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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지 못할 '오리 날다'

3학년 2학기

by 힐러베어


3학년 2학기의 가장 큰 사건은 부단장을 맡게 된 일이었습니다.

지난 회차에서 이야기했듯, 한 해 후배인 친구가 단장을 맡고 있었는데, 제게 도움을 청했고, 저도 그때의 현역들과 사이가 나쁘지 않아 기꺼이 함께하기로 했습니다.


2학기에는 저희 학교 축제 무대가 있었습니다.

기억에 남는 추억 중 하나는 제가 단장으로서 무대에 올랐던 부끄러운 장면입니다.

단장으로 처음 무대에 서는 상황이라 많이 떨렸습니다. 저는 내향적인 성격이라 많은 사람들 앞에서 이야기하는 게 어렵지만, 단장은 어쩔 수 없이 멘트를 해야 했기에 나름 연습을 하고 무대에 올랐습니다.

음악 시작 신호도 나름대로 준비했었고, 그때 공연한 곡은 체리필터의 '오리 날다'였습니다.

그래서 어린 시절을 떠올리며 ‘오리’ 하면 ‘꽥꽥’ 소리를 관객분들께 부탁드리려 했습니다.

하지만… 설명을 마친 뒤, 마이크를 반대로 들어 관객에게 ‘오리’를 맡기고 저 혼자 ‘꽥꽥’ 소리를 낸 채 공연을 시작해 버리는 바람에 잊지 못할 흑역사가 되어버렸습니다.


다음으로 기억에 남는 것은 입시 설명회 공연이었습니다.

단장님과 공연을 나누어 맡았는데, 저도 단장으로서 공연을 할 수 있어서 정말 행복했습니다.

처음에는 많은 사람들 앞에서 말하는 것이 부담스럽고 떨렸지만, 회차를 거듭할수록 멘트도 자연스러워지고, 어느 정도 좋은 반응도 이끌어낼 수 있어서 뿌듯했습니다.

아쉽게도 더 이상의 자료나 기억은 남아있지 않아, 행복했던 그 시간을 사진으로 대신합니다.

그때의 무대 경험이 지금 저의 직장 생활이나 사회생활에 큰 도움이 되고 있으리라 생각하며, 이 글을 마무리합니다.


내 글이 곧 브랜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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