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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곡과 숲, 그리고 암봉이 잘 어우러진 대야산에 오르다

산림청선정 100대명산 산행기 제44화 대야산

by 그리고

대야산은 [한국지명총람]에는 '대야산(大野山)'으로 표기하면서, 홍수가 날 때 봉우리가 대야만큼 남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한다.

그러나 대야산은 이름이 많기로도 유명하다.

대야산(大也山), 대야산(大野山), 대화산(大花山), 대하산(大河山), 대산(大山), 선유산(仙遊山), 상대산(上臺山)등.

산이 크다는 뜻과 꽃봉우리 같다는뜻 그리고 물이 많다는 뜻의 이름들이다.

속리산국립공원에 편입되어있는 대야산은 백두대간이 통과하며 북으로 희양산과 남으로 조양산 사이에 있다.



아침 8시.

굽이굽이 속리산자락 산길을 지나 용추계곡 주차장에 도착했다.

어디선가 뻐꾹 뻐꾹 ㅡ뻐꾸기가 나를 반겨준다.

이 곳은 문경새재를 정점으로 주흘산,희양산,대야산,도락산등 100대 명산이 즐비하다.

그중에 오늘은 대야산을 오른다.

비교적 이른 시간인데도 벌써 산악회 버스 한 대가 도착해 있다.

산악회 사람들과 엉켜서 출발하지 않으려고 서둘러서 캔커피 하나를 사서 챙겨넣고 바로 출발한다.



길가에 누군가 붙여놓은 지도다.

때로는 정교한 지도 보다 이렇게 간결하게 만든 지도가 더 유용하기도 하다.



등산로 입구를 지나 언덕 하나를 넘으면 산이 아니라 마을이 나온다.

매점과 식당,그리고 펜션이 있는 벌바위골이다.

지금은 유원지처럼 좀 어수선하긴 하지만 본래는 참 아늑하고 풍광좋은 마을이었을듯 싶다.



그리고 얼마 오르지 않아 암반으로 이루어진 계곡을 만난다.



그 유명한 용추폭포다.

벌바위마을에서 10분정도 올라가면 나오는 폭포다.

가뭄때문에 수량이 적어서 좀 초라해 보이지만 수천만년 바위를 깎고깎아 자연이 만든 하트모양의 소.

신비스러울 뿐이다.



자연이 만든 하트.

물이 만들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지만 믿어야 한다.

부드러운 물이 단단한 바위를 이렇게 깎아 냈다.

부드러움이 단단함을 이긴다는 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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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들 신비한 풍경 앞에서 감탄사를 연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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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영대다.

용추폭포에서 30여분 거리에 있다.

달밝은 밤이면 바위와 물에 달이 비친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여기서 왼쪽으로 가면 밀재이고 오른쪽으로 가면 피아골이다.

09시15분.

이곳에서 준비해간 도시락으로 아침을 먹고 밀재쪽으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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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바위골에서 사기골까지는 계곡과 나란히하는 숲길이다.

경사도 심하지 않아서 숲길 산책하듯 물소리를 들으면서 천천히 걷는 기분이 그만이다.



이윽고 나오는 바위 하나.

떡바위라는데 왜 떡바위인지는 모르겠다.



이제 밀재를 지난다.

사기골에서 밀재까지는 좀 가파른 길이지만 험하지는 않다.

그리고 역시 숲길이라서 여름산행에 좋은 길이다.

하지만 여기서부터 암봉구간까지는 최고의 난코스다.

그러나 암봉능선까지만 올라가면 아기자기한 암봉길이다.



小門같은데 大門바위라고 한다.

본격적인 암봉 능선에 들어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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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문바위를 지나 천정바위로 이어지는 암봉능선길.

오르락내리락 암봉타는 재미도 솔솔하지만 이쪽저쪽 조망도 일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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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정바위다.

사람이 통과 할 만큼 제법 높은 천정이다.



천정바위를 지나고도 기암괴석은 계속된다.

마치 바위의 전시장을 방불케 하는 각양각색의 바위들이 즐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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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야산 산행의 백미인 암봉 능선타기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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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암봉타는 재미와 사방의 조망을 즐기며 걷다보면 정상이 눈앞에 다가온다.



하늘만 쾌청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 조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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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정상 앞에 섰다.

암봉으로 이루어져 조망이 일품이지만 대부분 암릉길에서 본 조망이기때문에 큰 기대감은 없다.



대야산 정상.

아기자기 암봉구간도 재미있지만 능선과 정상에서 바라보는 사방의 전망도 아주좋다.

날씨때문에 흐릿하긴 했지만 속리산과 희양산을 비롯한 고봉들이 빙둘러싸고 있는 형국이다.

또한 정상부가 넓어서 많은 사람들이 함께 할 수 있어서 여유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것도 좋았다.



아무튼 정상으로서 천혜의 조건을 모두 갗추고 있었다.

대야산의 높이는 930.7m다.

그렇지만 조망이 좋은 이유는 주변 산들의 중앙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무튼 생각 보다 멋진 산이다.

사실 유명한 100대 명산들이지만 오르고 나면 실망스러운 산이 있는가 하면 생각보다 멋진 산도 있다.

대야산이 후자의 산이다.



걸어온 암봉 능선이다.

마치 천혜의 자연 성곽 같다.



하늘만 쾌청 했다면 금상첨화였을 것인데 그래도 멋진 조망과 함께 많은 시간을 보내고서야 하산길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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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산은 피아골로 했다.

피아골 등산로는 거의 수직에 가깝다.

잘 정비되지 않아서 힘들고 위험하기까지 했다.

초보자는 내려가는게 위험하고 중급자는 올라가는게 힘든 그런 코스이다.



언제 암봉이었느냐는 듯 20여분 내려서자 산세는 금방 숲으로 바뀌었다.



역시 여름 산행은 숲이 우거진 산이 최고다.



소나무와 잡목이 이상적으로 적당히 어우러진 숲.

단일 나무의 숲보다 훨씬 시원하고 운치가 있어서 좋았다.



그렇게 조화로운 숲길을 천천히 걷다보니 어느새 하산 기점이 가까워지고 있었다.



산행시간 6시간30분.

정상부와 피아골의 힘든 구간을 감안 하더라도 난이도 중급정도의 산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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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수준에 딱 좋은.

그렇지만 난이도에 비해서 산행으로 얻는 즐거움이 훨씬 큰 산이다.



소나무와 떡깔나무가 적당히 어우러진 숲.

암반 위를 흐르는 맑은 물.

그리고 기암괴석의 암봉과 확트인 전망.

명산의 모든 조건을 두루갖춘 명산이었다.

그래서 다시 가고 싶은 산으로 마음에 새기며 산행을 마무리 했다.



*산행코스,:용추폭포주차장 ㅡ용추폭포 ㅡ월영대 ㅡ떡바위 ㅡ 사기골 ㅡ밀재 ㅡ정상 ㅡ피아골 ㅡ월영대 ㅡ용추폭포주차장(천천히 사진촬영.점심 포함 6시간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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