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의 아포리즘 22
자기 준거
자기 준거에 기초한 작동을 해야 한다.
준거의 틀을 단단히 해야 한다.
어떤 의미로, 어떤 가치로 내 삶과 연구를 진행시킬 건가.
약간의 주저함도 없이 혼자서 가라.
많은 사람이 필요한 게 아니다.
소수의 사람이라도 믿을만한 사람과 같이 가라.
멈추지 않음
걸으면서 생각해야 한다.
요며칠 걷지 않으니
주제가 떠오르지 않는다.
그럼에도 써야 한다.
정해진 시간 동안 써야 하고,
정해진 양을 써야 한다.
진보는 멈추지 않음에 있다.
현실과 이상
발이 움직이지 않고
가슴이 뛰지 않는다면,
현실에 기반해야 한다.
움직이는 발과 열정이 넘친다면
이상을 중심에 놓아도 무방하다.
이상에서 현실로 점점 변하는 데서
내 한계를 느낀다.
왕가리 마타이
아들 정훈이가 잠잘 때
책 한 권을 읽어준다.
때론 귀찮아도
오늘처럼 배우는 경우가 많다.
오늘 밤에 읽은 책은
‘왕가리 마타이’에 대한 책이다.
케냐 여성으로
2004년 노벨 평화상을 받았다.
나무 심기 운동(그린 벨트 운동)을 벌여
‘마마 미티’로 불린다.
케냐 말로 ‘나무들의 어머니’란 뜻이다.
카루라 숲을 없애려는
정부와 건설 회사들에 맞서
숲을 지켰다.
이런 생각이 들었다.
선진국, 강대국의 역사는 꿰고 있는데,
약소국의 역사와 인물은 너무 모른다는 ...
케냐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나?
아프리카 역사는 대략이라도 알고 있나?
2004년 노벨 평화상 수상자인데도
‘왕가리 마타이’는 처음 들어본 이름이지 않나!
케냐 사람들에겐
2000년 노벨상 수상자인
‘김대중 대통령’과 같은 인물이지 않을까?
남들이 다 아는 인물보다
남들이 잘 알지 못하는 인물을
관심을 가져야 하지 않을까
생각이 번쩍 든다.
루이 브라유와 박두성
어제 밤에 아들 정훈이에게 읽어준 책도
처음으로 알게된 인물에 대해서였다.
‘어둠을 밝히는 별 여섯 개’라는 제목의 어린이 책이다.
‘루이 브랴유(1809-1852)’
프랑스 사람으로
영어 점자를 만든 사람이다.
자신 또한 시각 장애인으로
여섯 개의 점으로 이루어진 점자를 만들었다.
위대한 위인의 이야기다.
한글 점자를 만든 분
성함도 처음 알게 되었다.
박두성 선생님이다.
점자를 만드신 분의 성함조차
몰랐던 내가 부끄럽다.
전화위복
내 삶이 힘들 때
독서 습관, 초서 습관, 글쓰기 습관이 생겼다.
이번에는 어떤 습관이 생길까 궁금하다.
단상의 기록
2018년 1월 1일부터
‘단상의 조각들’을
매일 하나씩 썼다.
하루를 살면서 문득 떠오른 생각을
짦은 글에 담았다.
그저께와 어제 이틀에 걸쳐
이제껏 쓴 ‘단상의 조각들’을 모았다.
분량이 꽤 된다.
한 걸음 한 걸음이
산을 넘는다.
인생을 이해하는 법
비슷한 형편에 있어야
비슷한 경험과 실패를 경험해야
비로소 다른 이의 삶을 이해하게 된다.
역지사지가 쉽지 않다.
가까운 사람이 아니면
아픔을 함께 하지 못한다.
역지사지의 폭이 넒은 사람이
성인의 경지에 도달한 사람이 아닐까 싶다.
실패자와 낙오자가
역지사지에는 더 능할 수 있다.
자신이 그런 위치에 있으니까 그렇다.
실패를 맛보고
낮아지는 경험이 많을수록
인생을 이해하게 된다.
“인간 생활에는 불행이 필연적으로 따라다닌다.
뿐만 아니라 조금 역설적으로 말한다면 불행은 행복에 속한다.” (힐티)
노란 고무줄 매미
아들 정훈이가 여름에 생각나는 곤충이 뭐냐고 묻는다.
‘매미’라고 말하니,
매미를 보여주겠다고 한다.
노란 고무줄로 ‘매미’를 만들었다.
