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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리고 Mar 24. 2021

가야의 숨결 가야산

산림청선정 100대명산 산행기 25화 가야산

가야산은 우두산(牛頭山)·설산(雪山)·상왕산(象王山)·중향산(衆香山)·기달산(怾怛山)등으로도 불렸던 산이라고 한다.

이후 현재의 가야산이란 이름으로 부르게 된데는 옛 가야국의 지명을 대표해서 부르게 되었다는 설과 인도의 부처가 설법을 펼쳤다는 가야산에서 가져왔다는 설이 있다.

가야산은 예로부터 조선 팔경으로 꼽힐만큼 뛰어난 경관을 가지고 있는 산으로 1966년 해인사 일원이 사적 및 명승 제5호로 지정되었으며, 1972년 10월에는 다시 가야산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



가야산도 수도권에서는 접근성이 만만치 않았다.

집에서 광명역까지 승용차(30분),광명에서 동대구까지 ktx(1시간30분),동대구역에서 서부터미널까지 택시(20분) ,서부터미널에서 해인사까지 버스(1시간30분)....

대중교통이란것이 참 편리하기도 하지만 이렇게 복잡하기도 하다.



산행은 가장 보편적인 들머리인 해인사에서 시작했다.

해인사는 802년(애장왕 3)에 순응(順應)과 이정(利貞)이 애장왕의 지원을 받아 창건하였다고 한다.

해인사 관람은 산행을 마친후 시간적인 여유를 봐서 하기로하고 바로 산행에 들었다.

등산로는 해인사를 지나 용탑선원 옆으로 계곡을 따라 조성되어 있다.



해인사에서 시작하는 산행은 비교적 완만한 경사의 흙길이다.

참나무류와 잣나무숲이 우거진 등산로는 가을이었다면 단풍이 아름다웠을테이지만 눈없는 겨울 풍경으로는 좀 밋밋했다.

산책로 같은 등산로를 쉬엄쉬엄 두시간쯤 오르다 보면 등산로가 가파라지면서 오른쪽으로 등산로에서 20여m 거리에 석조여래입상이 천년을 버티고 서있다.

보물 264호라는데 저렇게 무방비로 있어도 되는것인지 걱정이 들기도 했다.



여래상을 지나 다시 5분쯤 오르면 드디어 답답함을 벗어버릴 수 있는 마당바위가 나온다.

앞으로는 첩첩 산능선이 한눈에 확 들어오고 뒤로는 가야산 정상의 웅장한 암봉이 우뚝 서있다.

정상에라도 오른듯 잠시 땀을 식히고 나서 다시 길을 나선다.



여기서 부터 정상까지는 600여m.

지금까지와는 완전히 다른 아주 가파른 바위길이다.

더군다나 다른 곳은 모두 눈이 녹아서 어렵지 않았으나 이 구간은 응달이라서 제법 미끄러운 빙판길이다.



하늘에 기우제를 지냈다는 봉천대다.

웅장한 봉천대에서부터는 상왕봉 정상까지 온통 바위구간이다.

그렇지만 경사가 완만해서 위험하지도 힘들지도 않게 오를 수 있어서 가야산 등반의 백미라고해도 과언이 아닌 구간이기도 하다.



봉천대에서 본 정상이다.



우두봉 정상.

우두봉은 상왕봉이라고도 하는데 소의 머리를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버스에서 내려 4.6km의 거리에 있는 가야산의 주봉이다.

꽤 긴거리이지만 거칠지 않은 등산로 때문인지 그렇게 힘든 산행은 아닌것 같다.



우두봉은 높이는 칠불봉(1433)보다 낮은 1430m인데 가야산의 주봉으로 불린다.

조망이 더 좋기 때문인지 행정구역 때문인지는 모르겠다.

해인사에서 우두봉에 오르는 코스는 백운동 코스나 다른 코스보다 밋밋한 코스다.

그래서 그것을 만회라도 하려는듯 해인사라는 명찰이 들어선것도 우연인지는 모르지만 가야산의 균형을 잡아주지 않았나 싶은 생각을 해본다.


우비정

우비정은 우두봉 정상에 있는 바위샘이다.

어떤 가뭄에도 물이 마르지 않는다는 우비정은 소머리의 코에 해당하는 부분이라서 붙여진 이름인데 얼마전 비단개구리가 산다는 뉴스를 본적이 있는데 이렇게 얼어버린 겨울은 어떻게 나는지 궁금해 졌다.



칠불봉에서 본 우두봉.

우두봉에서 200여m 거리에 칠불봉이 있다.

칠불봉은 우두봉보다 3m쯤이 높지만 주봉이라는 타이틀을 우두봉에게 빼앗긴 봉우리다.



가야산 정상에서의 첩첩 산능선의 조망은 가히 일품이었다.

눈덥힌 설경이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 조망에 한 참을 취해본다.



용탑선원

하산은 다시 해인사쪽으로 했다.

다른 하산로가 교통편이 마땅찮은 때문이기도 했지만 올라가는 차 시간이 여유가 있어서 해인사를 한바퀴 둘러 볼 생각 때문이다.



이른 시간에 내려온다고 내려왔는데도 겨울 해는 어느새 서쪽에 기울어있다.



천천히 둘러보면 하루를 머물러도 부족할 대 사찰을 1시간 남짓의 시간에 둘러본다는것이 어쩌면 수박 겉핥기에 불과 하겠지만 그래도 가야산 산행의 완성은 해인사 관람이 아닐까 하는 생각에 빠른 걸음으로 경내를 부지런히 돈다.



경내의 모든 담장을 새로 단장한 모양이다.

황토와 기와을 이용한 새담장,아직 세월의 옷을 입지 않아서 오래된 멋은 없지만 단정한 모습 또한 멋이 있다.



팔만대장경이 보관되어있는 곳이다.

고려 고종 23년(1236)부터 38년(1251)까지 15년에 걸쳐 완성한 대장경은 부처의 힘으로 외적을 물리치기 위해 만들었다.

경판(經板)의 수가 8만 1258판에 이른다 하여 팔만대장경이라 부른다.



법보전 

정면 15칸, 측면 2칸 구조의 목조건축물로 대장경 보관을 위해 만든 특수건축물이다.

목조건축물을 바람이 잘통하는 곳에 짓고 바닥을 흙으로 마감한 다음 앞뒤쪽으로 크기와 높이가 각기다른 창을내서 공기의 흐름과 세기를 조절해서 적정한 습도와 온도가 자동적으로 유지되도록 하는 우리 고유의 과학적인 특수 건축물이라고 한다.

그래서 만든 지 700년이나 되는 고려팔만대장경은 지금껏 이곳에서 아무 탈없이 원형을 유지하고 있다.

일명 "바람을 담는 집 "이라 일컫는 법보전은 현재 팔만대장경과 함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되어있다.



해가 저물어 갈 무렵 해인사 관람까지 가야산 산행이 끝났다.

왠지 신비에 쌓여있는 가야의 향기가 서려있는 듯 한 가야산.

해인사라는 천년고찰까지 둘러볼 수 있어서 일거양득인 산행을 할 수 있었던 산행이었다.



산행코스:해인사ㅡ용탑선원 ㅡ토신골 ㅡ마애불 ㅡ봉천대 ㅡ상왕봉 (원점회귀,천천히5시간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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