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ile mit Weile

단상의 아포리즘 3

by 고봉진

Eile mit Weile


독일 속담에 ‘Eile mit Weile’라는 말이 있다.

여유를 가지고 서두르라는 뜻이다.

얼핏 역설적이게 들리지만,

여유를 가져야 서두를 수 있다.




지루함


‘당신은 지루함이 필요하다’ 저자 마크 호킨스는

지루함이 ‘진짜 인생’을 찾을 수 있는 시간이라고 하네요.

“지금껏 내 인생에 대해 써진 이야기의 실체를 직시하게 할 뿐 아니라,

그 인식을 통해 새로운 이야기를 창조할 출발점을 마련해 준다."


미국 생활 100일을 지나면서부터

지루함을 느꼈습니다.


이제 100일 남았는데

여전히 지루합니다.

그래도 100이라는 숫자 때문에

지루할 틈이 없다고 표현합니다.


‘진짜 인생’을 찾을 수 있을까요?

글쓰는 작가로 살고 싶네요.




YOLO


욜로(You Only Live Once)!


한 번 사는 인생

이왕이면 즐겁고 행복하게 살아야지 ...


힘든 일이 있어도

이겨내야지.


늘 감사하며

살아야지.




글은 언제 써지나요?


규칙적으로 쓸 때도 있지만

무슨 특별한 계기가 있을 때

쓰게 됩니다.

행복하거나

불행할 때

글을 씁니다.


마음이 힘들 때

글을 쓰면서 위로를 받죠.

특별한 일이 있거나

글로 남길 만한 생각이 떠오르면

글을 씁니다.


글이 글을 쓰기도 합니다.

글을 쓰다보면

글이 글을 인도합니다.


인생이 글로 표현되네요.

인생이 곧 글입니다.




결핍에서 나오는 집필


결핍이 글을 쓸 수밖에 없는 구조를 만든다.

많은 경우 풍료로움이 글쓰기를 방해한다.

누구나 풍요로움을 원하지만 결핍이 더 풍성함을 낳을지 모른다.

누구나 풍요로움을 원하지만 누구나 글을 쓰는 건 아니다.


감사도 마찬가지다.




살다 보면


살다 보면

신이 날 때가 있다.


공부하다 보면

잘 될 때가 있다.


쓰다 보면

잘 써질 때가 있다.


아주 가끔씩이지만

이런 순간이 있어

살 만하다.


Everyday may not be good,

but there’s something good in everyday.




매일 1장


매일 글쓰기는 작가의 숙명입니다.

전 A4 한장을 목표로 합니다.

200자 원고지로 10장이고, 1000자 원고지로 2장입니다.


대단한 글은 아닙니다.

내 생각을 그냥 풀어낸 평범한 글에 만족합니다.

맞춤법이나 띄어쓰기, 철자도 틀릴 수 있습니다.

매일 한 장씩 쓰면 한 달이면 30장입니다.

그 중에 10장 정도만 건지면 됩니다.

교정 작업을 하면 더 줄어들 것입니다. 초고는 쓰레기일 뿐!


매일 한 장을 쓰는 것에 수확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매일 한 장은 글쓰는 힘을 키워줄 것입니다.

계속 쓰고 있을 때 뭔가 나오는 것이지

생각만 하고 게으름에 빠져 있으면 아무 것도 아닙니다.

매일 한 장 쓰기가 생활화되면 두 장, 세 장, 열 장을 쓰는 날도 있을 겁니다.

2014년 유럽여행에서 느낀 바입니다.




책은 퍼즐이다


퍼즐의 조합, 책이란 그런 것이다.

작은 퍼즐 조각을 조합하면 퍼즐은 완성된다.

책은 퍼즐이다.


나만의 방식으로 퍼즐을 완성하면

조금은 창의적이지 않을까?


물론 세상에 없는 것은 거의 없다.




노자의 지혜


시간에 여유가 없다. 뭔가를 해야 할 것 같은 느낌이다.

노자의 지혜를 까먹는다. 뭔가 채워야 속이 시원하니 말이다.

비워야 쓸모있다는 사실을 잊어버린다.


노자는 노인의 지혜를 대표한다.

젊은이가 이 노인의 지혜를 갖추다면 큰 것 하나를 얻은 것이다.

그 삶이 전혀 다를 것이다.

그런 삶이 부럽다.

내가 따라갈 수 없는 경지 같다.




서권기


서권기(書卷氣) ...

학문에 심취하여 학식과 인격을 갖춘 사람이 풍기는 기운을 말한다.

추사 김정희는 '문자향 서권기'를 힘써 권했다.


나에게는 ‘서권기’가 있는가?

부끄러워진다.




화무십일홍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ㆍ열흘 붉은 꽃은 없다)

권불십년(權不十年ㆍ10년 가는 권력 없다)”


권력은 10년 가지 않는다.

학문은 오래 간다.




행원필자이 등고필자비


君子之道, 辟如行遠必自邇, 辟如登高必自卑


군자의 도는 비유하면 먼 곳을 가려면 반드시 가까운 곳에서 가야 하고,

높은 곳에 오르려면 반드시 낮은 곳에서 올라야 함과 같다. (중용 15장)


가까운 곳을 걷지 않고,

낮은 곳에서 출발하지 않고서는

먼 길을, 높은 곳을 가지 못한다.


인생의 진리인데

잊고 산다.

먼 길과 높은 곳만 바라보고

비상할 생각만 한다.

아직 갈 길이 멀었다.



