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의 밤
페스티벌을 다녀왔다
락 락락밴드들이 총출동한 생애 첫…!
자우림, 페퍼톤스, 유다빈밴드, 터치드, 엔플라잉, 10cm, 카더가든 등등 수많은 밴드보컬의 목소리를 이틀간 원 없이 듣고 즐기고 영혼까지 음악에 절여지는 기분을 느꼈다.
열 두시, 한낮에 광광거리며 시작된 음악소리는 한강 위로 달이 뜨고, 달보다 더 반짝이는 조명이 켜질 때까지 이어졌다.
드럼 소리가 내 심장과 공명하고, 울부짖는 기타 선율은 가닥가닥 신경세포를 붙잡는다.
나는 밴드사운드가 터트리는 다섯 개의 폭룡적인 소리에 내던져진 채, 내 몸이 커다란 스피커가 되어버릴 수도 있다는 걸 처음 느꼈다.
마지막은 바이올린 같은 보컬의 목소리가 온 세상을 황홀하게 뒤덮고, 색색의 폭죽이 잠시 하늘을 가렸다.
순간,
이대로 세상이 끝나 버려도 해피엔딩일 거 같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스쳤다.
(오늘만은 그림말고 음악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