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그림 그리는 날
엄마가 제일 좋아하는 이야기
할머니가 되면
양양아! 이거 봐! 양양아! 여기 만져봐! 양양아! 양양아!
엄마는 양양이가 아니고 엄마란다 꼬맹아. 깨어있는 웬종일 비글미 뿜뿜. 안아보자 하면 까륵대며 도망가고 뽀뽀하려면 손으로 밀치고. 사정사정해서 겨우 몇 초 안을 수 있는 요즘의 너.
오늘 아침엔 갑자기 거실로 가던 내 다리에 살포시 붙는 거야. 가만 안고 서더니 뭔가 말하려더라. 평소라면 '아빠가 온대!' 라면서 숨겨 달라고 팍 매달려 안기거나, 조용히 안고 있다가 ‘꼭꼭 숨어라 해봐’라며 엉뚱한 말을 할 텐데, 안긴 내 다리와 작고 짧고 말랑한 팔 사이가 포근하고 따스해서 살짝 당황했어. 그래도 평소처럼 생각했지. ‘간식 먹고 싶어’ 아니면 ‘거실로 가서 놀자’ 뭐 그런 말 하겠지.
그런데 네가 한 말은
“엄마 좋아” 였어.
그러고 한동안 안고 서있었네.
허리를 살짝 굽혀 보드라운 머리칼이 포슬대는 정수리와 작고 따끈한 등을 쓸어안았어.
예쁜 요 마음과 따숩게 데워진 내 마음 하나 하나 모아 담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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