책을 엮는 것


책으로 엮어내는 것은 묘한 쾌감이 있다.

글을 쓰고 이를 모아 책분량으로 프린트하면

벌써 책을 출판한 듯한 기분이 든다.

내 자신이 책쟁이라는 느낌이 이럴 때 든다.


프린트한 용지를 이리저리 살피며 손때를 묻힌다.

별로 마음에 들지 않을 때가 많다.

글재주가 하수여서 그렇기도 하다.


퇴고하면서 글쓰는 것도 쉽진 않지만 그래도 낫다.

새로운 작업을 처음부터 시작하는 것은 맨땅에 헤딩하는 격이니까.

평생 몇 권의 책을 엮어낼 수 있을까?




경쟁과 비교


우리 삶을 비참하게 만드는 게 있다면

‘경쟁과 비교’인 것 같아요.

(물론 ‘경쟁과 비교’가 가지는 장점도 있죠.

양가성이 늘 따라다니네요.)


속이 좁아 이 틀을 벗어나기 힘들지만

가능하다면 벗어나고 싶네요.


샌디에고 고속도로를 달리는 수많은 차량들을 보면서

이런 생각을 자주 했었습니다.

저들도 저마다의 사연을 가지고

오늘도 달리고 있구나.


미국 샌디에고와 남미 여행에서

그곳에 사는 여러 사람이 있음을 알았습니다.


내가 내 평생 알고 지내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내가 알고 지내는 사람은

같이 가야 할 사람이지 않는가?

좁은 세상에서 비교하며 힘들게 사느니

멀리 떨어져서 초연하게 살고 싶네요.

점점 소인배가 되어 가네요.


장소가 문제가 아니라 마음이 문제겠죠.

미국에 오니 마음 하나는 편해 좋습니다.

물론 이곳에 오니 이곳에서 또 인간관계가

완전히 자유롭지는 않네요.

어딜 가나 얽히는 게 사람이고

그로부터 고통도 받으니까요.


남에게 도움을 주지 못할 만정

남에게 피해나 폐는 되지 않겠다고

아주 작은 마음을 갖습니다.


언젠가 우리 모두 다 사라지고

새로운 사람들로

이 별이 채워지겠죠.


소박하게

그냥 살다가

갈 생각을 해야 합니다.

큰 욕심 부리지 말고

남 괴롭히지 말고

그냥 내 갈 길 가고

내 할 일 한 후에

가면 됩니다.


(물론 이름 하나 남기고 싶은 생각은

간절하지만

그게 말처럼 쉽지 않네요.)


높은 산에 올라가서

아래를 내려다 볼 때면

‘마음을 크게 가지자’고 다짐합니다.

그 때 그 마음으로

살 수 있다면 좋겠네요.

하산하면

언제 그랬냐는 듯 살지만 말이죠.




공부는 야구 타율


도서관에 거의 매일 가보니

3-4일은 잘 안 되고

2-3일은 그런대로 된다.

아주 잘 되는 날은 드물다.


1주일 내내 잘 안 되는 때도 있고

한 달 내내 헤맬 때도 가끔 있다.


반면에 1주일 내내 잘 되는 때는 아주 가끔 있고

한 달 내내 잘 되는 때는 거의 없다.


확실한 건

도서관에 매일 가서 공부할 때에야

2할 3할 타율이 나온다는 거다.

나에게 공부는 야구 타율과 같다.




작가, 글쟁이가 되려면


작가가 되려면

자신의 치부도 드러낼 수 있어야 합니다.

글감을 얻을 수 있다면

꽤 큰 가격을 기꺼이 지불할 수 있어야 합니다.

글을 얻기 위해

무엇이든 할 수 있어야 합니다.

글쟁이가 되려면

삶을 글에 종속시켜야 합니다.

살기 위해 글을 쓰는 것이 아니라

쓰기 위해 사는 겁니다.


많이 과장해서 써봤습니다.




기술의 본질


에리히 프롬(Erich Fromm)은 ‘사랑의 기술’에서

사랑은 기술의 문제라고 하면서,

모든 기술의 본질은 이론과 실제가 하나로 조화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서 말하는 ‘기술’은 낮춰서 하는 말이 아니다.

에리히 프롬이 사랑에 기술을 대입한 것을 봐도 그렇다.

사랑의 본질을 파악하고 훈련을 해야 한다.

사랑은 ‘창조적 기술’이다.


법학의 기술도 마찬가지다.

이론과 실제가 함께 가야 완성된다.




자극


글쓰는 사람은 ‘자극’을 좋아합니다.

자극이 있어야 글이 나오니까요.

어떤 경험이 글을 쓰게 하고

어떤 사건이 글이 됩니다.

마음 속에 떠오른 발상을 글로 풀어냅니다.

글쓰기가 간절한 사람은 자극을 찾아 나섭니다.

밀러가 표현한 대로

번개를 동반한 폭우를 맞으며

쇠막대를 쥐고 어슬렁거리죠.




머리를 멈추지 않기


움베르토 에코처럼만 살수 있다면

놀라운 생산성을 발휘할텐데


있는 시간도 없애버리는

놀라운 기술을 소유하고 있으니

어찌 발전을 도모하겠는가!




제주 돌담


김홍신 작가는 제주 돌담을 보면서 생각했다.

‘사람도 이런 여유가 있어야 되겠구나.

흘려보낼 것은 흘려보내야 내가 무너지지 않겠구나.'


‘제주 돌담’을 보고

이런 표현을 할 수 있다니 ...


돌담과 인생이 연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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