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인3종 완주가 알려준 네트워크의 힘
2018년, 지인의 소개로 처음 철인3종 경기라는 종목을 알게 되었습니다.
"한번 해보세요. 재미있어요! 그리고 마치 우리의 인생 같은 운동입니다"
추천은 받았지만, 막상 시작하기에는 여러모로 쉽지 않았습니다. 다행히 지인분이 관련된 분을 연결해주셨고, 조금씩 관심이 커지면서 본격적으로 운동을 시작했어요. 그 후에 센터에도 등록을 했습니다. 수영, 사이클, 러닝을 순서대로 하는 스포츠라니, 신선하면서도 매우 도전적이었거든요. 사실 3가지 운동을 하는 것이지만, 저는 단 하나도 제대로 할 줄 아는게 없었습니다.
막상 대회 준비를 하려니 여러 일들이 생겼어요. 2020년에는 코로나가 터지면서 대회들이 취소되었고, 그 뒤에는 개인적으로도 여러 사정들이 겹치면서 신청했던 대회를 몇번이나 포기해야 했어요. 포기를 하는데는 생각보다 아주 많은 핑계가 있었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2025년, 마침내 충주에서 한 철인3종 대회에 도전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그동안 센터에서 꾸준히 훈련은 했지만, 대회는 완전히 다른 문제라고 생각했어요. 결국 물에 들어가서 헤엄치고, 자전거 페달을 밟고, 자기 다리로 뛰는 건 오롯이 개인의 몫이잖아요.
헤드헌터 일을 하다 보면 항상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소통해야 하고, 결과는 내 생각대로 되지 않는 일들이 정말 많은데, 철인3종만큼은 '나 혼자의 성취'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했었습니다. 내 체력, 내 의지, 내 준비가 전부라고 여겼어요.
그런데 대회를 한 달쯤 앞두고 몸에 이상신호가 왔어요. 평소보다 피곤했는지 면역력이 떨어져서 감기에 걸렸는데, 그게 폐렴으로 악화된 거예요.
1주일을 꼬박 호되게 앓았습니다. 기침을 할 때마다 가슴이 아프고, 조금만 움직여도 숨이 차더라고요.
'아, 이번에도 못하겠구나.'
또다시 포기해야 하나 싶어서 정말 속상했어요. 5년 넘게 이런저런 이유로 몇 번이나 놓쳤는데, 이번에도 몸이 말을 안 듣다니…
그래도 컨디션이 70% 정도 회복 되자 마자 훈련을 조금씩 하기 시작했습니다.
막상 대회를 앞두고 준비하다보니 불안해지기 시작했어요.
'시간 내에 들어오지 못해서 경기를 완주할 수 없으면 어떡하지?'
'사이클에서 턴을 제대로 못하거나 넘어지면 어떡하지?'
'런에서 퍼지면 어떡하지? 중간에 너무 힘들어서 포기하고 싶어지면?'
막상 제한 시간 3시간 반과 각 코스별 제한 시간이 생각보다 짧게 느껴져서 완주를 하려면 어디에서 어떻게 시간을 배분해야 할지, 어디를 줄일 수 있을지도 모르겠었어요.
다행히 센터의 코치님과 함께 훈련했던 동료들이 있었어요.
주말에 한강에서 하는 오픈워터 훈련, 저녁 러닝 모임, 전환구역(T1, T2) 연습까지... 이런 건 정말 혼자서 하기는 어려운 일이었거든요.
그제서야 깨달았어요. '아, 나 혼자 준비하는 게 아니구나.'
드디어 대회날이 왔습니다.
대회 전날 주로를 함께 돌며 전략을 짜주고,
새벽 워밍업을 함께 해주고 익숙하지 않은 웻수트 입는 것을 도와준 동료들.
먼 경기장까지 와서 코스 곳곳에서 응원을 보내주고, 사진으로 순간순간을 기록해준 동료들 ..
정말 많은 분들에게 도움을 받았습니다.
수영을 마치고 T1 구간으로 들어설 떄, 사이클 구간을 돌 때마다 내 이름을 부르며 외치던 "화이팅!" 응원소리.
수영과 사이클을 무사히 마치고, 마지막 달리기 구간에 들어섰습니다.
뜨거운 햇빛에 달리기는 지루하고 힘들었습니다.
다리는 무겁고, 숨은 턱까지 차고, 다른 사람들은 나보다 훨신 빨리 앞서 가고 있었습니다.
그때 문득 옥상달빛의 '달리기' 노래 가사가 떠올랐습니다.