하는 방법을 보니,
전에 만들었던 쌍별에서
좀 더 나가면 매미가 된다.
복잡하다.
정훈이는 곧잘 하는데
난 따라 하지 못하겠다.
고무줄로 이런 저런 모양을 만드는 걸
누가 만들었을까?
이리도 해보고 저리도 해보고
수백 수천 번 시도한 끝에
만든 게 아닐까?
세상에 수고 없이
만들어진 것이 없다.
별안간 내가 하는 수고가
하찮아 보인다.
마음 다잡기
오늘 출근길을 걸으면서
마음을 다잡는다.
매번 흔들리는 마음을
걸으면서 잡는다.
대인이면 한 번 마음 잡으면 그만인데,
소인은 마음을 잡아도 곧 풀린다.
마음을 잡은 거라 할 수 없다.
매일 출퇴근길을 걸으면서
마음을 잡는다.
어른의 지혜
인생 경험이 풍부한
어른이 하는 이야기에는
인생 지혜가 담겨 있다.
내가 노년이 되면
나를 찾아온 젊은이에게
꼭 필요한 말 한마디
건네는 사람이 되고 싶다.
인생 성공만이 아니라
실패담도 이야기꺼리가 되리라.
장맛비
비를 맞으면 걸을 때가 행복하다.
장맛비가 내려 덥지 않다.
비를 좋아하는 나로서는
비가 반갑다.
아버지께 물으니
장맛비보다
더위가 낫다고 하신다.
사람마다 제각각
서로 다른 게 많다.
아들 정훈이에게도
한 번 물어봐야겠다.
인생살이
아프면 알게 된다.
인생 어떻게 살아야 할지를
더 늦기 전에
인생 제대로 살아야 할텐데
인생 제대로 살지 못하고
시간만 흘러 보내다
나중에 후회할까 두렵다.
잃은 것과 얻은 것
잃은 것이 있으면
얻는 것이 있다.
뒷통수를 맞는 배신이 있어도
전혀 예상치 못했던 사람이 손을 내민다.
잃은 것을 보완하기 위해 노력한다.
플랜 B를 작동시킨다.
전화위복의 계기가
잃은 것을 통해 제공된다.
39년 앞과 뒤
병원에 입원한 아버지를 뵈러
아들 정훈이와 함께 제주대 병원에 갔다.
아버지는 1932년생,
나는 1971년생,
정훈이는 2010년생이다.
아버지와 나는 39살 차이고,
나와 정훈이도 39살 차다.
내가 아버지 나이가 되면,
정훈이는 내 나이가 된다.
정훈이가 자라는 모습을 보면서
나는 늙는다. 인생이 짧다.
행복한 사회
행복한 삶은
경쟁과 비교가 적고
서로 신뢰하고
자율적으로
사는 삶이다.
의료, 교육, 주거 등에서
공공성이 확보되어
최소한의 삶을 보장해야 한다.
우리네 삶에는
경쟁과 비교가 심하고
신뢰하지 못하고
자율성이 떨어지고
공공성이 허물어지지 않았나!
어떻게 할 것인가?
누가 행복한 사회를 꿈꾸고
이 땅에 실현할 것인가!
세상을 견뎌낼 힘
마음을 다잡고
노력하고 노력하고 노력하면
위기를 기회로
만들 수 있다.
‘비상’ 마지막 가사처럼
힘겨웠던 방황은
이 세상 견뎌낼
그 힘이 되어줄 것이다.
버릴 것과 모을 것
이런 저런 물건들을
정리하면서 버린다.
빈 공간이 확보되면
더 여유 있고 좋다.
쓸데없는 게 많이 쌓였다.
다시 쓸 것도 아닌데
왜 이리 쌓여가는지 ...
책과 글도 그 중에 하나인데,
책과 글은 쓸데없어도
버리지 못하겠다.
책과 글은 계속 모은다.
언젠가 버릴 때가 있겠지.
씁쓸하다
마키아벨리의 ‘군주론’과
홉스의 ‘리바이어던’에 나오는
인간상이 떠오른다.
인간에게 과연 이성이 있나?
인간은 생물 중에서
지능이 뛰어난 존재일 뿐
질적으로 다른 존재가 아니다.
인생이 씁쓸하다.
일상에서 의미 찾기
뭔가 새로운 일을 하거나
새로운 경험에 노출시키고 싶은데,
용기가 나지 않는다.
그냥 일상을 산다.
다람쥐 쳇바퀴 돌 듯이
반복되는 일상에서
의미를 찾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