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과 마음은 정말 연결되어있나 보다.
뜬금없는 이야기지만, 나는 개인적으로 마법사가 나오는 영화를 좋아한다. 그래서 해리포터 시리즈를 주기적으로 정주행 한다. 마블 영화 중에서도 닥터 스트레인지를 가장 좋아한다. 그런데 이상하게 결국 끝까지 살아남은 마법사는 근력이 짱짱한 캐릭터이다. 제아무리 마법사라도 싸움에서 이기려면 어딘가에 매달려야 하고, 무언가를 힘으로 제압해야 하고, 끊임없는 적의 공격에도 지치지 않을 체력이 필요하다.
아니, 마법능력이 있는데 왜 육체노동을 하는 거야?
결국 마법도 몸으로 하는 일인 거였다. 마법사들도 그게 직업이니까 결국 기술이 있어도 육체노동을 하는 거라고 생각했다.
침대 위에 늘어져서 넷플릭스로 어벤저스 엔드게임에서 마지막까지 멋지게 활약하는 닥터 스트레인지를 보다가 갑자기 나도 몸짱이 되고 싶어졌다. 왠지 근육이 강화되면 더 훌륭한 사람이 될 것만 같은 막연한 생각이 들었다.
그 이후로 헬스장에 거의 매일 가서 1시간 이상 운동을 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미약하게나마 근육들이 강해지는 것이 느껴진다. 왠지 모르게 강한 사람이 되는 이 느낌이 참 좋다. 여성의 몸에는 근육이 잘 안 붙는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의 노력으로 만들어지는 나의 작고 소중한 어깨 근육을 보고 있자면 세상 뿌듯하다.
그렇게 운동을 1년 정도 꾸준히 하다 보니, 내 몸에 붙은 근육만 단단해지는 것이 아니라 마음 근육이 같이 생기는 것 같다. 운동을 한다는 건 몸을 정화하고 강하게 단련시키는 일이다. 운동을 매일 한다는 것은 일종의 수련이다. 무림고수가 제자에게 괜히 매일 육체노동을 시키는 게 아니다. 고수가 되려면 일단 몸을 단단하게 만들어야 한다.
나는 오늘도 퇴근 후에 지친 몸을 이끌고 헬스장에 가서 억지로 운동을 했다. 처음 10분만 좀 힘들고, 그 이후부턴 엔돌핀이 뿜어져 나온다. 그렇게 쇠질을 하다 보면 몸은 강해지고, 마음은 정갈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하루 동안 일하며 생긴 긴장은 이완되고, 스트레스는 지방과 함께 태워버린다. 몸과 마음을 정화하는 것이다.
일이 잘 안 풀리거나 고민이 많을 때가 있다. 나는 그런 사람들에게 일단 매일 운동을 해보라고 권해주고 싶다. 몸을 강하게 단련하다 보면, 신기하게도 마음과 생각이 함께 단단해진다.
일단 내가 강해져야 누구랑 붙어도 끝까지 싸울 수 있으니까. 그게 사람이든 상황이든 나 자신이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