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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어떤 날 Oct 24. 2024

백일기침

詩,냇물_17

나, 쟤 키울 때 힘들었잖아.


엄마의 육아 무용담에

빠지지 않고 등장했던 나의 백일기침.


병원을 걸어서 갔다는 그 겨울밤의 이야기를 듣던

어린 내 귀에 그날이 떠오르기 시작했고

지금도 나는 그 한 장면을 기억한다.


차가운 공기와 엄마의 뜨거운 등

그 사이에 이글루 같은 엄마의 코트.

나의 쿨럭거림.


엄마의 두 팔이. 안타까운 신음이,

잠결에 기침을 하다 눈도 못 뜨고 울던 아이에게

엄마 여기 있어라는 그 토닥임이,

기침을 멎게 할 힘은 없었지만

잠깐 눈을 떠보면 보이는 엄마 얼굴은

내 기침이 꿈 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주었을지도.


어른이 된 나는 지금도

새벽기침을 한다.

그럴 때면 엄마의 가슴이,

엄마의 등이 나를 눌러주고 토닥인 그때처럼

베개를 눌러 안고 새우잠을 잔다.

어쩌면 꿈인지도 모를

그 어린 날의 겨울밤을 잠깐 기억하며.



내가 형제들 중 유일하게 백일기침을 했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 백일동안 기침을 해대다니 상상할 수 없었다.

요즘 다시 유행하는 백일기침, 백일해.

나는 엄마가 되고 나서야 그 이름의 뜻을 알게 되었다.

아이가 잠들지도 못할 정도의 기침을 하는 밤이면

나도 잠을 잘 수 없었다.

내가 안아줘도 등을 토닥여도 기침은 멎지를 않는다.

가슴을 들썩이며 하는 밤기침은 아이에게도 엄마에게도 긴긴밤을 가져다준다.


밤새 기침을 한 아이의 아침잠은 얼마나 눈부셨는지.

아침이 지나고 밤이 오면 잠들기 무섭게 기침이 시작되던 어떤 밤은 이제 다 지나갔다.


어린 날 만큼은 아니지만 밤기침을 자주 하는 나는

몸을 웅크려 엄마의 등을, 엄마의 토닥임을 추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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