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필로그 - 캐릭터들

- 진정한 '나' 는 누구인가

by 실루엣

이 긴 대화를 끝내고 나서야, 그간 내가 갑자기 꽂혔던 영화/캐릭터들, 갑자기 떠오른 노래, 문득 생각난 책 구절들이 연이어 내게 말하고자 했던 것이 진짜 무엇이었는지 알게 되었다. 그 소녀의 소망은 '보호받고 보호하는 것'이었으나, '나'의 소망은 그 소녀가 성장하는 것이었음을. 그렇게 나는 그 소녀 그 자체가 아니었음을 알게 되는 것. 이 긴 마음의 여정이 끝난 후에야 깨닫게 된, 나의 진정한 욕망이다. 그렇게 '마음의 의도'는 가끔은 결과를 통해 드러나기도 한다. 나의 마음이 그 긴 여정을 통해 말하고 하고자 했던 것이 바로 그것이었다.


어느 날, 갑자기 보고 싶던 영화 안에 자꾸 눈이 가던 캐릭터가 말을 처음 걸었었다.

IMG_4299.jpg?type=w773

영화 <패밀리맨>


그 천사는 영화 대사로 그렇게 말을 걸었다.

You need something, let it come to you, man


output_3809498852.jpg?type=w773

영화 <레옹>


그 화난 소녀는 서툴게 또다시 총을 들었고,


output_2452641598.jpg?type=w773

영화 <더 록>


새로운 멘토가 나타나 그녀를 진정시켰다. 감옥에서 탈출하는 유일한 방법을 아는, 여유 있고 지혜로운 강인한 조력자.


output_3000519380.jpg?type=w773

<본 얼티메이텀>


능숙한 방법으로 치열한 내면 작업을 거쳐야 함을 그는 상기시켰고,


output_3591708665.jpg?type=w773

<라푼젤>


나는 엄마에게서 독립했듯, 다시 남편으로부터 또다시 독립해야 함을. 그래서 그의 어깨에서 내려와 그가 나를 위해 무엇을 해주길 바라기보다는, 나 스스로를 보호하고 나의 삶을 살아야 함을 이야기하고 있었다.


그리고, 새로운 캐릭터들이 내 안에 또다시 저벅저벅 걸어 들어왔다.

IMG_4314.jpg?type=w773

영화 <에린 브로코비치>


자신을 모욕하는 사람들은 그냥 지나치지 않고 그 누구든 fuck라고 외칠 수 있는 여인. 자신에게 fuck you라고 화풀이하는 사람에겐 "fuck you, back!!"이라고 맞받아치는. 옷차림 좀 재고해 보라는 상사에게 "난 내 옷차림이 무척 마음에 드니 그냥 이렇게 입을게요. 당신 넥타이나 재고해 보는 게 어때요?"라며 자신의 스타일을 흔들림 없이 고수하는. 필요할 땐 진심으로 다른 이의 조력을 구하는, 진정 자신을 위해 싸울 수 있는 강인한 그녀가. 공교롭게 그 캐릭터는 애 셋 이혼녀네 ㅋㅋㅋㅋ 그렇다고 내가 이혼한다는 건 아니고. ㅋㅋㅋㅋ


output_4043837645.jpg?type=w773

영화 <여인의 향기>


그리고, 실수할까 봐 두려운 마음을 안고도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시도해 보는 그 여자. 탱고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남자친구와는 달리, 자신은 사실 탱고를 출 때 즐겁다는 걸 깨달은, 그렇게 수줍지만 용기를 내어 멋진 탱고의 순간을 즐겼던 그 여인. 아마도 그 3분여의 탱고 춤 이후, 그녀의 삶에는 어떤 변화가 생기지 않았을까. 춤이 끝난 후, 탱고를 반대한다던 마이클의 손에 이끌려 나가는 그녀의 표정이 즐겁지 않았던 걸 보면 말이다.


output_2427051306.jpg?type=w773

디즈니 애니메이션, <뮬란>


그리고, 내가 진정 누구인가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다. 그 캐릭터들 중 모두이기도 하며 모두가 아니기도 한 그 어떤 빈 공간. 그곳을 찾아 유지하는 것이 '나'를 찾는 과정임을.


이것이 내가 그간 꽂혔다 느꼈던 캐릭터들이, 노래들이, 불현듯 떠오른 영화의 어떤 장면들, 노래들, 책 구절들이 모두 내게 말을 걸어오는 긴 이야기의 조각들이었음을. 긴 작업이 끝난 후에 내 내면에서 나에게 무슨 얘기를 하고자 했었는지, 그 의도가 무엇이었는지 알게 되었다.


그 캐릭터들 사이의 빈 공간에 서라. 그리고 너를 해치지 않는 선에서 '선량함'을 선택한다면 좋겠다.


#내안의캐릭터들의이야기

#진정한나는누구일까요

#당신의내면은어떻게이야기를걸어오나요

#당신은어떤캐릭터에꽃혀있나요

#누군가에게언젠가도움이되길바라며




keyword
이전 29화탱고를 출 시간. 그리고 남는 질문. 나는 누구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