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하면 좋다? 그 말이 가벼웠다는 걸 이제 안다

결혼, 그리고 달라진 나

by 감사렌즈


결혼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을 들었다. 서른 살이 된 입사 동기들이 물었다. 먼저 결혼해본 사람으로서 쉽게 답이 나오지 않았다. 예전에는 "결혼하면 좋다"고 말하곤 했다. 아이를 낳고서야 비로소 이전에는 느껴보지 못한 감정들을 알게 되었고, 나보다 '우리'를 더 많이 생각하게 되었다. 부모님에 대한 생각도 자연스럽게 깊어졌다. 그래서 결혼이 한 사람을 성장하게 해준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런 말이 너무 가볍지 않았나 돌아보게 된다. 결혼은 단순한 '행복'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한 사람이 아니라, 엄마가 된다는 것은 책임져야 할 것들이 많아진다는 뜻이다. 설거지, 빨래 같은 집안일뿐만 아니라, 아이가 크면 학원비를 벌기 위한 일자리도 고민해야 한다. 요리도, 정리도, 심지어 공부까지 싫어하던 일들이 '해야만 하는 일'이 된다.

현실은 냉정하다. 좋아하는 일보다는, 싫어하고 못하는 일을 더 많이 해야 하는 시간이다. 그러다 보니 나를 돌보는 시간보다 가족과 집안일에 더 많은 시간을 쓰게 된다. 그래서 요즘은 누군가에게 쉽게 "결혼해"라고 말하지 못하겠다.

그러나 분명한 건 변화다. 이전에는 나약하고 도전이 두려운 사람이었다. 하지만 아이가 태어나고 '엄마'라는 이름을 갖게 되면서, 조금씩 달라졌다. 두려움을 안고서도 시도하고, 결과보다 과정에 집중하게 되었다. 요리를 몰랐기에 만개의 레시피를 보며 하나씩 따라 했고, 반복하다 보니 어느새 먹을 만한 음식을 만들 수 있게 되었다. 정리정돈도 아이들의 거울이 되기 위해 스스로 고치려 노력했다. 공부도 마찬가지였다. 제일 싫었지만, 좋은 직장과 아이들을 위해, 이유를 찾고 조금씩 해나가기 시작했다. 예전보다 고민이 깊어졌고, 해야 하는 이유도 분명해졌다.

육아가 아니었다면, '나'에 대해 이렇게 깊이 고민해보지 않았을 것이다. 어떤 사람인지,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이 어려운지 스스로를 탐색하면서 글쓰기를 시작하게 되었다. 이 길은 힘들지만, 분명 나를 더 단단하게 만들어주고 있다.

요즘은 새로운 직장에 들어가 3일째 교육을 받고 있다. 예전 같았으면 낯설고 어렵다는 이유로 쉽게 퇴사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제는 그만둘 수 없는 이유가 생겼다. 한 달에 필요한 생활비, 아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것들… 이런 현실이 버틸 힘이 되어준다. 그래서 요즘은 “처음엔 누구나 어렵다”, “3개월은 원래 힘들다”는 생각을 되뇌며 긍정적인 마음가짐으로 하루를 견디고 있다. 이 회사에서 어떤 점이 나에게 좋은지도 생각해본다.

처음이라는 건 늘 어렵다. 그 어려움을 견디게 해주는 건 결국 사랑하는 가족들 덕분이라는 걸 요즘 다시금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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