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것이 결국 작은 것이 아니다.
한 스푼의 시럽이 커피 한잔의 맛을 좌우합니다.
한 스푼의 설탕을 넣냐, 소금을 넣냐에 따라서 콩국수의 맛이 달라집니다.
한 스푼의 소금, 젓갈이 어떻게 들어가느냐에 따라서 국밥의 맛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시럽, 설탕, 소금, 젓갈의 양은 얼마 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작은 양이 들어가 전체의 본질을 뒤바꿔버립니다. 시럽 한 스푼 들어가서 쓰디쓴 커피를 달게 만들어 줍니다. 설탕과 소금을 통해 밍밍하던 콩국수가 달아지고 감칠맛이 돋습니다. 국밥의 고기들도 적절한 염분을 만나 환상적은 맛을 만들어 냅니다.
'작은 부분이 전체를 좌지우지할 수도 있다.'
하루 또한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평범하게 보내는 하루 일과에서 우연히 겪은 하나의 좋은 일이 그 하루의 기분을 좋아지게 할 수 있습니다. 작은 일로 인해서 기분이 좋아지고, 기분이 좋아짐으로 해서 일을 더 잘하게 되고 잘하게 되니 남들에게 더 친절하게 대하게 되고, 사람들과 대인관계가 원만해집니다. (그러나 반대의 경우도 가능하겠지요.)
'작은 것이 결국 작은 것이 아니다.'
이렇게 따지고 보자면 결국 작은 것이 그리 작은 것이 아님을 알 수 있습니다. 무심코 하는 말, 무심코 하는 생각, 무심코 하는 행동이 모여서 한 시간의 행동을 만들고, 한 나절의 행동을 만들고 하루를 만들고, 일주일을 만들고, 한 달을 만들고, 인생을 만듭니다.
'하루의 일상에서 한 스푼에 해당하는 것'
하지만 하루의 기분을 좌우할 수 있는 작은 행운과 불행은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하지만 의식적인 나의 작은 하나의 행위로 하루의 기분을 평온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바로 호흡 관찰 명상을 통해서 말입니다. 짧은 5분의 호흡명상이 오늘 하루의 본질을 뒤바꿀 수 있습니다.
점심을 먹고 난 뒤에도 병원 회의가 있어서 쉬지를 못했습니다. 진료를 보던 와중에 10분의 자투리 시간이 남았습니다. 점심을 먹은 지라 배도 부르고 약간 졸리기도 합니다. 눈은 뻑뻑하고 하품이 나옵니다.
5분 동안 눈을 감고 제 호흡을 가만히 관찰합니다. 호흡은 언제나 그 자리에 있습니다. 호흡을 하며 지금 제 몸과 마음을 관찰합니다. 이리저리 일을 하다 보니 방황하고 두근 거리는 심장과 얕아진 제 호흡을 알아차립니다.
들이마시고... 내쉬고...
들이마시고... 내쉬고...
아무것도 억지로 할 게 없습니다.
이 순간에 저는 여기에 존재합니다.
5분간 호흡을 관찰하고 난 뒤에 뻑뻑하던 눈이 맑아졌습니다.
피곤하게 느껴졌던 몸도 가볍고 마음도 가볍습니다.
저는 오늘 하루 제 일상에 명상 한 스푼으로 하루를 평온하게 만들어보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