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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천 공작산

산림청선정 100대명산 산행기 제 39 화 홍천 공작산

by 그리고

홍천은 군대생활의 일부인 수송교육대에서 운전교육을 받았던 특별한 인연이 있는 곳이다.

그때는 정말 멀고 험한 강원도 산골이었는데 지금은 고속도로까지 뚫려서 서울에서 1시간30여분이면 갈 수 있는 인기 관광지가 되어버렸다.

오늘은 홍천강으로 더 유명한 홍천에 있다는 100대 명산 공작산을 찾는다.

구불구불 산길 들길 돌아가던 옛길처럼 운치는 없지만 잘 뚫린 길 때문에 네비게이션의 친절한 안내를 받으며 순식간에 홍천에 들어섰다.


그래도 고속도로에서 내려와 공작산까지 가는 늦은 봄길은 도시생활의 피로와 스트레스를 한방에 날려버리는데 손색이 없었다.

옛날 군대에 있을때 어머님께서 면회를 오실때는 1박을 해야 올 수 있었던 홍천.

그 홍천을 비록 수도권에서 출발했지만 2시간만에 왔다고는 믿기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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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개마루에 조성해 놓은 조그만 등산로 입구에는 10여대 주차할 수 있는 주차장이 있고 쉴 수 있는 정자와 깔끔한 화장실이 조성되어 있었다.

그중에 가장 감동적인것은 친절한 등산 안내원이 배치되어 있었다는 것이다.

이윽고 등산로에 들어서자마자 아름드리 소나무와 참나무가 잘 어우러진 완만한 등산로가 나왔다.



초입에서 정상까지는 2.7km다.

8부 능선쯤까지는 부드러운 흙길.숲길로 되어있어서 다른 볼거리는 없다.

하지만 연두에서 초록으로 넘어가는 5월 말 늦봄의 쌉스름한 향기가 나는 숲길을 즐기는 재미가 솔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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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친절한 이정표.

어떤책에서 본 "인생길도 이렇게 친절한 이정표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글이 생각났다.

그렇게 유명하진 않지만 국립공원 못지않은 친절한 이정표와 편의시설 그리고 친절한 안내원 배치까지

지방자치단체에서 많은 노력을 한 흔적이 배어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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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까지 가는 동안 딱 한사람 만날정도로 호젓한 산길.

혼자서 걸어본 사람만이 알 수 있는 약간 적막하고 으스스 한 산길.

그 한적한 산길에서 흐뭇한 행복감을 느끼며 걷다보니 어느새 정상부에 도착했다.




2시간여만에 정상에 섰다.

노닐듯 천천히다.

높이가 887m인 공작산정상은 3개의 봉우리로 이루어져 있다.

그중 가장낮은 봉우리엔 아직 못다핀 철쭉이 한창이다.

전체적인 산세가 공작을 닮았다고 해서 공작산이라 불리어졌다는데 어디에서 봐야 공작을 볼 수 있는지 알 길이 없지만 산세만은 사납지않고 공작의 깃털처럼 부드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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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에서 본 풍경들이다.

강원도의 산으로는 그리 높지 않은 800m급 산이라서 특별한 조망을 선사하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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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작산의 숲 구성은 참 단순했다.

아름드리 소나무와 참나무가 대부분이고 산철쭉과 기타 잡목은 군데군데서 힘겹게 자라는 수준이다.

그리고 등산로 주변으로 둥굴레가 많았다.



사실 산 자체만으로는 강원도의 내노라하는 산들에 비해서 좀 초라한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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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공작산이 100대 명산에 들게 된 이유는 유명한 수타사와 수타계곡때문이 아닐까 싶다.

이 두곳을 둘러봐야 제대로 된 공작산 산행의 완결일텐데 시간관계상 그쪽 코스를 택하지 못한 아쉬움이 있다.

다음 기회가 있다면 그쪽으로 가볼 요량이다.



등산코스:공작현 고개ㅡ능선 ㅡ정상 ㅡ원점 회귀(6km 천천히 4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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