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역사부정 세력들의 주장을 논박한, 책임감과 능력을 갖춘 연구자들의 업적을 종합하여 정리한 책이다. 이들의 학문적 성과에 기대어 논리를 정리할 수 있었고 숟가락을 얹어 내가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보탤 수 있었다. 훌륭한 자료를 생산해주신 연구자 분들에게 다시 한 번 감사한 마음을 표한다.
역사부정 세력의 주장이 갖춘 학문적 근거 및 정당성은 매우 취약하지만, 그들의 목적은 정당한 학문적 논쟁으로 승리하는 것이 아니다. 그들은 <반일종족주의>를 출간하고 화제로 만들면서 대외적으로 '위안부' 매춘부론, 식민지근대화론, 청구권 부정론 등이 대등한 수준의 학문적 근거가 있는 것처럼 포장하는 데 성공했고, 전문적 지식을 갖추기 힘든 일부 대중들에게 실제로 먹혀들고 있다.
일본 우익에서는 역사부정의 논리적 취약점은 감추고 그들의 존재 자체를 자신들의 잘못이 없다는 증거로 내세운다. 그들은 일본 우익과 연합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오프라인 대형 서점에서 가판대의 좋은 자리를 차지했다. 반면 이에 대항하는 학문적 논리성을 갖춘 서적들도 출판되었지만 구석에 밀려나 있거나 인터넷에 서점에서 검색을 잘해야만 찾을 수 있는 형편이다. 나는 교보문고 등 대형서점에서 이 꼬락서니를 보고 상황의 심각성을 느꼈기 때문에 관련 자료를 찾아 정리했고, 그 결과 이 책도 쓰게 되었다.
서점을 운영하는 기업들도 학문의 집합인 책을 다루는 곳이라면, 자신들이 판매하는 책의 논리에 대한 정당성 검증을 통해 대중의 인식을 왜곡할 수 있는 책은 거를 수 있어야 한다. 굳이 거르는 것이 학문적 자유를 침해한다고 본다면, 최소한 사회적 파급 효과가 큰 주제에 대해서는 광고료를 받지 않아도 논쟁하는 양측의 주장을 일반 대중이 대등하게 접할 수 있도록 가판대에 배치하거나, 자금력이 부족한 측의 주장도 대중이 공평하게 접할 수 있도록 의미 있는 노력을 해야 한다.
문제의 심각성을 느끼는 이들 역시 막연한 분노로 그쳐서는 부족하다. 논의 과정에서 수차례 다루었지만 그들은 조작되고 편집된 자료의 파편을 무기로 사용하고 있으며 충분히 알고 대응하지 않으면 제대로 대처하기 어렵다. 아무리 열이 받아도 품위 있게 논박함으로써 그들을 열받게 하고, 사적 이익 추구가 개입되지 않은 진짜 학문의 가치와 우수성을 입증해야 한다.
나는 별다른 전문적 지식이 없는 일반 대중들, 특히 인터넷 상의 검증되지 않은 정보와 가짜 뉴스에 취약한 청소년층이 이해할 수 있도록 책의 내용을 구성하고자 했다. 최대한 쉬운 용어로 풀어쓰기 위해 노력했지만, 통계와 숫자가 큰 비중을 차지하고 하나하나 논거를 반박하는 구성이다보니 완전히 술술 읽히는 쉬운 책으로 만들기는 어려웠다. 부족한 부분은 이 글을 읽어주시는 분들의 몫으로 남겨둘까 한다. 부디 이 책이, 역사부정 현상을 맞이하는 사회의 각 장면에서 보다 효과적으로 대응하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