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의 아포리즘 23
엉또폭포
제주에는 재미난 폭포가 있다.
엉또폭포
“엉, 또 폭포네.”
보통 땐 없는데
폭우가 쏟아지면 생긴다.
이번 태풍에
엉또폭포 물줄기가 거셌다.
루만과 정약용
연구자로서 본받을 사람으로
니클라스 루만과 정약용을 뽑겠다.
연구에 인생을 건 삶이었다.
많은 책과 글을 남겼다.
학문으로 우뚝 선 분들이다.
두 분을 우러러본다.
쓸모없음의 쓸모있음
글은 언제 어디서든 쓸 수 있다.
잘 쓰겠다는 생각을 버린다면
그냥 쓰고 나중에 괜찮은 글을 골라내면 된다.
일단 그냥 써라.
쓸모없는 글이라도 써라.
쓸모없음의 쓸모있음을 알게 된다.
여행
여행을 통해 알게 되는 지식은
기억과 함께 한다.
구체적인 건 외우지 못해도
늘 그곳 장면과 연결된다.
여행을 떠나는 것은
배우는 것이다.
여행은 배움이다.
책 구입
계속 필요한 책을 사야 한다.
살까 말까 고민될 때는 안 사야 하지만, 책만은 예외다.
살까 말까 고민될 때 책은 사야 한다. 질러야 한다.
책이 하나 하나 늘어날 때마다 희열을 느낀다.
불필요한 책은 없다. 분류가 필요할 뿐이다.
중요한 책과 중요하지 않은 책은 분류해야 한다.
연구자와 연구 주제
연구자로 연구하는 게 쉽지 않다.
어떤 주제를 항상 생각해야 한다.
그 주제를 늘 안고 살아야 한다.
연구자가 연구 주제와 별개가 되는 순간
연구는 피상적이 된다.
지금 내 상태이지 않나!
연구자와 연구 주제는
혼연일체가 되어야 한다.
이때는 길을 가도 연구요
집에 있어요 연구요
잠에서 깨어도 연구다.
연구에 최적화된 생활이 필요하다.
지나온 세월
지나고 보면 인생 산 것이 한낱의 꿈과 같다.
인생무상이 절로 느껴진다.
나이들수록 지나온 세월이 꿈만 같다.
그 시절 추억들이다.
지나온 세월만큼
남아있는 시간도 흘러갈까 두렵다.
반성
날씨가 너무 무덥다.
야외 작업하시는 분들을 생각하면
에어컨 커지 않고 지내시는 부모님을 생각하면
죄를 짓는 듯하다.
연구 성과도 제대로 못 내면서.
나 스스로 마음을 다시 고쳐먹는다.
매번 바뀌는 맘이 안쓰럽지만.
남은 인생
30년, 40년 후 내 모습을 생각해보면
지금이 낫다는 게 확실해진다.
20년 뒤 내 모습을 생각해보면
그때는 더 행복하지 않을까 싶다.
보잘것 없는 인생이지만
모든 시간이 소중하다.
늘 감사하며 살고 싶다.
경험과 글쓰기
독특한 경험에
자신을 노출시켜야 한다.
아무 것도 없이는
글이 나오지 않는다.
물론 글재주있는 사람은 예외겠지만.
책을 읽어야 하고
여행을 가야 하고
특별한 경험을 해야 한다.
남이 알지 못하는 경험이 있다면
책을 써보라.
경험이 있다면 글이 써진다.
일본 유감
오늘 일본이 한국을
화이트 리스트에서 배제했다.
강제징용 배상판결에 대한 보복이다.
일본은 가깝고도 먼 나라다.
거듭 사과하는 독일에 비해,
일본은 진정한 사과를 한 적이 없다.
과거 잘못에 대해
사과가 없는 일본을
이해할 수 없다.
이번 조치에 대한 한국인의 반응은 그 연장선에 있다.
오랜만에 서늘한 바람이 분다
한참 무덥더니
저녁에 시원한 바람이 약간 분다.
서늘함이 반갑다.
만나는 사람에게
같은 느낌을 주면 얼마나 좋을까?
어느덧 나도 모르게
무더위를 안겨주는 사람이 되었다.
계속 쓰기
글이 계속 써지면 좋은데 ...
글이 잘 안 써지네요.
고민하다가 약간 쓰고
손이 가는 대로 좀 쓰고
그래도 계속 쓰는 게 중요하겠죠.
대단한 글도 아닌데 ...
써야 한다
어떻게든 써야 한다.
하루 ‘필일삼’은 내가 언제든지 해야 하는 것이다.
내게는 일용한 양식이다.
내가 작가로 살아가는 영양분이다.
오늘처럼 제대로 쓰기가 어려운 날도 있다.
이런 날은 억지로라도 몆 자를 써야 한다.
삶을 살아가는 동안 써야 한다.
즐거움을 써야 하고,
외로움을 써야 하고,
괴로움을 써야 한다. 살아가면서 늘 쓴다.
어떻게 인생이 진행되는지를 쓴다.
과거를 회상하며 쓰고,
현재를 살아가며 쓰고,
미래를 계획하며 쓴다.
어떻게 살아야 할지를 쓰고,
어떻게 살고 있는지를 쓴다.
내게는 쓰는 행위 자체가 사는 것이다.
계속 써야 한다.
읽어야 한다
읽어야 한다.
읽고 정리하고 연결해야 한다.
읽을 것이 너무도 많은데
오늘 하루 읽지를 못했다.
서재에 있는 책은
읽어달라고 눈길을 보내는데
마음을 다잡고
책을 잡아야겠다.
여행
가끔은 떠나야 한다.
시간과 여유가 되면 비워야 한다.
떠나면 새로움을 만난다.
삶의 활력을 회복한다.
여행은
재미와 의미를 함께 느끼는
종합 선물 세트다.
내 인생이 힘들지 않았다면
힘이 드니 음악을 찾게 되고,
힘이 드니 걷게 되었다.
자연스럽게 음악과 산책을 찾는다.
내 인생의 저점에서 초서를 찾았고,
내 인생의 굴곡에서 글쓰기를 찾았다.
인생의 괴로움과 어려움이 단지 고난만은 아닌 듯싶다.
내 인생에 필요한 것을 찾게 하니 말이다.
음악, 산책, 초서, 글쓰기 ...
내 인생이 힘들면 힘들수록 점점 더 찾게 된다.
인생이 힘들지 않았으면 외면했을 것들이다.
거짓말
열정 가득한 시절이 있었다.
지금보다 엄청 부족한 시절이었는데도
그땐 열정이 풍부했다.
부족함을 매우기에 충분한 열정이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열정이 수그러졌다.
열정을 대신하는 뭔가가 필요했다.
그 때문인지 새로움을 항상 갈망했는지 모른다.
열정이 부족하니 제대로 될리가 없다.
‘마음을 다잡자, 노력하고 노력하고 노력하자’
매번 글로 다짐하지만
마음 한 구석에는 거짓말을 한 듯한 느낌이 든다.
읽고 정리하고 쓰기
하루가 가기 전에
무엇을 했나 돌아보면
후회될 때가 많다.
책을 읽고 정리했다면
연구 자료로 쓸텐데
하지 못했다.
읽고 정리하고 써야 한다.
이게 내 삶인 것을.
법철학을 꿈꾸다
최근 읽은 안도 다다오 책 중에
‘건축을 꿈꾸다’라는 책이 있다.
나도 언젠가 ‘법철학을 꿈꾸다’ 책을 쓰고 싶다.
법철학 에세이, 법사회학 에세이를 쓰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