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에서 핀란드로! 버스 타고 국경 넘기

by 밍영잉


우여곡절 끝에 탄 야간 버스에서는 좌석과 하나가 되어 잠에 들었다.

여느 안락한 침대에서 보다 더한 숙면이었다.

문득 웅성거리는 소리에 잠에서 깨어나 주변을 둘러보니

다들 내릴 준비를 하는 눈치였다.


'도착했나?’


아직 어둑어둑한 밤공기에 여기가 어딘지 분간이 안 가는 중에

기사아저씨가 자리에서 일어나 여권을 가지고 나오라는 제스처를 보였다.

러시아와 핀란드 국경을 넘기 전 입국 심사였다.


버스에서 내리니 이슬비가 내리고 있었다.

여권을 품에 안고 심사장 안으로 뛰어들어갔다.

긴 줄 끝에서 내 차례를 기다렸다.

동양인은 나 혼자 뿐이었다.

기다리는 동안 머릿속으로 입국심사 질문에 대답할 영어 문장들을 떠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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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차례다!'


"러시아에서부터 왔구나 학생이니?"

"네! 대학생이고 잠시 휴학하고 배낭여행 중이에요."

"러시아에서는 며칠 동안 여행했니?"

"아마 38일 정도일 거예요 맞죠?"

"어떻게 여기까지 왔니?"

"블라디보스토크에서부터 기차를 타고 여러 도시를 들렸어요. 긴 여행이었죠!"

"그러게 롱롱 트립인데? 헬싱키 가는 거지? 어디서 묵을 거니?"

"네! 친구집에서 묵을 거예요."

"여행 경비는 괜찮아? 충분하지?"

"(동공지진)네~ 그럼요!. ... …"



"Welcome!"

쾅!,

여권에 핀란드 입국 도장을 시원하게 쾅! 찍어주셨다.

환한 웃음과 함께 내게 인사말을 건네셨다.


"Have a nice trip! good luck!"


산타의 나라, 무민의 고향, 바야흐로 나의 두 번째 여행국!


이른 아침 헬싱키에 도착했다.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터미널 밖으로 나오니

새벽비에 촉촉하게 젖은 아스팔트를 보니 실감 났다.


'핀란드다! 으흐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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