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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인드풀 Aug 25. 2024

운전하다 나도 모르게 불안할 때

일상에 명상 네 스푼

 오늘 서울 날씨가 24.9도로 가까스로 열대야에서 벗어난 날입니다. 아침 새벽의 공기는 어제보다 시원하게 느껴집니다. 귀뚜라미 소리가 가을이 왔음을 알려주려고 하는 듯합니다. 


 오늘 아침부터 일이 있어 운전을 하게 되었습니다. 평소에는 지하철로 출퇴근하기에 2주 만에 운전을 하게 된 셈이네요.


'차는 개인적인 공간의 연속입니다.' 


 콧노래를 흥얼흥얼 거릴 수도 있고, 혼잣말을 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편안하게 운전을 하고 있으면 내가 집안에서 자동차 게임을 하는 건지, 진짜 차를 모는 것이 분간이 되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차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을때 그 공간의 현실을 인지할 수 있게 되죠. 날씨가 좋은 날 좋은 풍경을 보면서 천천히 운전하는 것은 묘한 해방감을 줍니다. 창문 밖의 푸르른 하늘은, 지하철의 역명만 보이던 창문밖과 대비됩니다. 



 신월여의 지하차도라는 곳이 있습니다. 부천에서 서울을 이어주는 핵심적인 도로입니다. 서울로 나가는 신월 여의 지하차도 두 개의 차선은 늘 차량이 많기에 들어가기 몇 km전부터 꽤 많이 정체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합류 부분의 끝에서 황급히 합류하려는 차량들과 그것을 내어주지 않으려는 차량들로 북새통을 이룹니다. 


오늘도 그렇게 제 순서를 기다리며 운전을 하고 있는 찰나...

좌측 차선에서 검은색 BMW 1시리즈 차량이 정말 급하게 끼어들어왔습니다. 

순간적으로 놀란 저는 급브레이크를 밟았습니다. 간발의 차이로 부딪히지는 않았습니다. 


 자동적으로 손이 클랙슨에 올라가지만 가까스로 참아냅니다. 


 '그래 그 사람도 급한 일이 있었겠지, 나도 저런 적이 한 번도 없었을까?' 


 저는 차를 빠르게 모는 것을 좋아하지 않아 웬만하면 규정속도를 준수하는 편입니다.  그런데, 세상사 모든 사람의 생각이 다르고, 생김새가 다르듯 운전스타일도 제각각이겠거니.. 하고 넘어가보려 했습니다.


 '그런데 사고가 났으면 어떻게 하지?' 


라는 불안한 생각이 스멀스멀 떠오릅니다. 


 편안하게 느껴지던 개인적인 공간이, 아름답게만 보이던 풍경들이 갑자기 다르게 보입니다. 옆에 지나가던 차들이 끼어들어와서 사고가 날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나의 개인적인 공간이 남들에게 공격받을 수 있다는 불안감이 휩싸입니다. 마치 편안하게 느껴지던 집에 누가 불한당이 찾아와 집안을 다 부술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내가 지나치게 불안해하고 있구나.'


  내가 불편한 마음을 가지고 있음을 알아차립니다. 지금 내 현재 내 몸의 감각들이 어떤지 확인합니다. 핸들을 쥐고 있던 손에 땀이 흥건합니다. 온몸이 갑자기 후끈 달아올라 왔습니다. 목과 허리에 긴장이 잔뜩 들어있습니다. 


 숨을 깊게 들이마시고 길게 내뱉습니다. 

- BMW 차량은 이미 지나갔습니다.

 

 숨을 다시 한번 더 깊게 더 길게 내뱉습니다.

- 내가 상상하는 불안한 미래는 오지 않았습니다. 내가 만들어낸 허상입니다.


마지막으로 숨을 깊게 들이마시고 내뱉습니다. 

 - 지금 확실한 순간은 내가 여기 이 순간에 핸들을 잡고 운전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것에 오롯이 집중하면 됩니다. 


 실제로 오지 않은 미래를 더 불안해하다가 지금 운전에 집중하지 못하면 진짜로 사고가 나고 그것은 내가 사고를 자초한 모습이 되겠지요. 


 '불안한 생각을 하지 말아야 해!라는 생각으로는 불안을 잠재울 수 없습니다.' 


생각을 잠재우는 방법은 감각을 동원해야 합니다. 감각은 지금 이 순간에 느끼는 것들을 인지하는 것으로 가능합니다. 가장 쉬운 방법이 호흡이고, 손의 감각, 내 온몸에서 느끼는 것들을 알아차림으로써 가능합니다. 


 불안하게 생각했던 미래와 다르게 저는 아무 사고도 나지 않았고 편안하게 다시 집에 들어와 이렇게 글을 쓰며 하루를 마무리합니다. 


 저는 오늘도 제 일상에 명상을 한 스푼 더 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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