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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리고 Mar 13. 2021

미륵산(용화산)의 화려한 일출

산림청선정 100대 명산 산행기 22화  미륵산(용화산)

경남 남해안의 통영 미륵산과 고성의 연화산을 동시에 오르기 위해서 무박일정으로 집을 나선다.

미륵산 산행도 사량도 지리산 산행 일정과 마찮가지다.

역시 열차편이 여의치 않아서 강남고속버스터미널에서 심야우등고속버스를 이용해야 한다.

집에서 지하철로 고속버스터미널(3번이나 갈아타서 불편하고 1시간넘게 걸렸다.) ㅡ심야고속으로 통영 ㅡ택시로 용화사주차장의 경로를 이용했다.


통영의 야경

새벽 5시 용화사주차장에 도착했다.

따뜻한 남쪽 바닷가로 알고있는 통영의 새벽 바람은 의외로 추웠다.

주섬주섬 야간산행 준비를 마치고 산길로 들어섰다.

새벽 섬 산길엔 유난히 차갑게 느껴지는 달빛만이 가득하다.



통영 앞바다의 여명과 미륵산 정상.


용화사 광장에서 미륵산 정상으로 올라가는 길에는 관음사와 도솔암 그리고 돌탑과 기암괴석등이 있는 아기자기 한 길이다.

아직은 산사도 고요하다.

그 고요함을 카메라에 담아보고 싶은 충동을 느꼈지만 그냥 참고 지나쳤다.

일출을 보기 위해서는 오히려 빨리 오르는데 집중 하는게 더 낫겠다는 생각 때문이다.

아무튼 올라가는 잡다한 이야기를 담을 수 없는 건 야간 산행의 결정적인 단점이다.




미륵산은 100대 명산이지만 아주 낮은 산이다.

산이라기 보다도 관광지라고 해야 할 정도.

아마도 정상에서 아름다운 한려수도를 조망할 수 있기 때문에 선정된게 아닐까 싶다.

더군다나 케이블카가 설치되어 있어서 굳이 등산을 하지 않아도 된다.

그렇지만 일출을 보기 위해서는 등산을 해야 한다.

등산으로도 가파른 오르막길을 1시간여 정도 오르자 금새 희미한 여명과 함께 정상이 나왔다.




정상에 오르자마자 동쪽하늘이 붉어지기 시작했다.

그러고보니 일출 산행에서 이렇게 정확하게 일출 시간을 맞춰 본적이 없는것 같다.

덕분에 잠깐의 숨을 돌리고 천천히 일출 촬영을 할 준비를 한다.

삼각대를 설치하고 카메라 세팅까지 마치고 서서히 붉어지는 수평선 너머를 응시하며 나만의 세계에 몰입했다.



밝아오는 통영만

항상 쫒기듯 촬영하던 일출 풍경을 이렇게 즐기며 기다리기도 처음이다.



시시각각 붉음을 더해가던 멀리 대마도쪽 수평선이 폭발 직전의 화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생각을 하는 그 순간 장엄한 일출이 시작되었다.

태양은 고개를 내밀기가 무섭게 빠르게 솟구쳤다.



수많은 섬들 사이로 용솟음치듯 떠오르는 태양은 순식간에 그 많은 섬들과 바다를 붉게 만들어버린다.

태초에 세상이 열리는 모습이 이런 모습이었을까?

순식간에 바다가 만들어지고 크고작은 아름다운 섬들이 만들어지고 궁극에는 거대한 대륙이 만들어지는거였다.

천지창조는 정말 순간이었다.



그 시간 다른 방향 풍경이다.

역시 그림 같은 풍경들이 마치 잠에서 깨어나기라도 하듯 그 모습을 천천히 드러내고 있다.




드디어 정상석에도 따스한 햇살이 비스듬이 꼿혔다.

미륵산 정상은 461m다.

그러나 비록 낮은 산이지만 바다 깊숙히 솟은 산이라서 온 천하를 두루 조망할 수 있다.

오늘은 마침 날이 아주 청명해서 통영만과 멀리 거제도는 물론 대마도,사량도까지 한려수도의 속살을 그대로 볼 수 있었다.

그 또한 행운이 아닐수 없다.



이제 한가로운 산아래 섬마을도 그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가을풍경이라면 참 아름다울듯 한 섬마을 풍경이다.




봉수대

일출쑈가 끝나고 바로 하산길에 들었다.

하산은 미래사쪽으로 한다.



산이 낮아서 미래사까지 하산하는 길은 굳이 하산이라고 하기에도 그런 거리와 그런 난이도 였다.



미래사(彌來寺)

무소유를 주장하신 법정스님께서 출가하셨다는 미래사는 그리 오래된 절은 아니다.

60여년쯤 된 절이지만 판사출신의 효봉스님을 비롯한 걸출한 스님들과 인연이 깊은 절이라고 한다.

편백나무숲에 둘러쌓인 절의 전각들은 고즈넉한 맛은 없지만 웅장하면서도 조용한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었다.



미래사 관람후 교통편이 여의치 않아서 다시 600여m를 되돌아 올라가서 통영의 명물 케이블카를 타고 내려가야 했다.



이제 해는 중천에 떠 있다.

미륵산 9부능선쯤에 있는 케이블까 탑승장에 다시 올라서자 조금 전 일출때 보았던 풍경과는 또다른 풍경이 펼쳐졌다.



말 그대로 한려수도의 진수를 보여주고 있었다.

왜 한려수도가 한려수도인지 알것같은 풍경이다.



아래 케이블카 승강장에서 본 아담한 정상.


미륵산은 통영으로 알려져 있지만 정확히 말하면 미륵도에 있다.

그러나 지금은 다리로 연결되어 있어서 차로 갈 수 있는 섬이다.

미래에 미륵보살이 온다는 섬 미륵도에 있는 미륵산은 원래 용화사가 있어서 한때는 용화산이라고  불렀으나

요즘은 원래의 이름인 미륵산으로 다시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아무튼 미륵산은 다음엔 산행이 아니라 관광으로 와도 좋을것 같다는 생각. 



산행코스:용화사광장 ㅡ 관음사 ㅡ도솔암 ㅡ돌탑 ㅡ미륵치 ㅡ정상 ㅡ미래사 ㅡ케이블카 상부승강장ㅡ케이블카탑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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