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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송 Feb 27. 2020

초심(初心)

처음으로 깨달음의 경지에 이르려고 한 마음


최종 합격이라는 선물을 받고 드디어 중앙경찰학교에 입교하였다. 첫 입교 신고식 날, 말로 표현하지 못할 설렘과 긴장으로 가득했다. 로또 1등에 당첨된 사람처럼 꿈인지 생신인지 아무리 볼을 꼬집어보아도 현실 세계인 것이 확실했다. 드디어 경찰관이라는 꿈에 한 발짝 더 다가간 것이다.     




짧지만 긴 시간 속에 힘든 훈련을 받았지만  많은 걸 얻게 된 시간이었다.

먼저, 경찰관으로서 지녀야 할 지식, 기술, 체력을 얻었다.

그리고 소중한 동기들을 만나서 인연을 맺게 되었다.

햇볕이 내리쬐던 더운  여름날,  산을 뛰면서 오르고 내리느라  이 비 오듯 났지만 함께 이겨내자며 응원해주던 귀한 동료들. 인생에서 절대로 놓치고 싶지 않은 보석 같은 존재다. 타임머신이 존재한다면 다시 그 시간 속으로 들어가 동료들에게 더 응원해주고 위로해주고 감사하다는 표현을 하고 싶다. 지금은 각자 위치에서 열심히 근무하느라 자주 만나 못하지만 서로에 대한 믿음이 있기에 힘든 상황에서도 버틸 수 있는 힘이 생긴다.      




중앙경찰학교에서의 생활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나 자신과의 싸움의 연속’이다.

엄연히 군대는 아니지만 국민의 생명, 신체와 재산을 보호하는 경찰관도 나라를 지키는 군인과 같은 강한 정신력이 필요하기에, 이른 오전에 일어나 매일 아침마다 운동장에 뛰는 것부터 저녁 취침까지 긴장을 늦춰서는 안 되는 시간들이다.

무엇보다 잘해야 한다는, 잘 해내고 싶은 의지 때문에 더욱이 그랬다. 저녁식사 전에는 매일 사격 교수님에게 찾아가서 사격 자세와 이론에 대해 배우러 갔고 식사 후에는 동기 언니와 합기도 도복을 입고 합기도와 운동을 하러 다녔다.     

신체적인 구조와 물리적인 힘은 다르지만 강한 정신력만큼은 절대 잃지 않고 싶은 마음이었다. 사랑하는 가족과 친구들을 지키기 위해, 지금 이 순간에도 사랑을 필요로 하고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위해, 범죄자로부터 억울한 피해를 받고 목숨을 잃은 사람들까지, 아픔을 함께 공유하고 힘닿는 데까지 체력이 다할 때까지 스스로 선택한 길을 묵묵히 걷겠다는 신념으로 훈련에 임했다.      



각 과목의 교수님께서는 항상 우리에게 당부하셨다.     




초심(初心)을 잃지 마라.”     




초심. 초심. 초심.

왜 우리는 항상 초심을 잃을까? 이 글을 쓰고 있는 나도 그때만큼의 열정과 의지는 겸손 해진듯하다. 매일 반복되는 신고처리 업무, 여러 상황 등으로 비추어보아 매 순간마다 열정적으로 업무에 임하지는 못할지라도 마음만큼은 초심을 잃지 않을 수 없을까?          




어벤저스처럼 슈퍼맨처럼 완벽한 인간은 존재하지 않기에, 늘 불완전하고 불안정하고 유한한 존재이기에 초심도 꺼져가는 불씨처럼 말없이 사라지는 건 아닌지.

다시 ‘후~’하고 불면 점점 불씨들이 모여 추위에 꽁꽁 얼어붙은 우리들에게 따뜻한 버팀목이 되어주지 않을지.

그 기대감을 안고  ‘초심’을 잃지 않기 위해 오늘도 몸부림치며 글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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