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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없는 세상 20화

by 이현성

어렵지 않은 글을 쓴다

고상한 척 나조차도 써놓고

돌아서면 왜인지 알 수 없는

버려야 할 말들을 버리자

사랑은 사랑이라 적고 마는 그뿐인 것

나는 내가 이해할 수 있는 말들로

내게 왔던 모든 이별들을 아프게 아프게 훑고 지나간다

가장 지독한 문장은 가장 쉬운 문장이라는

오래된 구절을 노랫말처럼 되뇌고는

가능한 이다지도 참혹한 글을 쓴다

오지 않는 당신 같은 이가 읽었으면 하는 말을 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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