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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숲으로 Oct 29. 2022

작아서 더 아늑한 비건 카페

-몸에게 미안하지 않은 곳

이 곳은 정말 우연히, 우연히 발견하게 되었다.

이후 참새가 방앗간 가듯이 가게 되었는데 집에서 걸어서 5분 거리인지라 가기도 편하고 요리 금손 사장님께서 친절하시기까지 해서 책 한 권 들고가면 절로 힐링되는 느낌이었다.


이 곳 사장님은 일본분이신데 마크로비오틱 마스터여서 비건 베이킹과 비건 수프 등을 만드실 때 식재료의 맛과 영양을 그대로 살리신다. 덕분에 모든 음식에 '원물 그대로의 에너지'가 가득가득하다.


테이블 3개가 딱 맞게 들어가는 작은 공간이지만 말차, 시나몬, 코코넛, 얼그레이 등 다양한 맛의 수제 그래놀라와 피칸 파이, 고구마 타르트, 귀여운 캐릭터 모양의 비건 쿠기, 스콘 등등 여러 메뉴가 아쉽지 않게 준비되어 있다. 이 디저트들 중 나의 원픽은 단연 얼그레이 케이크! 현미 케이크 위에 부드러운 두유 크림을 올린 얼그레이 케이크를 한 입 먹으면! 와! 얼그레이의 특유의 쌉쌀그윽한 향과 두유의 고소함이 입 안 가득 퍼져가는데, 그 맛을 잊지 못해 단시간에 단골손님으로 올리게 되었다는.


그런데 사실 내가 이 곳을 격하게 아끼도록 결정적 기여를 한 메뉴는 따로 있다.

바로 건강 수프! 이 카페의 '이번주 수프'는 정말 건강+정성+맛 세 삼박자를 고루 갖춘 훌륭한 보양식이다.

마크로비오틱 조리법은 기본적으로 원물의 건강함을 그대로 살리기에 사장님 역시 껍질, 뿌리의 건강함을 모두 담아 수프를 만드시는데, 우엉 수프, 비트 수프, 제주 두불콩 수프, 콜라비 수프, 버섯 수프 등 흔히 접할 수 없었던 재료들이 매주 메뉴판에 등장한다. 그러다보니 다양한 맛을 즐기기 위해 주 1회 이상 방문은 필수!  

무엇보다 음식을 대하는 사장님의 경건한 태도와 마음가짐이 느껴져 더욱 천천히 음미하며 먹게 되고, 먹으면 먹을 수록 토닥토닥 내 몸을 위로해주는 기분이 들어 더욱 소중했던 식사 시간이었다.


사장님 부부의 따뜻한 미소와 친절함 역시 이 카페를 이야기할 때 빼 놓아서는 안 되는 중요한 부분으로, 진심으로 손님을 위하는 마음과 정성이 느껴져 몸과 마음의 힐링이 필요할 때 잠시라도 찾게 되는, 쉼터 같은 곳이다.


지금은 제주를 떠났지만 앞으로 방문할 때마다 반드시 찾아가 인사드리고 맛템들도 한 가득 주문할 예정. 그 날이 언제 올지는 모르겠지만 상상만으로도 이미 설레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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