"지겨운가요 힘든가요 / 숨이 턱까지 찼나요 / 할 수 없죠 / 어차피 시작해 버린 것을"
정말 그 가사가 딱 제 상황이었어요.
지겹고 힘들고 숨도 차지만, 어차피 시작해버린 것을 어떻게 해요. 창피하게 멈춰설 순 없잖아요.
"1등 아닌 보통들에겐 / 박수조차 남의 일인 걸"
그래요, 저는 1등도 아니고 그냥 보통 사람이에요.
하지만 그래도 괜찮았습니다. 중요한 건 완주하는 거니까요.
함께 훈련했던 동료들이 곳곳에서 응원해줬어요. "거의 다 왔어요!" "힘내!" “파이팅”
그 순간 깨달았어요. 아, 나 혼자 달리는 게 아니구나.
사무실로 돌아와서 문득 깨달았어요. 직장생활도 철인3종과 똑같다는 걸요.
헤드헌터로 일하면서 성공하는 사람들을 많이 만나봤습니다.
처음에는 그분들이 개인 능력이 뛰어나서 성공한 거라고 생각했어요. 더 똑똑하고, 더 열심히 하고, 더 재능이 있어서 그런 거라고요.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니 그게 아니었어요.
그들에게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었습니다.
바로 '관계의 힘'을 제대로 아는 사람들이었다는 것이죠.
그래서 제가 발견한
네트워크 구축의 네 가지 전략을 나누고 싶습니다.
1. 동반 성장 파트너를 찾아라
철인3종 센터 동료들처럼, 서로의 약점은 보완하고 강점은 공유할 수 있는 사람들을 만드세요.
최근 만난 한 마케팅 담당자는 다른 부서 사람들과 '점심 스터디'를 만들어
IT팀, 영업팀, 기획팀이 서로 업무 노하우를 공유하더라고요.
서로의 강점이 모두의 강점이 되고 모두가 함께 성장하고 있다고 해요.
2. 코칭 네트워크를 구축하라
저에게 철인3종 코치가 있었던 것처럼, 직장에서도 경험과 노하우를 전수해줄 수 있는 선배나 멘토를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때 중요한 건 일방적으로 받기만 하려고 하면 안 된다는 거예요.
내가 줄 수 있는 새로운 시각이나 정보가 무엇인지 먼저 고민해보세요.
3. 응원 시스템을 만들어라
힘든 순간에 격려와 지지를 보내줄 수 있는 사람들을 평소에 쌓아두세요.
한 스타트업 대표가 이런 말을 하더라고요. "예전 컨설팅 회사에서 일할 때는 경조사를 다 챙기지 못했는데, 대표가 되고 나서는 일정이 힘들어도 되도록 챙긴다"고요. 인간관계가 정말 중요하다는 걸 깨달은 거죠.
4. 상호부조의 원칙을 실천하라
가장 중요한 건 이겁니다.
도움을 받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먼저 다른 사람들의 '완주'를 도와주는 마음가짐을 가져야 합니다.
후배 멘토링, 지식 공유, 네트워킹 기회를 연결해주는 작은 행동부터 시작해도 좋습니다.
그렇게 만들어진 신뢰야말로 진짜 탄탄한 관계의 핵심입니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 제안하고 싶어요.
지금 당신 주변을 한번 둘러보세요.
동반 성장 파트너: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동료가 있나요?
코칭 네트워크: 조언을 구할 수 있는 멘토가 있나요?
응원 시스템: 힘들 때 격려해줄 사람들이 있나요?
상호부조: 내가 도와줄 수 있는 사람들이 있나요?
혹시 비어있는 영역이 있다면,
조금씩이라도 채워나가보세요.
거창할 필요는 없습니다.
점심시간에 동료와 업무 이야기를 나누는 것, 작은 응원 한마디,
그게 시작입니다.
철인3종 완주 후 받은 메달을 볼 때마다
함께 했던 모든 분들의 얼굴이 떠오릅니다.
"단 한 가지 약속은 틀림없이 끝이 있다는 것"
힘든 시간도 결국 지나갑니다.
함께 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반드시 완주할 수 있습니다.
진정한 성공은 혼자 달성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만들어가는 것이니까요.
다음 화 예고
AI가 모든 걸 다 할 수 있는 시대에, 그래도 사람만이 할 수 있는 단 한 가지가 있습니다.
그것이 무엇인지, 그리고 왜 당신의 가장 큰 경쟁력이 될 수 있는지 이야기해보겠습니다.
**당신의 '동반 성장 파트너'는 누구인가요?
직장에서 함께 성장하고 있는 동료가 있다면 댓글로 공유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