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쓰지 못했다.

수시 원서 접수를 마치고1

by sallala

지난 주에 글을 올리지 못했다.

사실은 오늘도 글을 올리지 않을 생각이었다.


9월 12일 금요일을 마지막으로 모든 4년제 대학의 수시 원서 접수가 마감되었다.

나 역시 9월 2일부터 시작된 수시 원서 접수의 대장정을 9월 12일 5시 30분에야 마무리 할 수 있었다.


6시 전에 겨우 마지막 대학의 수시 원서 접수를 마치고 나자

맥주 한잔 들이킬 힘조차 남아있지 않았다.


이 헛헛한 마음을 도무지 정리할 길이 없어 글도 쓰지 못했다.


주말을 산송장처럼 누워서 보내고, 출근을 했다. 아이의 수시 원서를 신경 쓰느랴 미뤄두었던 일들을 하나하나 처리해가며 되도록이면 입시와 관련된 생각을 하지 않도록 노력했다.

유튜브 알고리즘을 통해 계속해서 올라오는 입시 관련 동영상들에 '관심없음'이라고 체크해두었다.

이제 유튜브 알고리즘은 우울증 관련 동영상을 내게 보여주고 있다. 흠.......


2번의 컨설팅, 1번의 담임상담, 진학사 사이트의 분석으로도 모자라, 우리 두 모자는 접수 마감 시간 직전까지 마지막 대학의 전형과 학과를 고민하고 있었다. 자녀의 입시를 겪어보지 못한 사람들은 어떻게 그럴수 있지? 이렇게 중요한 일은 미리 결정해놓고 마감일 하루 이틀전에 원서접수 해야하는거 아니야?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물론 내 아이의 성적이 너무 높아 가고자 하는 대학이 스카이나 카이스트로 딱 정해져 있다면 나도 물론 그렇게 하겠다. 아니면 재수의 의지가 확고해서 성적이 되지 않더라도 가고 싶은 대학을 우주 상향으로 지원하는 배짱좋은 아이와 부모라면 나도 그렇게 하겠다. 하지만 우리 두 모자는 최고 좋은 성적의 소유자도 아니고, 재수에 대한 온갖 두려움을 가지고 있으며, 배짱은 커녕 낮은 경쟁률의 학과에도 지원하지 못하고 손을 벌벌 떠는 소심한 사람들이니 어쩔수 없었다.


원서를 마감하고 일주일이 지났다.

이제 조금씩 마음은 안정을 찾아가고 있으며, 수시 원서접수 과정을 통해 배우게된, 새로 알게된 여러 사실들을 하나씩 정리하고 있다.


나와 아이는 총 10장의 수시원서를 작성했다.

심적으로 너무나 고된 여정이었다.


다음주부터 하나씩 하나씩 이 수시원서접수의 이야기를 풀어낼 예정이다.

그전에 나는 입시의 세계에서 며칠만이라도 떨어져서,

맛있게 먹고, 마시고, 재미난 영화를 보고, 한결 누그러진 가을 볕을 받으며 산책 할 것이다.


그리고 또 아이의 학원 라이딩이 남아있다.

그리고 이짓도 60여일 뒤면 끝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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