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많이 차여서 이제 괜찮을 줄 알았네

by 힐러베어

마흔의 나이가 가까워오니 이제라도 이성을 소개받아 많이 만나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지난 일요일 신부님의 소개로 소개팅을 다녀왔습니다.

경양식 집에서 신부님과 함께 점심 식사를 시작했습니다.

둘 다 내성적인 성격이라 술도 한잔 곁들이며 신부님과 소개녀와의 대화를 좋은 분위기 속에 이어갔습니다.

식사가 끝난 뒤 신부님께서 먼저 자리를 비워주셨고, 소개녀와 저는 근처 카페로 이동했습니다.

분위기도 나쁘지 않았고, 저도 상대방이 마음에 들었기에 즐거운 마음으로 대화를 이어갔습니다.

둘 다 성당 대표 교리교사여서 공감되는 부분이 많았고, 대부분 그녀의 말과 저의 반응으로 대화가 이어졌습니다.

카페에서 연락처를 받았는데, 그래서인지 저는 당연히 다음 만남이 이어지리라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저는 상대방이 마음에 들면 먼저 마음을 많이 여는 편이라 친구와의 카톡과 버금가게 밝은 태도로 대화를 하려 했습니다.

하지만 대답이 빠르지 않았고, 대화가 이어진다는 느낌을 받지 못했지만 제가 마음을 먼저 열었던 탓에 그저 카톡에 소홀한 분이라는 생각만 했습니다.

어제 오후 점심 식사를 마치고 애프터 신청을 했는데, 한동안 답이 없다가 저녁 7시나 되어 답이 도착했습니다.

내용은 '심적으로 누굴 만날 여유가 없었으나 약속에 응하게 되었고, 미리 이런 이야기를 못해 미안하다. 그래서 다음 약속은 하지 못하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이 말을 곧이 믿어도 불편하고, 의심해도 불편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결론은 새드엔딩이라는 것이 제 마음을 아프게 했습니다.

경제적으론 아주 효율적이라 좋을지 모르지만, 상대방에게 거절당했다는 아픔은 쉽게 정리되지 않습니다.

저의 부족함도 이해해 줄 누군가를 겨울이 더 추워지기 전에 만나면 좋겠다는 꿈을 꾸면서 글을 마칩니다.


내 글이 곧 브랜드다.

keyword
수, 토 연재
이전 09화작가가 아니라도 글을 반드시 써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