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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민희 May 06. 2022

동구 밖 산책길

아카시아 

  산책로를 따라 길을 나서면 언제 어디서나 만날 수 있는 나무 중에 하나가 아카시아 나무이다. 아카시아 나무에 관심을 두게 된 것은 다식의 재료로 쓸모가 있어서다. 오월 다식의 재료로 가장 많이 활용한다. 다식은 다과와 차를 말한다. 다식은 옛날 과자의 일종인데, 다과라는 단어와 의미가 같다. 현재의 과자를 떠올리면 ‘별거 아니네’할 수 있겠지만 옛날 과자는 식사 대용이었고, 밥처럼 끼니 대용으로 뱃속을 든든하게 해 주었다. 보통 다식의 재료는 식물의 재료로 하여 다양하게 만들 수 있다. 그중 봄에 아카시아 꽃을 말려 가루 형태로 만들어 꿀과 섞어 먹으면 맛있다.  

  그러나 우리 산과 땅에 자라고 있는 대부분의 아카시아 나무는 가짜 아카시아 나무인 아까시다. 아까시나무는 분주 형태로 자라 한그루만 심어도 번식력이 좋아 주변 곳곳에 퍼진다. 해를 거듭할수록 나뭇가지에 있는 가시도 점점 커진다. 한국의 산림 자원을 약하게 만들려고 일제강점기 이후로 일본인들이 한국에 무상 지원한 나무이다. 아까시가 한 그루라도 있는 산과 땅에는 다른 나무와 식물 개체가 우점화되기 어렵다. 아끼시나 무는 가시가 점점 커져 목재용으로 사용하기도 어렵다.  

  아직 우리 옛 문화가 남아 있는 중국 북부지역에 탐방을 다니면 원종 아카시아 나무가 분포해 있음을 알 수 있다. 흰색꽃만 피지도 않는다. 흰색, 분홍색, 노란색 꽃인 삼색의 품종을 갖고 있다. 덧붙이면 능수 아카시아 나무도 있다. 원종 아카시아 나무는 한국 화강암 토양과 임야에 적합한 나무이다. 목재용으로 활용할 수 있다.   원종 아카시아는 한해 거듭할수록 나무 가시가 퇴화되고 없어진다. 다만 새로 나는 가지에만 가시가 나있다. 이 새로 난 가시도 나무가 성장할수록 사라진다. 식물의 가지와 줄기에 있는 나무는 꽃과 열매를 섭취해도 인체에 무해하다. 아카시아 꽃봉오리를 다식할 때 식용하는 까닭도 여기에 있다. 

  다만 아쉬운 점은 아카시아 나무 학명이 우리말로 번역되지 않아 사용된다는 사실이다. 중국에는 아카시아과 나무를 영어로 된 학명과 명칭을 사용하지 않는다. 자국의 언어로 번역하여 회화나무로 총칭하여 부른다. 우리 품종과 언어가 사라져 옆나라 중국에서 정보를 얻어야 하는 현실이 왠지 서글퍼진다. 그 옛날 문익점도 목화씨를 붓통에 숨겨 갖고 왔다고 했는데, 지금 그러면 큰일난다. 문익점처럼 중국에서 씨앗을 공수해 흰색, 분홍색, 능수아카시아 3 품종을 경남 지역(진주, 사천, 하동) 일부지만 곳곳에 심어두었다. 

나무 한 그루에 퍼진 유전자 대물림은 한번 시작하면 끝을 두지 않을 것을 알기에, 한 그루의 진짜 아카시아 나무가 올곧이 자라며 씨앗을 맺으며 복원하고자 하는 이의 바람으로 간절함으로 그 맥을 이어가길 바라본다.  

경남 사천 
경남 사천 
경남 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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