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을 하면서 호흡이 고르지 않다. 숨이 들어올 때 거칠게 느껴지고, 어제와 오늘이 확실히 다르다. 그 이유는 아마도 어젯밤에 잠을 설친 탓일 것이다. 수면 시간이 4시간 49분밖에 되지 않았다. 늦게 잠자리에 든 탓이다. 수면이 부족하다고 느껴서 낮잠을 1시간 넘게 자게 되었다. 그런데 문제는 이렇다. 낮잠을 자고 나면 저녁에 잠이 잘 오지 않는다. 잠이 오지 않아 뒤척이다가 겨우 잠들고 나면 피곤함이 밀려온다. 이럴 때마다 명상 중에도 숨이 고르지 않으면 긴장이 더 쌓이고, 그로 인해 더 힘든 순간을 맞이하게 된다.
그런데 요즘, 내면에서 계속 떠오르는 걱정이 있다. 원래 해야 할 일이 있는데, 그것을 미루고 있다는 사실이 마음을 괴롭힌다. 위 내시경을 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결과가 두려워 미루고 있었다. 해야 하는 일이지만, 그 일을 하지 않으려는 이유는 내 안에 있는 두려움 때문이었다. 만약 내가 그 결과를 받아들이지 못하면 어떡하나 하는 걱정이 끊임없이 떠오르고 있었다. 이 두려움은 어린 시절의 경험에서 비롯된 것 같았다.
어릴 적,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셨다. 그때 겪었던 상실감과 두려움은 나에게 큰 영향을 미쳤다. 사랑하는 사람이 예고 없이 떠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은 순간부터, 나는 항상 그런 불안과 걱정을 내 안에 품고 살아왔다. 그래서인지 아이들에게 신호등을 건널 때 좌우를 살피라고 잔소리를 한다. 내 건강과 가족의 안전을 항상 걱정하며, 언제든지 예고 없이 자리가 비어버릴 수 있다는 사실을 항상 염두에 두고 있다. 그래서 지금 이 순간을 소중히 여기려 애쓰고,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한다. 예전에 크게 아픈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건강에 대한 경각심이 더욱 크다. 그 후로 꾸준히 운동을 하고 있다. 헬스장에 가는 것이 귀찮을 때도 있지만, 운동을 하면서 몸과 마음이 건강해짐을 느끼고 있다. 시간을 내어 운동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고 있다.
어제, 창가에서 바닥에 떨어지는 빗방울을 한참 동안 바라봤다. 그 순간, 지난 몇 주 간 힘들었던 일이 떠올랐다. 그러나 빗소리를 들으면서 위로를 받았다. 비도 시간이 지나면 멈춘다는 사실에 마음이 편안해졌다. 비가 그치면 새로운 날이 올 것이라는 믿음이 위로가 되었다. 그때, 비가 그치는 순간이 또 다른 기회를 의미한다고 느낄 수 있었다.
오늘 아침, 첫째 아들이 약을 먹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 마음이 철렁 내려앉았다. 속상한 마음에 아들에게 크게 말하고 나서 후회했다. 아들에게는 항상 건강이 우선이라고 말했지만, 사춘기를 겪고 있는 아들은 그런 잔소리가 귀찮은 듯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의 예민한 반응을 보며, 내 안의 과거 경험들이 여전히 영향을 미친다는 걸 깨달았다. 왜 이렇게 예민하게 반응한 걸까? 명상 중, 그 답을 찾을 수 있었다.
그 이유는 과거의 경험에 있었다. 첫째 아들이 한 살 때, 갑자기 고열에 시달리기 시작했다. 그때, 남편은 가게를 마감해야 해서 혼자서 아들을 돌봐야 했다. 아들의 열은 39도에 가까워졌고, 눈이 뒤집히는 모습을 보며 공포와 두려움에 휩싸였다. 해열제를 먹이고 잠깐 눈을 붙이겠다고 생각했지만, 결국 피곤함에 잠이 들어버렸다. 그 사이 아들의 상태는 더욱 심각해졌다. 그때의 죄책감과 두려움은 내 마음을 여전히 짓누르고 있었다. 아들을 지키지 못했다는 죄책감, 그리고 두려움이 내 감정에 깊이 자리 잡고 있었다.
명상 중, 그때의 감정을 떠올리며, 내가 아들에게 예민하게 반응한 이유를 이해할 수 있었다. 과거의 경험들이 현재의 반응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그 감정들을 이제 받아들일 수 있게 되었다. 그렇게 조금씩 자신을 이해하며, 현재의 감정을 더 잘 다루기 위한 방법을 모색하게 되었다.
지금 이 순간을 소중히 여기며, 할 수 있는 것들을 최선을 다해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과거의 기억들이 마음을 짓누를 때, 그것을 넘어서려는 힘이 필요함을 안다. 그 힘을 찾기 위해 명상하고 운동하며, 매일을 살아간다. 그리고 이제는 과거의 두려움을 이해하고 그것을 받아들이려 노력하며, 점차 내 안의 평화를 찾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