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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셀럽작가 Aug 31. 2020

콘텐츠는 어디서 살 수 있나요?

책 쓰려면 콘텐츠가 있어야 한다는데...

'게으르지만 콘텐츠로 돈은 잘 법니다'

'나는 오늘도 콘텐츠를 팝니다'

'콘텐츠가 전부다'


온라인 서점 검색창에 '콘텐츠' 라는 단어를 넣으면 다양한 책이 제시된다. 지금 이 시기는 그야말로 무자본 수익 창출의 시대임을 부르짖으며 당신만의 콘텐츠를 찾아 판로를 만들어 앞으로의 사회를 준비하라고 한다. 그것이 당신의 정체성을 대변하는 미디어가 되어줄 것이 분명하므로.




나만의 콘텐츠 찾기, 혹은 퍼스널 브랜딩에 관한 책을 읽을 때면 늘 고개를 크게 끄덕이며 읽곤 한다. 그 뿐이랴. 형광펜에 포스트잇까지 총동원해서 기억할 구절, 감명받은 부분들을 표시해 두기 바쁘다. 그리고 책의 마지막 장을 넘길 때면 늘 이런 질문이 남곤 한다.


'그래서, 나의 콘텐츠는 뭐지?'





책에는 사람들이 내게 많이 하는 질문, 내가 즐겁게 하는 일에서 콘텐츠를 찾으라고 씌어있다. 가까운 지인부터 동네에서 어쩌다 마주치는 사람들까지 그들이 나에게 물었던 것을 쭉 정리해 보았다. 모두 나의 직업과 관련있는 영어 교육에 관한 질문이다. 다음으로  내가 즐겁게 하는 일을 적어보았다.


'일상을 소재로 글쓰기'

'미디어 툴을 활용하여 자료 만들기'

'동영상 제작 앱 써 보고 장단점 비교하기'


맙소사. 교집합이 없잖아!


영어를 가르치는 일에서 의미를 못 찾는 것이 아니다. 다만 내게 맘 놓고 즐길거리를 읊어보라면 나는 앞서 말한 3가지를 주저없이 꼽을 것이다.


종이에 적어두고 이리 보고 저리 봐도 사람들이 내게 궁금해하는 것과 내가 즐겁게 하는 일 사이에 접점이 없어보인다. 한 마디로 내 콘텐츠는 오리무중 상태.


쇼핑하다 마음에 드는 게 있으면 '이거요!' 하고 물건을 사듯 콘텐츠도 휘휘 둘러보다 고를 수 있다면 좋을텐데.

이것인가 싶다가 아닌 듯 하고, 그럼 저건가 하고 돌아보면 어느새 다시 이 자리.


보던 책을 다시 뒤적여본다. 책을 읽고 있을 때는 금방이라도 내 콘텐츠를 찾을 수 있을 것만 같았는데 고민하는 내 모습을 보니 내 자신에게 '책은 뭐하러 읽었니?' 하며 반문하고 싶다.


"콘텐츠는 대체 어디가면 살 수 있는거야?"


답답한 마음에 혼잣말을 중얼거리며 책을 탁 소리나게 덮고 자리에서 일어서는 순간, 누군가 내게 말했다.


'콘텐츠가 없는 사람은 없습니다. 단지 당신만 모를 뿐.'


순간 앉지도 서지도 못한 채로 나는 그 소리를 놓치지 않으려고 애썼다. 이것은 나의 무의식이 보내는 신호일까 아니면 뭐가 됐든 찾아나보자 싶은 나의 의식의 끝자락이 건네는 힌트일까?


콘텐츠가 없는 사람은 없다는 말. 결국 모든 사람에게는 자기만의 찐한 무언가가 있다는 얘기다.


오호라...콘텐츠는 다름 아닌 내 안에서 살 수 있는 것이로구나. 그냥은 내어주지 않을 테니 좀 더 많은 시간에 고민을 담아 비용을 지불하라고 한다. 적정 가격이 되면 달라고 하지 않아도 콘텐츠란 녀석을 손에 쥐어줄 터이니 그 값에 맞는 적절한 노력을 좀 더 해 보라는 것 아닐까?


콘텐츠 너는 대체 어딨는데~! 하며 괴로워 하지 말고 내 안으로 조금씩 조금씩 더 들어가보자. 어차피 그것은 내 안에 있다. 내가 아직 못 찾았을 뿐.



[사진출처 : Photo by Kaleidico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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