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나심플 Nov 03. 2019

돈 벌길 잘했다고 생각한 운동

기구 필라테스



기구 필라테스는 진짜 평생 하고 싶은 운동이었다.

단, 돈있다면 말이다.


30회로는 무리였다...




원래 두통이 굉장히 심했었다.


대학생 때도

시험기간에는 아스피린을 달고 살았고,

입사 초기에도 그랬다.



나는 이러한 두통의 원인을

스스로의 기질에서 기인한 것이라 생각했다.


내가 스트레스에 예민한 타입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일대일로 기구 필라테스를 하고

5 회차쯤부터는 일을 할 때에도,

스트레스를 받을 때에도 두통이 확연히 줄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두통의 원인은

내가 일을 할 때 습관적으로 승모근에 힘이

들어가는데, 이게 뭉쳐서였다.


그리고 승모근에 힘이 들어가는 이유는

구부정한 자세로 있어서고,

이건 등 쪽의 근육이 부족했기 때문이었다.




10 회차쯤부터는 속근육이 생기면서

단단한 허벅지를 느낄 수 있었고,

복근도 희미하게나마 느껴졌다.


이 무렵부터는 친한 친구들에게

힘줄 테니 근육 만져봐라는 단계까지 도달했지만,

지방을 걷어내지 못해

안타깝게도 복근과 만나지는 못했다.



15회 차부터는 어깨라인이 예뻐지기 시작했다. 필라테스를 하면서부터

내가 일상생활에서 얼마나 승모근에 힘을 많이 주는지 알게 되었다.


귀와 어깨멀리하고,

날개뼈 쪽의 근육 강화를 통해

자연스레 승모근이 줄어들게 되었다.



평소에도 정신없이 집중하다 보면 높아진 어깨를 낮추기 위해 날개뼈 쪽을 끌어내린다.

(이 과정을 통해 어깨라인이 예뻐졌지만, 2주만 쉬어도 승모근은 금방 다시 올라오더라.)





20회 차부터는 종아리 모양에도 변화가 생겼다.


흔히들 종아리는 신의 영역이라고 한다.

나 역시도 그런 도시괴담(?)에 알이 튀어 난 종아리가 나의 타고난 종아리 모양이려니 하고 살아왔었다.


그러던 어느 날 반바지를 입고 거울을 보는데 다리 모양이 매끈해진 것이 아닌가!


처음에는 내가 느낀 착각인가 싶어

여기저기 물어보니,

나만의 느낌이 아니라 모두 공감했다.



아마 필라테스는 플렉스라고 엄지발가락을 몸 쪽으로 당기는 자세를 굉장히 많이 하는데,

이 과정에서 종아리가 늘어난 것이 아닌가 싶다.


추가로 스트레칭 보드를 이용해서

필라테스 전후로 5분씩 스트레칭을 하는 것도

큰 도움이 되었다.




기구 필라테스의 이런 매력을 내가 주변인들에

마구마구 알리다 보니,

그리고 점차 변화하는 내 모습을 보며

주위 사람들도 무려 7명이나 필라테스를

시작하게 되었다.



하지만 단점도 있기 마련이다.


일단 첫 번째로는 돈이 가장 문제다.

일대일 필라테스의 경우 회당 5만원~8만원이다.

그런 걸 나는 10회씩 3번을 끊었으니...

아까워서 주 2회만 들었.



또 다른 기구 필라테스의 큰 단점은

운동에 안 나갈 때 할 수 없다는 점이다.


헬스의 경우 피티를 하지 않 날에도

헬스장에서 운동을 할 수 있지만,

기구 필라테스는 그럴 수가 없다.



그게 나에게는 그만두는 요인이 되었다.


물론 그룹반에 들어가 주 3회 수업을 하는 것도

방안이 될 수는 있지만

월, 수, 금요일의 7시나 8시로 정해진 수업을

늘 참석하기엔 벅찼고,

개인수업으로 시작한 터라

그룹으로 넘어가기가 쉽지 않았다.


그렇다고 주 3회 내가 시간 날 때 할 수 있는

일대일 필라테스를 한다는 것은...

3회*5만원(내 기준)*4주=60만원....




그동안 150만 원을 부었던 나는

솔직히 필라테스를 하면서 그래도

돈 벌길 잘했다는 생각도 했었다.

(나는 조금 늦게 취업을 했다)


일을 하면서 닥쳐온 수많은 퇴사 뽐뿌에도

'그래... 필라테스 할 돈 벌어야지...'라는

생각도 했었고.


하지만 평생 그럴 수는 없었다.

앞으로 계속했다간 육체적인 허리는 꼿꼿해져도

금전적으로는 허리가 휘었을 것이다.





필라테스를 함께 시작했다 그만둔 주변인들은

주로 이런 단점들을 얘기했다.


1. 근력이 없는데 무리하게 그룹수업을 하다가

기구에서 떨어질 뻔했음


2. 너무 정적인 운동이라 재미가 없음


3. 선생님이랑 안 맞음

(특히 최근 필라테스 선생님들이 많이 양성되며

전문성이나 자격을 충분히 갖추지 못한 사람들도

많이 있다고 한다.)



아참, 많은 사람들이 물어봤던 질문인데

살이 빠지지는 않았다.

나 역시도 건강한 통통이의 길 걸었다.






기구 필라테


가격

-그룹 월 20만원(주2회)~ 25만원(주3회)

(몇 개월치를 끊거나 기구가 적어지면 좀 저렴해짐)

-개인 회당 5만원~8만원

(마찬가지로 횟수 늘리면 저렴해짐)


난이도: ★★★

접근성: ★★

(헬스장 연계 필라테스 수업이 많이 증가함)

지속성: ★★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