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 시대, 커리어 후반전을 준비하는 당신에게

떠밀리듯 졸업하는 시대에, 퇴장은 곧 전환입니다

“저는 아직 할 수 있을 줄 알았어요.”
희망퇴직 대상에 포함되었다는 사실을 처음 들었을 때, 한 후보자분이 제게 했던 말입니다.
누군가는 스스로 정리합니다. 하지만 많은 분들이 “예상치 못한 타이밍”에 조직을 떠나게 됩니다.

최근 몇 년 사이, 대기업에서도 조기퇴직, 임원 정리, 희망퇴직은 더 이상 예외적인 일이 아닙니다.
성과주의와 인력 구조 재편 속에서, 커리어의 ‘예정된 퇴장’은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그러니 오히려 더 중요해졌습니다.
떠밀리듯 졸업당하지 않기 위해, ‘후반전’을 미리 준비하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사실 말입니다.


은퇴가 아닌, ‘전환’을 준비할 시간입니다

커리어는 단순히 ‘직장을 오래 다니는 것’만으로 완성되지 않습니다.

그리고 커리어는 마라톤과도 닮았지만, 모든 여정이 완주로 끝나지는 않습니다.

어떤 이는 결승선 직전에 멈추고,

어떤 이는 예기치 않은 시점에서 방향을 바꾸거나, 전략적으로 중단하기도 합니다.
또 어떤 이는 완주 후 또 다른 레이스에 나서기도 하죠.

중요한 건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지구력,
그리고 새로운 레이스를 시작할 용기입니다.

커리어 후반전은 바로, 그 새로운 레이스의 출발점입니다.


준비된 사람에게는 이 시기가 위기가 아니라, 전환의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커리어 후반전은, 그렇게 나만의 방식으로 다시 출발하는 시간입니다.


많은 분들이 퇴직 이후를 “쉬는 시간”이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그 시간을 잘 활용하는 분들은 퇴사 전부터 계획을 세우기 시작한 분들입니다.
제가 만난 많은 시니어 전문가들도 말합니다.

“막상 떠나고 나면, 연락 오는 사람도 없고, ‘내가 뭘 잘하더라?’부터 다시 고민하게 되더라고요.”


후반전 준비 체크리스트 5가지

다음의 질문은 ‘후반전’을 준비하는 데 있어, 스스로 점검해볼 수 있는 5가지 포인트입니다.


1. “나만의 전문성”을 말로 설명할 수 있는가?

내가 해온 일뿐 아니라 내가 잘 할 수 있는 일을 중심으로 재정의할 수 있어야 합니다.

2. 새로운 역할에 대한 탐색을 하고 있는가?

비상근 자문, 외부 강의, 프로젝트 참여, 스타트업 멘토링 등 조직 밖의 작은 연결이 퇴사 후 기회의 씨앗이 됩니다.

3. 커리어히스토리를 정리해두었는가?

경력기술서, 간단한 이력서, 링크드인 프로필은 후반전의 명함입니다.

당장 쓸 일 없더라도 미리 준비해두면 좋습니다.

4. 지속적으로 배우고 있는가?

자격증이 아니어도 좋습니다. 변화하는 산업에 대한 인사이트, AI 트렌드에 대한 감각, 학습하는 자세가 나이보다 더 큰 경쟁력이 됩니다.

5. 믿을만한 조언자를 곁에 두었는가?

커리어 코치, 동료, 헤드헌터 등. 내 경로를 객관적으로 피드백 해줄 사람은 방향을 잃지 않게 도와줍니다.


후반전의 무기는 경험, 약점은 정보 부족

많은 시니어 전문가들이 경력과 성과는 충분하지만,
실제 이직 시장에서는 막상 “정보가 없다”는 데 어려움을 겪습니다.

특히, 요즘 기업들이 요구하는 역량이나 ‘일의 방식’의 변화를 감지하지 못하면,
예상보다 빠르게 ‘퇴장’을 맞이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 후반전의 전략은 혼자 세우지 마세요.
누군가가 이끄는 게 아니라, 스스로 커리어의 운전대를 잡아야 할 시기입니다.


‘커리어 피날레’가 아닌 ‘세컨드 커리어’라는 마음으로

누군가는 50세에 은퇴를 합니다.
누군가는 60세에 다시 새 직장을 구합니다.
또 어떤 분은 70세에 창업을 합니다.


인생 100세 시대, 커리어의 ‘완성’은 점점 뒤로 밀리고 있습니다.
더 오래 일하게 되었고, 더 자주 전환하게 되었으며,
무엇보다 더 자율적으로 나의 커리어를 설계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퇴장은 시작입니다. 퇴직은 휴식이 아니라 전환입니다.

당신의 후반전은, 지금부터 시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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