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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챙김을 통해 얻는 인생의 태도

일상에 명상 백 쉰 스푼

by 마인드풀

2월 14일부터 2월 16일까지 명상 학회 집중 수련회에 다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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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은 본질적으로 개인적인 일이다. 말을 하지 않고 나의 내면 속으로 들어가기 때문이다. 그러니 그 순간의 나눔을 하지 않으면 20~30분간 명상을 했던 내용과 고민들은 쉽게 사라져 버린다.


집중 수련회에서는 명상하면서 느꼈던 것을 서로 나눔 하게 한다. 자신의 경험과 마음을 대중 앞에서 나누기에 명상했던 경험은 사라지지 않게 된다. 느꼈던 나의 감정, 느낌들이 정제된 언어로 표현되어 나의 성대를 통해 세상을 향해 발산된다.


허공의 진동을 통해 전달된 소리는 다른 사람 마음속에 들어가 그 사람의 뇌와 공명한다. 그로써 사라졌을 나의 명상의 느낌이 다른 사람의 기억 속에 남아 하나의 작은 세포 속에 신경세포로 남아 있을 수 있게 된다

.

나 또한 새롭게 많은 뇌신경세포가 발화되었다. 이렇게 만들어준 것은 역시나 나보다 많이 명상을 한 선배 지도자 선생님들의 덕분이었다.


발화한 세포들이 내 것과 다시 섞여 새롭게 엉켜 새로운 뇌세포가 된 덕에 여기에 글을 쓸 수 있게 되었다.




이전까지 쉽게 명상을 접근하는 방식은 명상을 하면 ~~ 한 효과들이 나타난다는 관점이다.


- 명상을 하면 스트레스가 완화된다.

- 명상을 하면 숙면을 취한다.

- 명상을 하면 자비심이 높아진다.

- 명상을 하면 만성통증에서 벗어난다.


하지만 이것은 명상을 하고 난 뒤 사람들이 긍정적인 변화를 겪는다는 것을 보고 했고, 그래서 어떤 효과가 있을까 추론을 하다가 엄격하게 변수를 통제해 연구 실험을 해서 밝혀낸 효과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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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나보다 명상을 많이 한 선생님들은 본질적인 의문을 던진다. 이런 효과가 밝혀지기 전에 사람들은 왜 명상을 했을까?


즉 본질적으로 명상을 왜 하는가? 우리는 무엇에 도달할 수 있는가?


라는 간단한 의문이었다.


정답은 간단했다.


오직 알아차림이었다.


그것이 끝이며 일상생활에서 늘 알아차림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명상의 전부이다.


너무 쉽고 허무한 설명인가?


예를 들어 나는 호흡 알아차리기 명상을 할 거야라고 '의도'를 세우고 명상을 한다고 가정해 보자.


처음에 숨을 들이마시고 내뱉으며 내 호흡을 관찰한다.


그러다가 잡생각이 떠오른다. '그래 이거 끝나고 저녁 뭐 먹지?' '내일 뭐 하지?' '어제 일 어떻게 했더라?'


등의 망상을 펼치다가 내가 호흡을 놓쳤구나 하는 것을 알아차린다.


그런데 여기서 알아차림 후 사람들의 반응을 보자면 '실망과 자책'이 일어난다.


자기 뜻대로 인생이 풀리지 않는 것에 대한 부정적 반응이다.


'또 명상한다고 해놓고 잡생각 했네'

'나는 참 명상이랑 안 맞아'

'오늘 명상이 잘 안 되네 내 마음에 무슨 이유가 있나?'


등으로 다시 잡생각에 빠지는 순환에 걸린다.


여기서 다시 이런 마음이 들었음을 다시 또 알아차리는 것이다.


그러고 나서 호흡으로 돌아온다.


명상을 할수록 우리는 알아차림의 빈도가 점점 빨라질 수 있다.



1. 명상하다가 밥 먹는 생각을 하고 -> 2. 내가 잡생각 했네라고 생각하고 -> 3. 나는 명상이랑 참 안 맞아라고 생각하고 -> 4. 오늘 왜 이러지?라고 생각하고 알아차린 뒤 다시 호흡으로 돌아올 수 있을 테고



1. 명상을 하다가 밥 생각을 하고 난 뒤에 -> 2. 내가 잡생각했네 -> 3. 나는 명상이랑 참 안 맞아


여기서 알아차리는 사람도 있고



1. 명상을 하다가 밥생각을 하고 난 뒤에 -> 2. 내가 잡생각 했네


하고 바로 돌아오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점점 더 빠르게 돌아올수록 마음이 방황하는 빈도는 낮아지고 '내가 원하는 의도'대로 인생을 살아갈 수 있게 만든다.



이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태도'다.


내가 원하는 대로 이뤄지지 않는다고 할지라도 자신을 비난하거나 그것에 대해 재잘거리는 의미를 덮어두고 다시 돌아오는 것이다.



그래서 더 나아진 알아차림은 그냥 '놓쳤구나' 하고 바로 다시 호흡으로 돌아오는 것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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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도 마찬가지라 생각한다.


우리는 어떤 의도를 가지고 모든 행위를 해나간다.


이유는 내가 원하는 삶을 살아가기 위해서다.


하지만 그 삶을 방해하는 여러 요소들이 있다.


살을 빼려고 하는데 꼭 맛있는 것을 사준다는 친구가 오고


운동을 가려고 하는데 못 가는 핑계가 만들어진다.


공부를 해야 하는데 재미있는 일들은 계속 눈앞에 펼쳐진다.


그것은 늘 있는 것이고 언제나 존재한다. 그것을 내가 컨트롤할 수 없다.


명상을 할 때 잡생각이 나는 것처럼.



그것에 흔들리는 내 마음을 알아차리고 나는 다시 내가 선택한 의도에 집중을 한다.


'살을 빼야 하는데, 내가 맛있는 것을 먹고 싶어 하는 마음이 드는구나.'

'운동을 가려고 하는데 가기 싫은 마음이 올라오는구나.'

'공부를 하는 중인데 재미있는 것을 보고 싶어 하는구나.'


마음을 알아차렸을 때 그 욕구는 점점 약해짐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이렇게 알아차린다고 할지라도 우리는 뜻하지 않은 실수를 하고, 원하는 결과를 맞이하지 못할 수도 있다.


우리의 마음과 습관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


명상을 할 때 호흡을 잃어버리고 자책을 하듯이


역시나 이때 중요한 것은 실수를 했거나 원하지 않은 결과를 맞이하지 못했더라도 그만두는 것이 아니라 다시 시도하는 것이다.


그 마음을 계속 알아차림 하다 보면 4~5번 방황할 것이 1~2번 방황을 하며 다시 돌아오게 되는 것이다.


호흡을 관찰하다가 한 동안 잡생각에 빠져 한 동안 호흡을 잃어버렸어도 알아차림 해서 다시 돌아왔다는 것 그것이 중요하다. 그것을 토대로 다시 살아가는 것이다.


조바심도 내지 말고, 눈앞에 할 일들에 충실히 해나가다 보면 조금씩 조금씩 내가 원하는 인생에 다가가지 않을까 생각한다.


고통을 피하려는 마음도 알아차리고

즐거움을 추구하려는 내 마음도 알아차리며....


오늘도 명상을 하며 나는 인생을 살아가는 법을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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