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사람들을 한 번씩 바라보기도 벅찬 세상 속에서
너는 물밀듯이 나에게 몰려온다
이 불가항력은 막는다고 막아지는 것이 아니다
너를 보는 순간에 당연히 그래야 했던 것처럼
거침없이 일어나버리는 것이다
나는 너를 기다린다
너를 기다리는 일은 목적성이 없다
기다림이라 함은
네가 나에게 와서 실현되어야 하는 것인데
내가 너를 기다리는 일에는 너라는 대상이 빠져있다
그래서 너를 기다리는 일은 끝없는 안개와도 같다
그저 견디는 일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너는 그냥 지나가지
굳이 내 속에 들어와 나를 이리도 어지럽게 하나
나는 누구에게도 묻지 못하고 내내 관망한다
차라리 네가 어디론가 사라져서 돌아오지 않으면 좋겠다
그러면 힘껏 울고
너 없는 어느 날에 혼자 영영 떠나보내면 될 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