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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채코 Oct 16. 2024

[100-67]아이와 함께하는 체험 2탄_고추 심기

시어머님은 늘 이야기하세요. 사람은 손에 흙을 묻히고 살아야 한다고요. 그래야 몸에 병이 없고 나쁜 마음이 들러붙지 않는다 해요. 그래서인지 제 주변 사람들은 흙을 좋아하고 나무를 심어 물을 주고 가꾸는 분들이 많아요. 농장으로 주말마다 야채를 가꾸려고 출근해요. 집에 오면 햇볕이 잘 들어오는 쪽에 자리를 잡고 어린 싹에 분무기로 물을 주고 아이를 키우듯 정성을 다해 좋은 에너지를 가득 품어주어요. 오랜 시간 가꾼 키가 쑥 자란 모종을 땅에 심고 물을 주며 하루 종일 땡볕에서 흙을 어루만져요. 가끔 아이와 손잡고 밭에 놀러 갈 적에 그들이 흘리는 땀을 온전히 이해할 수 없지만 흙을 만지고 지혜를 얻어요. 그러면 이제 아이와 함께 손잡고 고추를 심으러 밭에 놀러 가요.

고추 심기
아이는 고추심기를 놀이하고 생각해요. 왜냐하면 뜨거운 태양 아래 하루 종일 고추밭에 한고랑을 심는 게 아니에요. 고추가 자라면 따서 먹으려고 모종 5개를 땅에 심으려니 힘이 들지 않아요. 그러니까 호기심을 가지고 접근해요. 무엇이든 아이에게 질리게 시키지 않아요. 늘 조금 맛볼 수 있도록 경험으로 머리를 촉촉이 적셔주어요. 그래야 무언가를 유지하려고 꾸준히 노력해요. 이제 고추 심기 들어가요.

여러 가지 모종을 시골 장터에서 한 아름 사요. 그중에서 고추 모종을 땅에 곱게 심으려고 거름 가득한 좋은 토양으로 호미를 들고 접근해요. 흙을 파서 고추 모종을 그 속에 깊이 심어요. 그리고 곱게 콩콩 흙은 덮어 주어요. 고추가 잘 자라도록 조심스럽게 어루만져 주어요. 작은 고추가 쑥쑥 자라도록 물을 듬뿍 주어요. 푸릇푸릇한 어린잎들이 좋아서 흔들거리네요. 어린잎에 물방울이 대롱대롱 매달려 있어요. 더 쑥 자라게 되면 고춧대를 땅에 박아 모종이 흔들리지 않도록 도움을 줘요. 비바람에 쓰러지지 않도록 힘을 실어 줘요. 고추 모종이 자라서 열매를 먹는 상상을 하며 마무리해요.

고추심기와 아이는 비슷해요. 갑자기 이게 무슨 소리인가 당황하지 마시고 들어보세요. 아이는 학교생활을 원활하게 잘해요. 혹시 품위 유지라고 들어보셨나요. 학교에서 좋은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고 아이는 스스로 말해요. 그 좋은 이미지를 유지하려고 그 나이에도 노력하며 학교생활을 열심히 하는구나 저 혼자 생각해 봐요. 아이를 고추나무에 빗대어 이야기할게요. 학교에서 바르게 행동하면 그 작은 모종이 커다란 고추나무가 돼요. 아이도 고추나무처럼 쑥쑥 자라고 있어요. 가끔 물을 주고 잡초도 뽑아주며 부모로서 책임을 다해요. 비바람에 흔들리면 바르게 앉히고 훈육도 하면서 삶을 잘 살아갈 수 있도록 지지대를 만들어 줘요. 아이 키우기에 정답이 조금씩 보이네요. 그래서 하고 싶은 말이 있어요.


고추 심기는 아이 키우기와 동일하다.


어때요? 제 말에 동의하신다면 공감을 꾹 눌러주시고 생각하는 것들을 글로 이야기해 주시면 감사할게요. 아이가 바르게 자라서 독립하는 그날까지 글을 쓰며 생각을 다듬으며 함께 살아가요. 아이 키우면서 농사꾼의 송골송골 맽힌 땀방울처럼 저의 콧등에도 땀이 차오르는 힘든 날들이 있겠지요. 하지만 맛있는 열매를 먹는 달콤함을 생각하며 애쓰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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