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자유롭고 싶다
결혼을 하고 나서는 시부모님에게서의 자유,
아이를 낳고 나서는 육아로부터의 자유,
유난히도 자유를 꿈꿨다.
스무 살 부모 곁을 떠나 대학 때부터 혼자 자립해서 생활해온 나로서는
서른 살부터 결혼을 함과 동시에 누군가에게, 어딘가로부터 구속되어 생활한다는 게 너무도 힘이 들었다.
다행이라면 학교를 다니고 회사를 나가는 일은 당연히 행해야 할 자유 밖의 영역이라 여겼다.
처음 남편과 연애를 하기 시작했을 때 함께인 게 즐겁고 행복했지만, 서로 혼자인 시간을 존중하며 넘나들려 하지 않아서 우리 둘의 연애기간이 즐거울 수 있었다.
남편 또한 나만큼 혼자인 게 익숙한 사람이었기에 가능했다.
그런데 결혼을 했더니 혼자인 시간이 확보가 되지 않고, 남편과의 둘이 있는 시간은 시부모님과 함께 하는 시간으로 대체되다 보니 너무 힘이 들었다.
'언제까지?'라 생각이 들 때 즈음부터 다른 숨구멍을 찾고 있었다.
"나 당신이랑 결혼한 건지 시부모님이랑 결혼한 건지 모르겠어!"
"..."
곤란할 때는 묵묵부답으로 응답하는 남편을 잘 알고 결혼했지만, 그렇게 답답할 수가 없었다.
사람은 완벽할 수는 없다며 답답하면 말하게 하면 되고, 그런 단점보다 속 깊은 남편의 깊은 배려가 더 매력적이었기에 결혼을 한 건데, 이런 중요한 갈등에 있어서 입을 다물어버리면 터져버릴 것만 같았다.
"내 말 들었어?"
"나보고 어떡하라고?!"
"알아서 중간에서 끊어주던지, 적절히 커트를 하든 핑계며 대면될 거 아니야! 내가 힘들다고 표현하면 알아들어야지 내 입으로 꼭 알려줘야 해?!"
"....(한숨)"
상황이 나아지지 않았다.
부르는 시부모님이나 거부하지 않는 남편이나 한결같았다.
마치 결혼할 때 나를 향했던 관심과 사랑이 한결같았던 것처럼..
부모님 말씀에는 복종하라는 칩이 박혀 있나라고도 생각했다.
법륜스님이 말씀하셨다.
"내 뜻대로 안 되니까 화가 나고 짜증이 나고 스트레스를 받죠. 그러다가 내 뜻대로 하겠다는 생각을 놔버리면 마음이 편안해지는 거예요"
"스무 살 때부터 내뜻대로 살아온 게 10년인데, 결혼한 죄로 내 뜻대로 안 되는 게 많다고 생각하니 이 얼마나 억울합니까?!.. 제가 시부모님을 알고 결혼했던 게 아니라, 남편과 결혼했잖아요..."
억울한 감정이 오래갔지만 늘 해답은 없었다.
시부모님의 뜻을 거스르는 건 남편이 쳐놓은 울타리 밖으로 뛰쳐나가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야 하는 듯했다.
결혼을 하고 송(宋)가 네 시집을 와서 송(宋)가 네 사람이 되어가는 과정에 남편과 넘어야 할 산이었던 듯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