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너도? 나두!.....되고싶다

by 라즈베리


왜 이렇게 냄새가 이상하지? 우웩 우웩! 어머 나 임신인가 봐!

축하합니다. 임신 3개월입니다.


이렇게 나도 평탄하게 임신을 할 줄 알았다. 드라마에 나오는 그 흔한 장면처럼 우연하게 입덧으로 임신을 발견하고 처음 방문한 산부인과에서 축하합니다 라는 이야기를 들을 줄 알았다.

몰디브 신혼여행에서 돌아오는 길 우리는 한 치 앞도 모른 채 앞으로 아기가 태어난다면 어떤 이름을 지을까에 대해서 아주 열심히 머리를 맞대고 생각했다.



"테오 어때? 영어 이름도 되고 한국어 이름도 되고?"

"그건 이미 내 친구네 애기 이름이야."

"우리 이름 한 글자씩 따서 지을까?"

"어우~~~ 그건 놀림감 되기 딱 좋은 발음인걸?"




그 후 한 달, 두 달 바로 임신이 될 줄 알았다. 그리고 6개월이 흘렀다. 임신이 그렇게 쉽게 되지는 않는가 보다 라며 배란테스트기를 샀다. 매 달 정기적으로 피크를 나타내 주는 배란테스트기를 사용함에도 불구하고 좋은 소식은 들리지 않았다. 매달 생리 예정일이 되면 임신테스트기를 해봤다. 이리 돌려보고 저리 돌려보고 햇빛 아래에서도 보고 형광등 아래에서도 보고... 너무도 선명한 한 줄임에도 어떻게든 마음속의 두 번째 줄을 찾아내고야 말겠다는 의지로 하루 종일 임신테스트기만 봤다.



그리고 또 6개월이 지났다. 서서히 지쳐가기 시작했다. 비슷한 시기에 결혼한 친구들의 임신 소식이 들려오기 시작했다. 그들의 임신을 진심으로 축하해줬고 비결을 물어보기도 했다. 그리고 또 6개월이 지났다. 이젠 진짜 지쳐버렸다. 이곳저곳에서 방어할 틈도 없이 들려오는 임신 소식에 눈물이 나기 시작했다. 왜 나는 안 되는 걸까? 기도가 부족했던 것일까? 내색은 하지 않았지만 한 달 한 달이 지날 때마다 간절함과 스트레스가 높아지기 시작했다.


양가 부모님은 아이 없이 살면 어떠냐 너희들끼리 행복하면 그만이지라고 말씀해주셨지만 내 마음은 새까맣게 타들어가고 있었다. 일 년에 12번밖에 시도할 수 없는 임신... 이 횟수조차 너무 적게 느껴졌다. 나를 위로한답시고 신혼 더 즐겨야지~라고 하는 말도 듣기 싫어졌다. 이렇게 임신 앞에 작아지는 내 모습이 싫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