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 명상 세 스푼
제가 보내는 하루는 간단합니다. 환자들을 진료합니다. 자신의 상태에 대해서 궁금해하는 환자에게 답변을 하고 침 치료를 하고 추나치료를 합니다. 그러다가 틈이 생긴 찰나... 숨을 한숨 돌리나 싶었을 때 자동적으로 스마트 폰에 손이 갑니다.
사실할 게 아무것도 없지만 습관적으로 카카오톡을 들여다봅니다. 아무런 메시지가 없습니다...ㅠ
그리고 네이버 뉴스 창을 엽니다. 뉴스 창에는 지난밤 전 세계에서 일어난 사건 사고들이 앞다투어 제 눈앞에 배달되어 있습니다. 자극적인 제목에 클릭을 합니다.
사건 사고들은 마치 내 눈앞에서 벌어진 것처럼 생생하게 느껴집니다. 괜스레 불안한 마음만 더 추가됩니다.
그러다가 제대로 쉬지도 못하고 다시 저를 부르는 직원분들의 노크가 들리고 진료가 반복됩니다....
저는 잘 쉰 것일까요?
제대로 쉰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요?
대개 우리는 일, 공부를 하다가 틈이 나면 스마트폰을 보면서 쉽니다. (지하철을 타보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스마트폰을 봅니다.) 스마트폰을 통해 웹툰, 유튜브, 인스타그램을 보면서 힘들었고 스트레스 받았던 정신을 재미있는 것으로 전환하며 '쉰다'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진짜로 뇌는 잘 쉰다고 생각하는 것일까요?
뇌의 입장에서 보자면 끊임없는 정보의 자극들이 홍수처럼 밀려들어옵니다. 스마트폰에 접속하는 순간 전 세계와 연결되어 있습니다. 뉴스를 통해 지난밤의 사건사고 소식이 들려오고, 심지어 전 지구촌에서 일어난 기상천외한 사건들을 접할 수 있습니다. 사실 80억의 인구가 사는 데 무서운 사건들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0.001%의 사건이라면 빈도가 아주 낮지만 전 세계적으로는 수 만 건 일어날 수 있습니다. 인스타그램을 통해 나보다 잘 사는 사람들의 삶을 끊임없이 접합니다. 비교를 통해 나는 부족하다는 생각을 끊임없이 주입받습니다.
스마트폰을 통한 시, 청각 자극은 우리를 감정적으로 반응하게 만듭니다.
쉬어야 하는 시간에 불안하게, 초조하게 반응하게 만듭니다. 물리적으로 쉬는 시간은 보냈다고 생각하지만, 뇌는 쉬지를 못하게 되니 다음 일을 할 때 능률이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하루가 이렇게 반복되면 피로도가 누적됩니다. 이상합니다. 나는 쉬고 있는데 왜 끊임없이 피곤하게만 느껴질까?
일 단계 : 일단 눈을 감아보자
제대로 쉬려고 하면 자극을 차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끊임없이 무언가 자극이 밀려오면 그것에 반응할 수밖에 없을 테니까요. 그렇다면 수많은 자극 중에서 어떤 것을 차단하는 게 효과적일까요? 몸 전체의 값어치를 천냥이라고 하면 눈이 구백 냥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 정도로 우리는 시각적 정보에 많이 의존하고 그것에 반응합니다. 시각적 정보를 차단하는 것만으로도 뇌파가 변하게 됩니다. 그러니 일단 쉬고 싶다! 라고 생각하면 눈을 감아야 합니다.
이 단계 : 호흡을 관찰해 보자.
눈을 감으면 자연스레 마음의 소리들이 올라올 것입니다. 저 같은 경우 아까 환자한테 말을 잘 못했나? 치료 포인트를 어떻게 잡아야 하나? 처방 잘 넣었나? 등의 생각들이 끊임없이 밀려옵니다. 시각 자극이 없어지니 마음속에 있던 생각들이 부풀어 오르는 것이지요. 이때 생각을 잠재우는 방법으로 호흡을 관찰하는 것입니다. 호흡을 관찰한다는 의미는 호흡의 감각을 느껴보는 것입니다.
코 끝에서 내 호흡이 어떻게 느껴지는지
숨을 들이마실 때 공기의 흐름, 나같때 공기의 흐름
숨을 들이마시다가 내쉴 때 호흡사이 공간을 알아차릴 수 있는지
그러면 마음속에 있던 생각의 자극들도 잠잠해져 갑니다.
습관적으로 스마트폰을 보고 불안해하는 일상을
잠깐의 틈이 생겼을 때 호흡으로 돌아오려고 하고 있습니다.
시간은 동일하게 흐르지 않는다는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을 명상하면서 많이 느낍니다.
유튜브 볼때의 5분은 순식간에 지나갑니다.
눈을 감고 자극을 차단할 때의 시간은 5분일지라도 매우 느리게 지나갑니다.
저는 오늘 하루 느리게 보내 보려 합니다.
그러면 나이도 느리게 들지 않을까 하는 망상을 해봅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