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LINC KL' 말레이시아의 힙한 곳을 찾아
저곳은 어디일까? instagram #KualaLumpur 해시 태그를 뒤적이다 무지개 빛깔의 천장 조형물에서 찍은 사진들이 눈에 들어왔다. 아직 한국어 태그는 없는 걸 보니 생긴 지 얼마 안 된 장소로 보였다. 그러고 보면 참 좋은 세상이다. 소셜 미디어는 세계 어디든 현시점에서 가장 힙(hip)한 곳이 어디인지, 무엇을 해야 하는지, 무엇을 먹어야 하는지 모두 빠르게 알려준다. 한국에서도 "이곳을 어떻게 알고 왔지?" 싶은 곳에서도 외국인 여행자들을 종종 볼 수 있듯 나 역시도 쿠알라룸푸르의 숨겨진 장소를 탐방하는데 활용하고 있다.
호텔 신라 로비를 멋지게 빛내주는 설치 미술가 박선기 작가의 아크릴 작품처럼 우연히 보게 된 소셜 미디어 속 무지개 빛깔 장식물도 공간 자체가 하나의 작품으로 보였다. 짧은 여행이라면 굳이 찾아갈 정도는 아니지만, 우리에겐 두 달이 넘는 긴 시간이 있기에 등원을 하지 않는 주말 오전에 아이와 피드 속 장소를 찾아갔다.
이곳은 'The LINC KL'이라는 작년에 새로 생긴 쇼핑몰로 우리나라 여행자들이 많이 찾아가는 '파빌리온'이나 '미드밸리'처럼 거대한 스타필드를 몇 개를 붙여놓은 듯한 규모의 쇼핑몰이 아니라 작지만 자연 친화적이고 Artistic 한 쇼핑몰이다. 쇼핑몰 공간 곳곳에 오브제들이 있고 이동 공간인 계단마저 하나의 포토존이다. 1층엔 2층까지 연결된 넓은 공간에 한국에서 온 '빈 브라더스(Bean Brothers Cafe)'가 있다. 한국엔 얼마 전 '블루보틀'이 들어와 화제가 되었는데 쿠알라룸푸르에서 부끄럽지 않은 커피 맛의 한국 카페가 멋지게 자리 잡으니 정말 뿌듯했다. 국가 이미지에 대한 기여를 대기업이 한다고 생각하는 건 80년 대 아니던가. BTS와 같은 K-POP 아티스트, 한국 영화와 드라마뿐만 아니라 맛있는 커피 한 잔도 모두 애국이고 감사하다.
'Bean Brothers'모닝커피로 카페인을 충전한 후, 아이와 쾌적하고 greenery 한 'The LINC KL'쇼핑몰을 거닐었다. 곳곳의 벽화로 포인트를 주었고 무엇보다 건물 가온데 우거진 거대한 나무를 둘러싼 채 지어진 Architecture 자체가 훌륭한 오브제였다.
아이와 궁금했던 포토스팟에 가까이 다가가서 보니 설치물은 다름 아닌 종이학처럼 종이로 접은 비둘기들이었다. 후에 구글링을 통해 알게 되었는데 평화, 사랑, 조화, 단결을 상징하는 40가지 색깔로 된 41,600개의 종이 비둘기들을 이 쇼핑몰을 운영하는 기업의 임직원 가족들이 접어 모아 설치한 것이라고 한다.
사진을 찍고 몰 내부에 있는 'BIG MARKET'이라는 그로서리 마트에 어린이를 위한 미니 카트가 있어 아이가 좋아하는 걸 직접 카트에 담고 계산을 하게 했는데 아이가 무척이나 좋아했다. 마트 인근에 있는 카페테리아에서 브런치를 하기로 했다. 아이들이 실컷 놀 수 있는 놀이시설이 갖춰져 있어 스마트폰 없이 식사를 편히 할 수 있었다.
아이와 오전 시간을 알차게 보내고 다녀온 곳에 대한 궁금증이 커져 아이의 낮잠 시간 동안 구글링을 하였다. 쿠알라룸푸르의 랜드마크인 'PETRONAS Twin Towers'도 'PETRONAS'라는 정유 회사가 만들었다는 것을 아는 것과 같이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동남아의 모습과는 사뭇 다른 이곳은 도대체 어떤 회사가 기획하였는지가 나는 궁금했다. 경제지에 조금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SHANGRI-LA HOTELS & RESORTS'의 '로버트 쿽 (Robert Kuok, 郭鶴年)'이라는 이름을 한 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매 년 Forbes에서 발표하는 말레이시아 부자 1위를 몇 년째 유지하고 있는 기업인이다. 그가 지분의 50.8%를 보유하고 있는 PPB Group이 이곳을 만들었다고한다. 성공적으로 이끈 오랜 호텔 경영의 남다른 감각이 이곳에 반영된 것이리라 짐작해본다. 구글링으로 누구나 알 수 있는 간단한 정보 정도는 아이에게 공유하는 것도 질문 많을 초등학생 아이를 둔 엄마들에겐 필요할 것 같다.
쿠알라룸푸르는 여행 책자와 한국 여행자들의 블로그 등을 통해 추천하는 곳도 충분히 많고 그곳들 모두 유익하다. 그러나 조금 색다른 포토 스폿을 찾고자 하거나 혹은 커피 마니아의 도시 별 카페 탐방 등 자신만의 테마 여행을 하고자 할 땐 이 도시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이 검색하는 해시태그를 참조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