튜브의 시대가 되었다.

유트브에 괜찮은 다큐가 꽤 있다.

관심가는 다큐에 눈길이 간다.




삶의 길


누구는 농부로서의 길이 있고

어떤 이에게는 상인으로서의 길이 있고

누구에게는 회사원으로서의 길이 있다.


자신의 삶을 충실히 살아가는 것,

인생은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각자의 길에 만족하고 산다면

그보다 더 좋을 수 없다.

충실하게 살아감에 도가 있다.




WHY NOT


자신감이 떨어질 때일수록

“Can not”보다

“Why not”을 되새겨야 하지 않을까?




인생


한 인생을 보면 초라해 보이지만

그 인생은 그냥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시간과 한 인생이 만난 것이다.

그 경험과 지식, 지혜는

수천 권의 책이 모자랄 것이다.


다만 아쉬운 것은

한 시대를 살다가 사라진다는 점이다.

이름을 남겨 사라짐을 면하는 사람은

몇 되지 않는다.


사라질 것인가?

이름을 남길 것인가?

사라짐 이후의 문제는

이것 밖에 없다.




글을 쓸 수밖에 없는 구조와 환경


‘글을 쓸 수밖에 없는 구조와 환경’은

전화위복의 계기가 된다.


되든 안 되든

계속 글을 쓰는 것,

거기에 작가의 길이 있다.


‘글을 쓸 수밖에 없는 구조와 환경’은

작가에게 축복이다.

이 축복은 그냥 주어지지 않는다.

보통은 역경과 함께 온다.




쓸모없음의 쓸모


쓸모없을 때가 되었을 때

쓸모있음이 다시 살아난다.


쓸모없을 때가 되었을 때

걱정도 사라진다.


마음가짐만 달리 먹는다면.


물론 존재 자체가 달라져야 하기에 무척 어렵다.

장자와 같은 사람에게 열려있는 지혜다.


나 같은 소인에게는 먼나라 이야기 같다.




인생


인생 참으로 짧다.

한 번 제대로 살아보기도 전에 떠날지 모른다.

지금 떠난다고 해도 후회 없는 삶을 살아야 한다.

하나 밖에 없는 인생이지 않는가!




글 안 써지는 시간


글 써지는 시간만 중요한 게 아니다.

글 안 써지는 시간도 중요하다.

한참 지나면 쓰게 된다.


글이 안 써지는 게 당연하다.

이 시간마저 소중하고 귀하다.

지금은 글이 안 써지지만

나중에는 써진다.




글쓰기의 하방경직성


글이 안 써지기 시작하면 계속 그렇다.

글쓰기는 하방 경직성이 있다.

이 경직성을 풀기 위해서는

계속 쓰는 수밖에 없다.

쓸데없는 글이 많지만

그래도 안 쓰는 것보다는 훨씬 낫다.




그래도 괜찮은 착각


서점에 다시 가야겠다.

집에, 연구실에 안 읽은 책이 쌓였는데

서점에 또 가는 이유가 뭘까?


책을 사면 읽었다고 생각하는

착각 때문이 아닐까!


...

그래도 괜찮은 착각인 것 같다.

keyword
이전 14화자서전을 소설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