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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소현 Aug 23. 2022

게으르지만 성공하고파

체인지 2

평생 게으르게 살아온 내가 부지런해졌다. 

정확히 말하자면, 공부를 시작하면서 몇몇 영역에서만 부지런해졌다. 확고한 목표 덕분이다.



반전이다. 

공부를 시작한다고 책을 든 지 7개월이 되어가지만, 나의 첫 토플 점수는 충격적이었다. 58점? 48점?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IBT 홈페이지를 뒤져봐도 오래돼 정확한 점수는 모르겠지만 공부를 한 지 200일이 넘었지만 문제의 절반도 못 맞춘 것이다. 그렇게 열심히 했는데, 이쯤 되면 난 바보인가 싶었다.


부끄러웠다. 공부해서 나도 석사를 하겠다고 떠벌렸었는데, 쪽팔렸다. 여름방학이었는지라, 화순에 있는 부모님 댁 방 한 칸에 3달 정도 기거하면서 호언장담을 했기 때문이다. 아들은 근처 어린이집에 2달 정도 보내고 카페에서 공부를 했다. 부모님은 그런 나를 못 마땅해하셨다. 유학 간 남편과 어린 아기가 있는 딸이기에, 당분간은 그런 의무를 해야 하지 않을까 하시는 마음이셨다. 서운했지만, 난 알기에 괜찮았다. 혹시나 덜컥 합격하면 말도 안 되게 더 힘들어질 나의 육아 라이프부터 타국에서의 힘든 공부나 얼마인지도 모를 학비 등 걱정이 이만저만 많으셨을 것이다. 그냥 신랑이 공부 끝나면 빨리 같이 귀국했으면 하셨으니까. 자식을 키우는 입장에서 더 나은 학위고 머고, 편하게 살길 바라는 마음이셨으리라. 


하지만, 난 내가 원하는 것을 해보고 살기로 했으며 또 그런 마음가짐을 갖고 산 후로 난 내가 너무 맘에 들었다. 


친정집에서 머무르는 동안 토플을 폭망 하고 난 여름이 지나, 가을이 될 때쯤 미국으로 돌아왔다. 망한 점수에 충격을 먹고 포기해야 하는 게 원래 내 스타일이고 그렇게 살아왔었다. 그런데, 이때의 난 오기가 더 생겨 더욱더 최선을 다하기로 다짐했다. 장난으로 폼으로 토플책만 들고 다니는 카페 놀이를 그만두고, 이동시간조차 아까우니 집에서 무조건 6시간 이상 공부를 하려고 노력했다.


시간으로 영역별을 철저하게 적고(사진에 있는 다이어리 기록) 지키려 최선을 다했던 그 해 9월부였다.


체인지 2

적기 시작했다. A4에도, 내 다이어리에도 수도 없이 적었다. 

원하는 영역별 토플 목표 점수, 나의 다짐들 그리고 나의 장점과 되고픈 나의 모습들을 글로 적었다. 유명한 사람들의 명언들도 마구 적으며 읽고 또 읽었다. 그렇게 꼭 살아야 하는 것으로 맹신하면서... 적은 종이를 손수 코팅해서 책장에 꽂아두고 매일 보았다. 다이어리에는 토플 공부한 시간들의 기록으로 빼곡했다. 토플에 미친 사람 같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토플 점수는 여전히 형편없었다. 그럼에도 나는 멈출 수 없었다. 브레이크 고장 난 사람 같았다. 꽤 오랫동안 도전이란 걸 해 본 적 없는 34살의 난 정말 그랬다. 그 좋아하던 드라마도 안 보고, 유수연, 김미경, 영어강사 샤이니 등의 유명한 사람들의 강의를 밤마다 아기를 재우고 이어폰을 꽂고 매일 보며 마인드 컨트롤을 했다. 그분들의 말을 적고 또 적었다. 


영역별 공부한 시간들을 기록하고, 시간을 분배하려 노력했다. 공부는 시간을 적절히 활용하는 것이 관건이기 때문이다. 1주에 내가 얼마큼 공부를 하는지도 빼곡히 적었다. 이를 토플 시험을 보기 전에 지키려 애썼다.


누구나 원하는 목적 달성이 생각보다 안 되는 것 같아 그만두고 싶을 때가 더러 있다. 또는 어떠한 노력들의 결실이 당장 나오지는 않아 속상할 때도 많다. 그럴 땐 무조건 원하는 꿈들을 상상하면서 적는 것을 권하고 싶다. 이는 마인드 컨트롤에 가장 큰 도움을 준다. 마인드가 단단해지면 계속 나아가는 끈기가 저절로 세워진다. 그리고 이는 결국 성공으로 이끈다. 그래서 수많은 자기 계발서에서도 적어라! "100번 적어라!" 이런 말을 흔하게 볼 수 있는 이유다. 


"무조건 쓰면 당신의 꿈이 이루어진다." 어떻게 보면 이 말은 맞기도 하고 틀리기도 하다. 무조건이라기보다는 손으로 적으면서 점점 자신의 마음을 다잡게 해 주어, 이룰 때까지 정진하는 사람이 되게 하니, 결국 꿈에 이른다는 말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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