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 / 자세 / 감정
업무 환경의 변화는 <다이어트> 실패의 아주 좋은 이유이자 변명거리 중 하나이다. 출장, 이직으로 인해 직장생활에서의 환경이 변하는 경우도 몸매 변화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나는 업무 특성상 일하는 환경이 불규칙적으로 많이 변한다. 2년 정도 중앙아시아에서 근무를 했고, 그 후 1년은 국내, 또 현재는 동남아시아에서 근무를 하고 있다. 3개의 공사 현장을 거치면서 많은 사람을 만났고, 환경의 변화로 인해 살이 찐 사람을 많이 만났다.
중앙아시아에 있을 때는 여가시간에 할 게 없기 때문에 술을 마셔서 살이 쪘다는 사람이 있었다. 국내 여수 현장에서 공사를 할 때는 맛집이 많은 여수에서 유혹을 이겨낼 수 없어서 살이 쪘다는 사람이 있었다. 동남아시아도 맛집이 많다. 특히나 이곳 말레이시아 같은 경우는 달달한 군것질거리가 굉장히 많다. 사탕수수 등이 많이 나는 자연환경도 물론 영향이 크다. 하지만 환경이 바뀐다고 해서 건강한 생활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불가능한 것은 결코 아니다. 얼마든지 식료품을 구해서 식단을 구성할 수 있고, 홈트레이닝을 할 수 있는 작은 공간만 있어도 운동을 할 수 있다. 주변 환경보다 중요한 것은 본인의 의지이다.
운동을 좋아하고 마른 체질이었던 내가 몸에 살이 붙었다는 소리를 처음 들었던 때는 고 3 여름이었다. 조금씩 변화했기 때문에 스스로는 잘 느끼지 못했지만 오랜만에 본 친구가 정확히 배와 엉덩이에 살이 많이 쪘다고 이야기를 해주었다. 사실 고 3에 올라가면서 공부를 하느라 체육활동도 최소화하고 움직임이 줄었다. 자리에서 앉아있는 시간이 많았다. 먹는 양은 줄지 않았는데 소비하는 칼로리가 적어진 것이었다.
다른 하나의 예는 군대생활이다. 군 시절 보직은 사단 인사처 행정병이었다. 나를 포함한 우리 분대원들 모두 사단 본부의 각 행정처에서 일하는 행정병들이었다. 아무래도 행정업무를 처리하느라 앉아있는 시간이 길다 보니 포동포동하게 살이 올라서 전역하는 병사들이 많았다. 나 역시 7KG 정도 쪄서 전역했다.
자리에 계속 앉아있는 시간이 많다면 시간을 내서 몸을 움직여 줘야 한다. 산책도 좋고 짬 내서 하는 맨몸 운동도 좋다. 간혹 두툼한 뱃살을 열심히 일한 사무직의 훈장처럼 이야기하는 사람이 있다. 하지만 요즘은 뱃살을 하나의 자기 관리의 척도로 보는 경향도 있기 때문에 신경 써서 관리하는 것이 좋다.
예전에 한 현장에서 친하게 지내던 타 팀 차장님이 계셨다. 오랜만에 인사를 드리러 갔더니 살이 굉장히 많이 찐 모습을 하고 계셨다. 차장님의 책상에는 약들이 한가득이었으며 표정도 좋지 않아 보였다. 그 무렵 차장님과 함께 실무를 담당하던 직원 두 명이 개인적인 이유로 퇴사를 했다. 따라서 대체인력을 구하기까지 업무는 차장님께 과도하게 몰렸고 스트레스가 심했다고 했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믹스커피 혹은 단 음식을 먹는 횟수가 늘어났다고 하셨다. 그리고 약을 빈속에 먹을 수 없기 때문에 끼니는 무조건 챙겼다고 하셨다. 꼬박꼬박 챙기는 끼니에 간간히 먹는 단 음식, 그리고 과도한 업무량으로 인한 운동량 감소는 살이 찌기 충분한 조건이었다. 악순환의 반복이었다.
물론 사람이 스트레스를 무조건 피할 수는 없다. 약으로 해결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지만 에너지를 격렬한 운동으로 발산시키는 것도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는 좋은 하나의 방법이다. 명상 혹은 걷기 등을 통해서도 스트레스를 충분히 완화시킬 수 있다. 그리고 이럴 때일수록 의식적으로 건강하고 신선한 음식을 챙겨 먹을 필요가 있다. 알맞은 영양소의 균형적인 섭취가 호르몬 수치를 이상적으로 돌리고 스트레스에서 벗어날 수 있게 도와주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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